한류에 빠진 티벳소녀를 만난 랑무스 여행




 

 


랑무스는 사찰의 명칭이 지명이 된 지역으로 루얼까이에서 90km 떨어진 해발 3,350m의 고산지역에 위치해 있다.

랑무스는 마을을 관통하는 백량하를 기준으로  깐수성甘肅省과 스촨성四川省으로 나뉜다.

중국의 텐진에서 온 샤칭(夏靑),  하이난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미국 아리조나 출신의 에디(Eddie)와 동행이 된다.

오늘은 스촨성 쪽의 랑무스를 돌아볼 예정...

 

 

 

 

룽다와 타르초가 어지럽게 펼쳐진 언덕으로 오르면 작은 곰파(사원)가 나타난다.

생활이 곧 종교인 티벳탄들의 삶은 코라를 도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루에 수 십번, 수 백번도 넘게 도는 그들의 지독한 믿음에 새삼 경이로움을 느낄 정도다.

 




 





 

 

언덕 위의 작은 사원에서 바라본 스촨성 쪽 랑무스.
반대편 언덕이 깐수성 쪽 랑무스다.
같은 사원이기는 하지만 지역에 따라 사원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
깐수성의 사원들이 한결같이 금빛 지붕으로 아름다움을 뽐낸다면, 스촨성 지붕은 은빛으로 다소 소박한 느낌이다.

 

 



 

 

사원 안에서 무언가를 준비하는 스님들.
문을 빼꼼히 비집고 내부를 들여다보긴 했지만,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코라를 돌고 있는 아낙들.
촬영을 하고 있으면 희안하게도 꼭 한 사람은 뒤를 돌아본다.
마치 마법에 걸린 법칙같아 웃고 말았다.

 

 

 





 

 3일동안, 더 정확하게는 3박 4일동안 랑무스에 머물렀는데 한 번도 일출을 보지 못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늘을 보면 낮게 드리운 구름 때문에 하늘은 더 어두웠고,

밤새 내린 한기로 서늘한 공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언덕 위에 매여진 당나귀 한 마리.

미국인 에디는 이 당나귀를 배경으로 꽤 많은 사진을 찍었다.

노란 들꽃이 피어난 초록 언덕 위의 당나귀와 어디론가 향하는 어린 스님들.

그리고, 정감 넘치는 랑무스.

 

 



 





 

오랫동안 머물면서 코라를 도는 티벳인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따시뗄레'라고 인사를 건내면 소박하게 웃는 티벳인들.

거칠고 투박한 용모에 잔뜩 주눅이 들어 처음엔 인사조차 제대로 못했는데

 모처럼 용기를 내어 인사를 건내면 주문처럼 그들도 '따시뗄레'로 화답을 해준다.

 

 

 




 















 

 오랫동안 곰파 주변에 멈물러 찍다보니 비슷비슷한 사진이 되긴 하지만

그들의 삶 속으로 한 발짝 들어선 기분은 사진과는 달리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간혹 중국어로 뭔가를 물어오는 티벳인들이 있긴 했지만 이번엔 중국사람인 샤칭이 있어서 상황은 달랐다.

대답을 못해 눈알만 꾸벅꾸벅 굴리고 있는 날 보며 샤칭은 '한국인이라서 중국어는 모른다'라고 통역해줬고,

티벳인들은 '아~ 한꿔런'이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옴메니밧메홈'이 빼곡하게 적힌 소망같은 종이를 하늘에 흩뿌렸다.

한웅큼의 종이를 하늘에 뿌릴 때마다 투박한 언어로 티벳인들은 기도를 드렸고,

마치 그들의 바람이 이루어지기라도 할 것 처럼 종이들은 언덕 곳곳에 떨어졌다.

 

몽골에서, 네팔에서, 인도의 라다크에서 그리고 티벳의 암도지방인 이곳 랑무스에서 그렇게 티벳불교를 만났다.

여행 때마다 만나게 되는 티벳불교가 이젠 낯설지 않다.

야단법석인 그들의 의식도, 지독하다 못해 가혹하기까지 한 그들의 믿음도

이젠 익숙한 느낌이다.

 

가슴 속에 맺힌 소원이 무엇이든 간에

풀지 못해 꽉 막힌 그들의 간절한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언덕을 내려와 느린 걸음으로 랑무스의 골목길을 거닌다.

이곳에서의 여행은 딱히 목적지를 정해서 바쁘게 돌아다니는 그런 여행이 아니었다.

어슬렁거리며 골목을 다녔고, 만나는 티벳 사람들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건냈다.

 

 



 










 

어쩌다 보니 노스님과 함께 길을 걷게 되었다.

 길을 걷다 보니 자주 마주치게 되고 나중엔 인사까지 나누는 사이까지 되었으니 어쨌거나 길동무였다.

