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설산 촬영을 위한 준비물과 유의사항




 












 






아름다운 설경의 계절,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설산에 가득 핀 상고대와 눈꽃, 그것을 배경으로 한 일출, 일몰을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서 많은 사진가들이 산을 찾고 있고,
여과없는 그 차가운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때론 위험을 무릎쓰는 모험을 하기도 한다.


이제 막 겨울로 접어드는 시점, 간단하게 동계 사진 촬영에 대한 준비물에 대해서 겪은 느낌을 적고자 한다.
이 글은 사견이 많이 담겨져 있기에 자칫 다른 분들의 의견과 다를 수 있으니, 참고로 활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속적으로 움직이면서 산행을 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사진가들은 움직임의 폭이 아주 적은 편이다.
물론, 무거운 장비를 둘러매고 어느 정도의 산행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여느 등반가 못지 않지만,
적어도 스냅 사진이 아닌 제대로 된 풍경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기다림이라는 모진 시련도 감내해야 한다.
상고대가 피어있는 겨울의 설산은 그야말로 혹독하게 춥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 추위가 주는 현실적인 고통은 그야말로 상상을 불허할 정도다.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물면서 제대로 된 아름다운 한 장면을 찍기 위해선 적어도 만만치 않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과도 같다.


무엇보다 추위에 대한 준비가 가장 절실하다.
장기간 추위에 노출되어 있다보면 저체온증(低體溫症 Hypothemia)에 걸릴 위험이 있는데,
저체온증은 체열이 점점 떨어짐으로 인해 장기의 손상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아주 무서운 병이다.
체온이 35℃ 밑으로 떨어질 때 발생하므로 늘 체온 유지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사진인들은 한 군데 머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동계 산행을 할 경우 이에 대해 준비는 필수다.











1.  의류



 

내의


면 소재로 된 내의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특히 런닝셔츠는 강력히 강력하게 비추.
면 소재의 내의는 흡수는 잘 되지만 발수가 용이하지 않아서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물 경우, 금새 오한이 생겨 체열을 뺏기기 마련이다.
등산용 내복이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내복은 반드시 챙겨가는 게 좋다.
등산용 내복은 안입은 듯한 가벼운 착용감에 땀배출이나 뛰어난 보온 효과를 갖추고 있다.



■ 모자와 목도리


체온의 30%는 머리에서, 또 15%는 목 부위에서 뺏기기 때문에 모자와 목도리도 필수다.
모자는 반드시 귀 부위가 덮히는 것을 가져가도록 하자.
목도리도 목만 보호해주는 산행용이 적당하다. 일반용 목도리의 경우, 산행 등에선 다소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바라클라바와 같이 안면보호용 마스크가 많이 나오는데, 머리를 덮는 일체형도 나오기 때문에 고려해볼만 하다.
일체형은 머리 뿐만 아니라 목까지도 보호해주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안경 사용자들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입김의 배출을 용이하지 않게 하기 때문에 안경을 흐리게 해서 시야를 막는다.
이동 때나 촬영 때...이것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기도 한다.(이 부분은 조금 있다가 상세히 다룰 예정)
귀마개도 있으면 좋지만, 요즘은 모자나 바라클라바 등으로 커버할 수 있으니 굳이 짐을 만들 필요는 없다.



■ 양말과 장갑


양말은 발수가 좋은 쿨맥스 소재에다 보온력이 뛰어난 울(또는 모) 소재가 섞인 제품이 좋다.
위에도 설명했지만, 양말도 면 소재로 된 제품은 적극 비추천한다.

장갑은 두 벌 정도를 챙겨가는 게 좋다.
겉장갑은 바람이나 추위를 막아주는 윈드스탑형의 소재가 좋고, 내피장갑은 사진 촬영을 용이하게 하도록 실장갑 등을 가져가는 게 좋다.
만약 오른손 잡이라면 왼손엔 겉장갑을, 오른손엔 실장갑을 껴서 카메라 스위치의 작동감을 용이하도록 하자.
하지만, 일출이나 일몰 촬영 등 비교적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겉장갑을 껴서 체온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손끝이나, 발끝 등은 미세신경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서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금새 냉기를 느끼게 된다.



■ 상의


위에서도 애기했지만, 면 소재의 제품은 적극적은 비추...
등산용 내의 + 울 또는 모 소재의 T + 보온T 또는 점퍼(폴라 또는 우모 소재) + 보온용 쟈켓(오버트라우저 또는 우모복 또는 윈드자켓)

등산용 내의는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가볍고 착용감이 좋은데다 땀배출이 용이하고 보온력이 뛰어나서 적극 추천한다.
보온 소재의 울 또는 모 소재의 티셔츠와 폴리스 소재의 가벼운 점퍼는 움직임이 많은 트래킹 중에 가볍게 입으면 유용하다.
하지만, 잠시동안 휴식을 취할 때나 사진 촬영을 해야 할 경우엔 움직임이 덜하다 보니, 금새 트래킹 중 배어나온 땀이 식으면서 오한을 느끼기 마련이므로,즉시 보온용 쟈켓 등을 입어서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요즘은 보온용 쟈켓으로 고어텍스+우모복 등이 결합된 형태의 제품도 나오기 때문에 부피를 줄이는데도 효과적이다.

