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고창 학원농장, 순백의 설원에서 보낸 반 나절



그곳에 들어서니 사람의 흔적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태초의 그것처럼 너른 벌판은 평온했고 바람마저 멎었으며 무성한 햇살만 창궐했다.

묘한 카타르시스 때문일까. 며칠동안 묵직하게 어깨를 짓누르던 창백한 상념 하나가 어느새 뚝 떨어져 나간 듯 홀가분했다. 비록 담백한 설경에 불과할 지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걸 보면 자연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마음이 단순한 걸까, 실제로 치유력을 가진 풍경이 존재하는 것일까. 말도 잊은 채 셔터만 눌러댔다


그곳엔 현혹시킬만한 대단한 풍경은 없었다. 아니, 그런 풍경을 연출해낼만큼 대단한 날씨도 아니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개짖는 소리만 아니었다면 시간마저 정지한 게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질만큼 고요했다. 초록색의 청보리가 피어나는 이른 봄이나 하얀 소금처럼 메밀꽃이 점점이 뿌려져 있던 가을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고창 학원농장. 우리 일행을 제외하면 그 어떤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고, 간 밤에 내린 눈은 지극히 비현실적인 설경을 펼쳐냈다. 이런 고즈넉함이 마음에 들었다. 비록 피사체가 국한되어서 사진찍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나는 그 고즈넉함을 제대로 만끽했다.


눈밭에서 뛰어노는 강아지마냥 그렇게 눈밭을 휘젓고 다녔다. 

머지않아 사라질 내 작은 발자취나마 어떻게든 남기고 싶었는 지 모른다. 

그 눈밭 위에 내 작은 상념 덩어리를 버렸고, 고즈넉함을 얻었으며 작은 흔적들을 남겼다.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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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내린 고창 학원농장의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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