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쉬쿠르간( تاشقۇرغان Tashkurgan 塔什库尔干) 위구르어로 '석성' 또는 '석탑'을 의미한다.
해발 3,000m에 위치한 타쉬쿠르간은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파키스탄과 키르키즈스탄과도 인접해 있다.
실크로도 상의 중간 기착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타쉬쿠르간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후한서의 기록에 의하면, 2천년 전인 한나라시대에는 이곳이 푸리蒲犁왕국의 중심이었다고 한다.
몇 세기가 지나서 파미르 고원의 왕국인 사리콜Saricol色勒库尔의 수도가 되었다가
나중에 페르시아계통의 치에판투Qiepantuo朅盘陀에 통합되고 만다.
양과 양모, 양모와 관련된 상품, 특히 카펫이 유명하며 이란계통의 타지크인들의 인구 분포율이 높은 편이다.
이곳에 사는 대부분의 타지크인들은 사리콜리Saricoli어를 사용하지만 중국어와 위구르어도 통용된다.
타쉬투르간의 북동쪽에는 원나라때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공주성'이라는 요새가 있는데
오늘날에는 석두성이라 불리는 곳으로 수많은 전설이 내려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새벽녘 창밖을 바라보니 별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탁트인 새벽하늘이 파란 물감을 뿌린 것처럼 고운데다 구름이 유영하듯 떠다녔다.
구름이 덮혀 우중충하던 하늘은 밤새 말끔히 개인 모양이었다.
어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란 하늘빛 때문인지 몸은 추위에 둥둥 떠있는데도 마음만은 개운하기 그지했다.
석두성으로 향하는 길은 그래서 콧노래가 나올 정도로 흥겨웠는 지 모르겠다.
말끔하게 정화된 새벽 거리의 상쾌한 공기와 길게 뻗은 가로수길, 파란 하늘과 구름들이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날씨에 의해서 그 날의 컨디션이 좌우되는 경우가 꽤 많은데, 특히 이런 고산지대에서 만나는 코발트빛 하늘은 부적처럼 행운을 안겨줄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했다.
오늘은 또 어떤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서 소통하고 즐거움을 나누면서 카메라에 소중한 추억을 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만 해도 소녀처럼 가슴이 떨렸다.그런 점에서 타쉬쿠르간의 아침은 희망처럼 눈부셨다.
타쉬쿠르간의 거리엔 어디선가 들려오는 행진곡풍의 노랫소리로 가득했다.
곳곳에 걸어놓는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였다.
마치 한국의 70년대를 연상시키는 거리의 낯선 풍경들이 왠지 어색했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으로...'으로 시작하던 그 시대의 아침 풍경이 묘하게도 이곳에는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경도시인 까닭에 주변에는 많은 군부대가 주둔해 있었고 구보를 하면서 부르는 군인들의 군가소리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군용 대형트럭들이 정열을 갖추고 대규모로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도 보였다.
보조석에 거만하게 앉은 점령군 중국군 장교의 번들거리는 희멀건 눈빛이 어디론가 향하는 고객 숙인 타지크 남자의 여린 어깨 위에 교만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중국 국경의 끝, 타쉬투르간.
석두성에 오르니 나지막한 타스쿠르간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왔다.
동쪽엔 양과 소들이 한가롭게 풀들을 뜯는 넓은 초원이 형성되어 있는데, 흩어진 유르트에선 아침을 짓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무스타크 봉우리에서 형성된 구름이 잔잔하게 깔린 하늘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가을을 연상시킬만큼 높고 푸른 하늘 속으로 돌이라도 하나 던지면 금새 물보라를 잔잔하게 퍼질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따뜻한 아침볕이 석두성의 단면을 시나브로 붉게 물들이면 오래된 고성의 전설이 하나하나 들춰질 것만 같았다.
가슴이 뻥 뚫렸다.
소복을 입은 듯한 하얀 설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초원엔 연기가 낮게 깔려있어 더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호텔의 뒷산이 일출빛을 받아 붉게 빛나고 있다.
새벽녘에 그렇게 별이 빛나더니, 하늘은 더 없이 맑고 푸르렀으며 양떼같은 구름들이 사정없이 부유하고 있는 하늘...
호텔 정문에서 찍은 호텔전경과 뒷산, 그리고 하늘.
내가 묵은 석두성 호텔은 2층짜리의 단아한 건물이다.
타쉬쿠르간의 상징 독수리...
우리가 묵은 호텔에서 조금만 걸어오면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는 작은 로타리가 나오는데,
그곳엔 타쉬쿠르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독수리 동상이 저렇게 멋지게 서 있다.