지팡이 하나에 늙은 몸을 지탱하시고 계시는 스님은 그야말로 느린 걸음으로 산속으로 향했다.

알 수 없는 언어로 주문을 외우시기도 하고, 경통을 돌리기도 했으며

작은 곰파 앞에서는 머리를 조아리며 기원을 하기도 하셨다.

 

 





 






 

 여전히 구름이 잔뜩 끼여 있기는 했지만,

어느새 듬성듬성 파란하늘도 드러났다.

왠지 꽤 화창할 것 같은 느낌.

느낌이 좋다.

 

 

 

 





 






 

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보면 아름다운 계곡이 나왔다.

늙은 스님의 발걸음은 느렸고 또 아슬아슬하기까지 했다.

도랑을 건너다 힘이 드셨는지 손바닥 한웅큼 물을 담아 입을 적시기도 하셨고,

계곡 오른쪽으로 나있는 오르막길을 오르실 때는 연신 걸음을 멈추시고는 쉬시기를 반복하셨다.

 

따라오는 날 보며 산 위를 가르키며 뭔가를 물어보셨다.

 '저기까지 가는 거야?'

'아뇨 그저 스님 뒤를 따라왔습니다.'

'먼저 올라가게'

'일행이 기다리고 있어서 이젠 내려가야 합니다. 조심해서 올라가세요.'

 

도대체 그의 믿음이 어떤 것이길래 노구를 이끌고 이런 언덕까지 힘겹게 오르시는 걸까.

그 간절한 믿음 앞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데이무(안녕히 가십시오)'

깊숙히 고개를 숙여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샤칭과 에디는 벌써 계곡 저 편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냇물이 흐르고 노란 야생화가 활짝 핀 아름다운 이 계곡은

순례길을 돌다 지친 티벳인들에겐 휴식을 위한 최적의 장소처럼 보였다.

 

인근의 궁빠에서 왔다는 젊은 티벳인 가족들이 나를 불렀다.

'워시한꿔런(한국사람입니다)'이라고 애길 했더니 꽤 놀란다.

왼쪽부터 수나도마(26) 곰보다시(6) 수남지(7) 체랑다시(26) 딴저체롬(26).

수나도마와 체랑다시는 동갑내기 부부사이, 그들 슬하에 아들인 곰보다시와 딸인 수남지가 있었다.

딴저체롬은 함께 온 친구.

 

비록 언어는 달랐지만 몸짓 손짓으로 나누는 소통의 재미는 남달랐다.

그들의 사진을 찍고 인화해서 사진을 건내면 바짝 다가와 신기한 듯이 바라보는 두 아이들의 풋풋한 웃음이 너무 귀여웠다.

수나도마와 체랑다시를 가르키며 엄마 아빠?라고 물었더니 그렇다며  또 웃는다.

한국에서도 엄마, 아빠라도 해.

내 말뜻을 알리없는 그들은 어설픈 내 발음이 웃기는지 또 까르르 웃는다.

 

 







 






 

종교에 대한 믿음은 젊은 그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옴메니밧메홈이라고 부조된 바위 앞에 오체투지를 하는 그들.

먼저 절을 끝낸 수남지가 카메라 앞으로 쪼르르 달려와 포즈를 취한다.

 

 







 





 

 이곳에서 제법 먼 절에서 왔다는 스님들도 내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했다.

 

 





 

 



스촨의 어느 도시에서 이곳까지 순례왔다는 일가족.

그들은 우리를 식사자리에 초대했고 수많은 먹거리를 내놓고는 함께 먹기를 권했다.

그들의 친절 앞에 내내 기쁨을 표시하는 에디의 환호성이 여전히 귓가에 가득하다.

이런 놀라운 경험은 처음이라며,

통역해주는 샤칭과 휴대 프린터기로 사진을 뽑아주는 킴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시한다.

 

즐겁고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그들의 정서는 어쩌면 한국인의 그것과 많이 닮아있는 느낌이다.

한참 먹다가 잠시 먹기를 멈추기라도 하면 금새 뭔가를 들고와서는 우리들 앞으로 내놓는다.

빵이며 과일이며 음료수며 가릴 것 없이 내놓는 그들의 마음 씀씀이가 마치 우리들의 어머니같이 세심하다.

 

 

 





 









 

 초원에 앉아서 잠시 쉬는 동안에도 사람들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인화해서 건내면 신기해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얼마나 재밌는지  그것만으로도 내겐 큰 행복이요 축복이었다.