상의의 경우, 트래킹 중에는 보온용 쟈켓을 벗어서 몸의 열을 뱉어내는 게 좋고, 사진 촬영 때는 몸의 열을 유지하기 위해 입는 게 좋다. 



 

 ■ 하의


등산용 내의(또는 타이즈) + 방풍바지 + 두꺼운 방수방풍 바지(고어텍스류)

트레킹 중에는 가능한 등산용 내의나 두터운 방수방풍 바지를 입지 않는 게 좋다.
계속 움직이면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걸리적거릴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걸음걸이가 불편해지고,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쉽게 지쳐서 산행을 불편하게 한다.

그렇지 않고, 사진 촬영을 위해서 천천히 완보하거나 일정한 장면(일출 또는 일몰, 별의 궤적)을 담기 위해 기다려야 할 때는 말이 달라진다.아무리 하의라 하더라도 껴입을 수 있는 옷은 모두 껴입어서 가급적이면 보온을 유지하는 게 좋다.
특히, 바람에 실려오는 추위가 만만치 않아서,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체온을 급격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

절대 청바지를 입고 산에 오르지 말자.

눈에 젖으면 잘 마르지도 않고 뻣뻣해져서 하이포서미아(저체온증)를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






 

 








 


2. 산행 장비


■ 등산화



등산화는 방수가 가능한 중등산화를 적극 추천한다.

고어텍스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경등산화는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챙겨가는 사진가들에겐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발목을 제대로 고정시키지 못하는데다, 신발형태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두꺼운 양말을 신어야 하기 때문에 원래의 발크기보다는 약간 큰 것으로 구매하는 게 좋다.



■ 아이젠



설산을 오를 때는 아이젠을 준비해가는 것은 기본이다.

눈과 얼음으로 덮힌 설산을 아이젠 없이 올라간다고 하는 것은 감히 무모한 모험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대부분 고무로 된 너무 싸구려 제품은 착용감도 불편한데다 고무 등의 고리가 쉽게 끊어지기도 한다.

아이젠은 기본적으로 6창 짜리가 가장 보편적이다.











 ■ 스패츠


러셀되어 있지 않은 눈길을 걷거나, 좀 더 나은 화각을 잡기 위해 부득이하게 눈밭에 들어가야 할  때는 아주 유용하다.

신발 안으로 눈이 들어오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스패츠는 특히 사진사들에게 꼭 필요한 품목 중 하나.
사진가들은 좋은 포인트를 선점하기 위해서 아무도 다니지 않는 눈쌓인 곳으로 이동할 때가 많은데,
신발 안으로 들어온 눈이 녹아 자칫 동상에 걸릴 수 있으므로 반드시 구입하는 게 좋다.

굳이 고어텍스 제품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 발열팩


트레킹과는 달리 움직임이 적은 사진사들에겐 발열팩이 아주 유용하다.

아무리 따뜻하고 좋은 장비로 방한을 하더라도 활동량이 제한적인 사진사들은 그만큼 체온을 뺏기기 마련.
이때 적절하게 발열팩을 활용하면 떨어진 체온도 올릴 수 있는데다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기온이 저하되는 배터리의 성능도 유지시킬 수 있다.

발열팩은 주머니팩과 신발깔창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있으므로 동계 사진 산행 시 꼭 필요한만큼 챙겨가는 것이 좋다.
기름을 넣고 사용하는 손난로보다도 오히려 사진가들에게 더 필요한 것 같다.

특히 발의 보온은 필수적이다.
양말에 붙이는 발열팩이 출시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3. 카메라 관련 사항들...


사진사가 험준한 겨울산에 오르는 이유는 산에 오르면 아름다운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접근성이 뛰어난 덕유산을 오른다 할 지라도 극한의 온도에서의 카메라 사용법과 그 한계를 미리 깨닫고 가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특히 -10도 이상의 기온이 지속되는 산중에서는 배터리가 기능이 급속도로 저하되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촬영을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므로 늘 이 부분에 염두를 둬야 한다.



 

1. 방습방진이 되지 않는 카메라라면 미리 덮개를 만들어가자.


