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오는 날, 흐드러지게 핀 통도사 홍매화







쏟아지는 소나기를 맞으며 달려간 통도사. 홍매화는 그야말로 우중매(雨中梅)가 되어 있었습니다.
오전 내내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와 산허리를 휘감은 안개가 산사의 운치를 더한 가운데, 통도사 홍매화는 어느새 흐드러질 정도로 만개해 있었습니다.  바야흐로 봄이 시작되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至難)하고 혹독한 겨울을 뚫고 나온 매화는 언제나 그렇듯 어김없이 꽃망울을 터트렸고, 특히 매화의 백미라 일컫는 홍매화가 활짝 피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통도사 경내는 홍매화의 그윽한 향기로 가득했습니다.
 
이른 봄의 향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통도사는 봄여행지 추천 장소로 제격입니다.
홍매화나 산수유 같은 봄꽃들을 카메라에 담거나 독경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지고 입자 고운 봄햇살이 토실토실하게 익어가는 뜨락을 거니는 기분은 휴식과 동시에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봄의 전령사라 일컫는 홍매화. 그 중에서도 통도사 홍매화는 단연 으뜸입니다.
통도사 경내에도 꽤 많은 홍매화나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수령이 어린데 반해, 입구 쪽에 있는 두 세 그루 정도는 수려한 모습을 뽐냅니다.
특히 사찰 내에 있다는 독특함 때문에 많은 사진사들이 찾으시는데요, 한국의 전통적인 느낌의 문양(창살, 기와지붕, 탑 등)을 배경으로 홍매화를 담을 수 있는 이점 때문입니다.
 
그만큼 봄꽃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홍매화는 만개상태입니다. 이 봄을 좀 더 일찍 느끼고 싶다면 서둘러 떠나보십시오.






































다른 설명은 제쳐두고  통도사 홍매화의 촬영요령에 대해서 잠시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제가 설명하고 글과 보여드리는 사진이 전부가 아니고 하나의 요령일 뿐이라는 사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좋은 사진은 다양한 시도와 노력으로 나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1. 망원렌즈가 유리...
적어도 100-400mm 정도의 렌즈라면 자신이 원하는 구도의 사진을 대부분 담을 수 있습니다. 접사를 찍는 분들이야 또 다르겠지만, 홍매화의 느낌을 담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망원렌즈를 이용해서 효과적인  구도를 만드는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2. 삼각대의 사용...
아무래도 빛이 좋고 어느 정도 셔터스피드만 확보된다면 굳이 삼각대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삼각대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아래의 사진들처럼 흐리거나 비오는 날 사진을 찍을 때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삼각대와 릴리즈, 가끔 레인커버를 카메라와 렌즈에 씌우고 촬영했습니다.
 
3. 측광은 스팟으로...
꽃 몇 송이를 부각시킬 때도 그렇지만, 노출이 심할 경우에도 스팟측광은 위력을 발휘합니다.
 
4. 구도는 간결하게...
망원렌즈로 촬영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간결한 구도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어제같은 경우, 홍매화가 너무 만개한 탓에 간결한 구도를 만드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덩어리채 뭉쳐져 있는 꽃들을 피해, 깔끔한 배경과 조합이 잘 된 꽃잎들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홍매화는 완전히 만개했을 때보다도 적당히 피어있을 때가 구도를 잡는데 가장 적절한 시기같습니다.
 
5. 비오는 날에 더 운치있는 홍매화... 
예전에도 설명드렸던 것 같은데요, 사물 본래의 색감은 화창한 날보다 흐린 날이 더 잘 표현됩니다. 특히 꽃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홍매화의 분홍색도 예외는 아닙니다. 거기다, 가지끝에 달려있는 빗방울이 주는 느낌이라던지, 톡톡 떨어지는 빗줄기가 주는 느낌은 비오는 날이 아니면 결코 찍을 수 없는 색다른 것입니다. 비오는 날에도 주저하지 말고, 홍매화를 담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