 

 

 




 







 

 

스촨에서 온 일가족 중 유독 눈에 띄게 예뻤던 샤칭靑夏이라는 이름의 여자아이.
우리와 함께 돌아다녔던 샤칭과는 한자의 철자까지도 똑같았다. 
이제 16살이라는 샤칭은 나이에 비해 꽤 성숙해 보였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인만큼 가꾸고 꾸미는데 많은 정성을 기울일 것이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니깐 한국에 관한 것들(주로 아이돌 가수와 드라마)을 폭포수처럼 물어왔지만,
내가 설명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이돌 가수를 잘 아는 것도 아닌데다,
드라마도 잘 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한류' 때문에 왠만한 연예인들의 이름은 꿰차고 있는 그녀에 비하면,
오히려 내가 한국의 연예인들에 대해 더 무지했던 것이다.
한류가 중국대륙의 깊숙한 곳까지 꽤 뿌리박혀 있던 모양이었다.
그녀의 엄마로 보이는 중년의 여인이 내 곁에 바짝 다가앉더니 또 뭔가를 자꾸 물어왔다.
함께 여행하던 샤칭이 그녀의 중국어를 영어로 통역해주면 내가 다시 영어로 답하고 샤칭이 중국어로 그녀에게 통역해주는 형식인데 한국 드라마의 내용을 물어보는 듯 했다.
몇 번이나 갸우뚱거리다 한자로 적어달라고 펜과 종이를 건냈더니 '人鱼小姐'라고 적었다. 
'인어소조'... 대충 끼워 맞추니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인어아가씨'라는 드라마를 의미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몇 번 보기야 했지만 그렇게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던 드라마였는데 이곳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였다는 애길 듣게 됐다.
중년의 티벳여인은 신나게 '인어소조'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다.
정말 얼마만큼 한류가 깊숙하게 그들 속으로 스며들었는 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한국에 꼭 오고 싶다던 샤칭...
한국의 예쁜 여자 연애인을 닮았다고 하니 아주 좋아했다.

그녀의 바람대로 한국에 꼭 오길 바란다. 한국에 와서 정말 좋은 것만 보고 가길 바란다.
진심으로...

 

 

 





 
















 

 어느새 날이 개여 전에없이 푸른 하늘이 연출되고 있었다.
밝은 햇살을 받은 초원의 초록빛이 아름답게 도드라졌고 노란 들꽃들도 유감없이 그 색채를 뽐냈다.
한 시간 이상 계속된 즐거운 식사 시간은 그렇게 끝이 났고,
고개를 숙여 또는 손을 흔들어 고마움을 표시하며 가족들과 헤어졌다.

저 멀리서 누군가 손을 흔들길래 살펴보니 조금 전 사진을 찍어준 가족들이었다.
여운처럼 그들의 손흔드는 장면이 남아있었다.
여행이 즐거운 건 이렇게 즐거운 만남이 있기 때문이리라.

 

 

 

 

 

 

 

 

The Chinese woman, the Korean man, and I spent the day exploring Langmu Si together. We went to the lower monastery along the river.  A man had pulled his car into the shallow streambed and was washing it inside and out, including throwing buckets of water on his floorboards. The first temple was at the base of a hill covered in prayer flags. A donkey was tied conveniently in the grass, posing as the foreground for my photos.

At this temple, pilgrims throw fake money high in the air as they walk around praying aloud. There was so much fake white money on the ground, it looked like it had snowed. It never gets picked up, it just stays until it disintegrates.


We followed the stream through a meadow of wild flowers and into a canyon to its source at a spring.
We continued beyond through a seasonal streambed surrounded by high mountains. It was like national park.
We met many Tibetans and got to talk to them because the Chinese woman was very friendly and could speak to them in Mandarin and translate for us. She had trouble at first because she would say hello in Mandarin and get no response. I advised her to say hello in English and then switch to Mandarin after contact had been established.
This worked much better. 

The Korean guy had a portable printer for photos, and that was a huge hit. He would take someone’s picture, print it, and give it to them. That really excited people and always drew a crowd who would then want their pictures taken. The looks on the faces of the old people as they held a photo of their grandchild was priceless. Some monks who did not want their photos taken at first were posing proudly moments later when they realized that they could keep a copy of their picture.  

My contribution to our efforts was simply being a tall smiling American who draws attention anyway. Tibetans love Americans. So the three of us made a great team for meeting people. Most of the people we met were nomads who had traveled three hours or less to the monastery. They all owned yaks and sheep and herded them on horseback.

Naturally they were all dressed in their finest clothes for this big outing.  

We met a Tibetan family of four generations and talked to them for quite awhile and gave them some printouts of pictures. They invited us to sit down in the grassy meadow and join them for lunch. In fact, they insisted.
They served us beans in the pod, but they had been soaked so they were soft and quite tasty. Plums, Tibetan bread, and a plastic bottle of orange drink completed the meal. They had other types of fruit including peaches, cherry tomatoes, and watermelon, but no one ate any of those.

I think they were for later.

The seventy-two year old grandmother kept trying to get us to eat more, fulfilling the universal grandmotherly role. This was one of those magical moments in traveling that you can’t plan for and couldn’t pay for.

 

 

 

- 함께 여행했던 미국인 에디의 블로그에서...
  (그의 허락을 받고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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