    보온을 유지하는 제품이 특별히 나와있지 않지 않기 때문에  삼각대에 거치해 놓을 경우에는 두꺼운 천이나 모자 등으로 덮어놓고,

    결정적 상황이 아니라면 배터리는 미리 빼놓고 있는 게 좋다.
    하지만 모자나 두꺼운 천은 보온이나 방진방습에 그만큼 취약하기 때문에 두터운 천으로 된 덮개를 임시로 만들어가는 게 좋다.
    떨어지는 기온으로 인한 밧데리 저하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눈이 닿아 녹아내리거나 또는 얼어붙는 등 카메라 외부를 자극하는 
    여러가지 위험요소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2. 영하의 설산에 오르면 무엇보다 배터리 관리를 잘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2개 이상의 배터리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의 경우...
   따뜻한 발열팩이 들어있는 주머니에 넣어서 적당히 온기를 유지시켜 주어야 다음 촬영이 가능하다.
   스냅샷 등을 찍을 때는 배터리 부분을 감싸는 손의 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간동안은 배터리의 용량이 적당히 유지되지만...
   삼각대에 카메라를 거치할 경우, 주변 냉기 때문에 배터리의 용량은 급격하게 떨어지므로 위에 설명한 것처럼
   좋은 순간이 되기 전까지는 배터리를 뺀 다음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때, 발열팩의 열기가 적당한 지 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발열팩은 적당히 주물러서 따뜻한 부분(이왕이면 몸 안 쪽 부분)에 놔두면 오랫동안 열기가 지속되지만,
   겉옷의 표면에 놔두면 열기가 식어버리기 때문에 항상 주의깊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용량이 줄었다고 해서 너무 걱정은 하지 말자.
   방전된 것이 아니라, 추위 때문에 용량이 저하된 것이기 때문에 따뜻하게만 유지한다면 금새 용량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수시로 교체해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덕유산 대피소에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충전지를 가져가도 된다. 











 

 3. 한 겨울, 추운 곳에서 사용하던 카메라를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가져오면 온도 차이로 인해 물방울이 생기게 된다.



   온도차이에 의해 생기는 결로현상이라는 것인데, 이때는 온도차이를 서서히 줄여 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론, 준비해간 수건 등으로 외부에 발생한 수포를 말끔히 제거해야 한다. 

   보통 카메라 가방 안에 각종 렌즈 등을  보관하기 마련인데, 이때도 온도가 높은 곳에 들어오는 경우, 
   어느 정도 가방 안과 실내의 공기 차가 비슷해졌을 때 개방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기온차에 의한 결로 현상으로 인해 각종 카메라와 렌즈에 습기나 물방울이 생긴다.
   각종 전자부품으로 이루어진 카메라나 렌즈는 물에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항상 유의해야 한다.

   가방 안에 그대로 보관해놓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서 실내온도와 가방 안의 온도가 비슷해졌을 때 꺼내서 점검하는 게 좋다.    

   가방 안에는 늘 실리카겔을 휴대하고 다니면서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습기를 미연에 방지해주는 게 현명하다. 



  

4.  삼각대는 스파이크가 달려있는 게 좋다.



    꼭 필수라고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스파이크가 달려있으면 아무래도 없는 삼각대보다는 유용하다.
    바닥에 단단히 고정시키기 때문에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 있어서 왠만한 강풍에도 끄덕없는 촬영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5. 렌즈, 안경, 필터류의 관리법


렌즈나 필터류의 유리는 언제나 맑고 투명해야 한다. 
하지만, 따뜻한 가방에서 막 꺼냈을 때는 기온의 변화 때문에 뿌옇게 될 경우가 있는데 이때 뿌연 것들을 제거하기 위해
입김으로 불게 되면 입김에서 발생하는 수분이 렌즈와 필터의 접촉면에 닿아 바로 얼어버리는 놀라운 현상을 체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항이 될 수도 있으므로, 입김을 불지 말고 그대로 외부에 노출시켜 놓는 게 좋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외부에 끼인 뿌연 습기들은 그대로 공기중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거된다

눈가루 등이 렌즈나 필터 표면에 묻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깨끗한 융으로 가볍게 제거하는 게 좋다.




  

6. 안경을 착용하는 사진사라면, 왠만하면 콘택트 렌즈를 끼고 오는 게 좋다.



   얼굴을 감싸는 바라클라바를 착용할 경우, 수시로 안개에 서리가 끼여 시야를 막기 때문에 촬영과 이동 등에 많은 불편을 준다.

   시중에 가면 1회용 콘택트렌즈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이왕이면 눈의 수분을 유지시켜주는 '모이스춰' 팩을 구매하자.

   한 밤의 대피소는 너무 건조하기 때문에 안구에 피로감을 증폭시켜 주는데,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감쇄할 수 있다.
   불편하더라도 설경 촬영하는 날만큼은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보는 건 어떨까.






7. 바라클라바나 안면마스크를 사용하지 않고 촬영을 할 경우,  자칫 동상의 위험이 있다.



    코에서 나온 김이 LCD창에 수증기를 내뿜게 되는데, 영하의 날씨가 되면 금새 얼어버리게 된다.
    수시로 뷰파인더를 보는 사진사의 입장에서는 추위에 노출된 맨코와 LCD창에 얼어버린 입김이 닿아 동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늘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