그 앞에서 전화를 걸고 있는 남자.
석두성 앞의 마을.
빨간 옷을 입은 아낙에게 유난히 시선이 끌렸다.
새벽부터 물동이에 물을 담아 집으로 향하는 아낙.
그녀의 걸음걸이를 따라 내 카메라도 함께 움직였다.
명부와 암부 차이가 큰 너무 큰 새벽(?)이라서 노출 잡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이 낯선 타쉬쿠르간의 아침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파란대문이 그녀의 집...
좁을 골목을 돌아선 그녀는 어느새 집 앞에 다달았다.
잠시 물동이를 내려놓고 긴 한 숨을 쉬는 아낙.
석두성에 오르기 전에 바라본 타쉬쿠르간 인근의 벌판,
타쉬쿠르간은 이미 흥건한 군가 소리에 걷잡을 수 없이 점령당해 있었다.
한때 실크로드 교역의 중심지였을 석두성.
굳건하던 토성은 어느새 흘리고, 역사는 전설이 되어 희미해져갔다.
그 잔해 위에서도 어김없이 태양은 떠올랐으니 어찌보면 흥망성쇠가 한 줌 모래와 같이 허망하게 느껴졌다.
아둥바둥 한 세상 살아봤자, 세월 지나면 그리움조차 남아있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역사에 이름조차 남기지 않은 그들은 누구인가?
나트마한 분지에 자리잡은 타쉬쿠르간,
이곳은 해발 3,200m에 위치해 있었다.
아침의 낮은 햇살 대문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 석두성이 바짝 웅크려 있는 게 보였다.
하늘빛이 너무 고왔다.
그 푸른 하늘 속을 붓으로 마구 갈긴 듯한 구름띠들도 너무 예뻤다.
새벽의 차가운 공기가 햇살을 받아 조금씩 데워지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바람은 차가웠고 냉냉했다.
그 속에서 나도 풍경이 되고 싶었다.
(사진 오른쪽에 제 그림자가 보이시나요?)
우리보다 먼저 올라온 사람이 성곽의 끝 쪽에서 보였다.
뜬금없이 작은 까마귀 한마리가 허물어져가는 성곽 끝에 앉아있는 그곳에 한 사내가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저 멀리 만년설에 둘러쌓인 아름다운 무즈타크봉이 한 눈에 들어왔다.
푸른 하늘과 햇살을 받아 빛나는 초원과 붉은 빛의 오래된 성...그리고 낯선 만년설이 있는 풍경.
이곳에 앉아 세상의 모든 바람을 맞으며 그렇게 사색에 잠겼다.
그다지 감성적이도 못한 내가... 이곳에선 얄궂은 미망에 젖고 말았다.
마치 허물어져가는 듯한 흙집들로 구성된 작은 마을은 마치 수천년의 풍파를 견뎌온 석두성처럼
낡고 을씨년스러웠으며 초라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곳에도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고, 사람의 숨결과 체취가 남아있다.
그래서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그 마을 앞으로는 작은 초원이 펼쳐져 있다.
석두성을 내려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찍은 타쉬쿠르간의 전경.
KKH 중국 서쪽 국경의 끝마을,
이곳을 지나면 머지 않은 곳에 파키스탄과 중국의 국경이 나온다.
마을 쪽으로 내려오면서 바라본 석두성의 위용.
수년천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 시절의 영광은 여전히 그곳에 빛나고 있었다.
마을의 토담길을 거닐며 찍은 사진.
석두성에서 바라보면 아주 작은 초원처럼 보일 지 모르지만,
막상 초원에 들어서면 그 초원의 넓이에 압도당한다.
오른쪽에 보이는 성곽이 바로 석두성.
풀을 뜯고 있는 평화로운 초원의 일상이 이곳에도 펼쳐진다.
이곳에 오니 몽골의 초원이 자꾸 오버랩되었다.
엷은 운무가 초원을 작은 띠처럼 두르고 있었다.
초원 위로 파오(천막)들이 점점이 뿌려져 있어서 몽골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자극했다.
왼쪽에 보이는 설산이 바로 무즈타크봉.
초원의 파오와 사람들
망원렌즈로 담아본 설산의 모습
웅장을 위용을 뽐내는 무즈타크봉.
망원렌즈로 찍어본 초원의 파오와 사람들.
그 찬란한 아침에 대해서...
구름의 그림자들이 묘한 느낌으로 산허리에 둘러 앉아있다.
양의 테두리에 교묘하게 둘러싼 아름다운 빛...
저 빛을 람브란스 빛이라고 했다.
그 평화로움을 제대로 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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