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진을 잘 찍기 위한 7가지 원칙






나는 여행을 다니면서 현지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찍길 좋아한다.
아니, 인물사진을 좋아한다기보다는 현지인들과 더듬거리며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는 시간을 즐긴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래서 내 여행의 기본적인 테마는 언제나 사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여행을 계획할 때도 기본적인 사람들의 외형(이를 테면 전통의상, 독특한 내부구조, 우리와 다른 종교적인 색채)에 이끌려 목적지를 선택하는 버릇이 생겼다.
얼마전에 다녀온 동티벳이나 실크로드 뿐만 아니라, 네팔, 베트남 북부지방의 사파와 박하, 몽골, 인도(그 중에서도 인도북부지방의 라다크) 등이 그렇게 해서 간택된 여행지였다. 그곳의 낯설고 아름다운 풍경에도 매료되긴 했지만, 황폐하고 낯선 풍경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훨씬 더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카메라를 챙기고 배낭을 꾸려서  오지라 불리는 그런 땅으로 과감하게 떠나온 것이었다.
아마도 이렇게 시작된 내 여행의 유형은 특별히 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쉬지 않고 이어질 것이며 나는 여전히 낯선 그곳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정성스럽게 찍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인물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원칙들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인물사진이라는 것이 여행에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가장 많이 촬영되기 때문에 이런 원칙들은 어디에서나 적용시킬 수 있고 촬영할 수도 있다. 어쩌면 사진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인물사진을 잘 찍기 위한 7가지 원칙에 대해서 나름대로 가졌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공유하고자 한다.




1. 사람의 눈에 초점을 맞춰라.



인물사진을 찍을 때 초점을 어디다 맞춰야 할 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데, 인물사진의 초점은 단연코 눈이다.
특히 초상사진이라고 불리는 포트레이트에서는 눈이 사진의 생명이라고 말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초점을 반드시 눈에 두고 찍어야 한다.
두 개의 눈 중에서 카메라와 가장 가까이 근접해있는 눈에다가 초점을 맞추면 된다.
눈에 초점이 맞아서 사진전체에 생기가 돌면 일단 사진의 50%는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눈에 초점이 맞지 않는 흐릿한
인물사진은 왠지 모르게 반감을 불러일으켜서 사진의 의도를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요즘 나오는 카메라들은 대부분 자동카메라이기 때문에 먼저
눈에 초점을 맞춰서 반셔터를 누르고 그 다음 구도를 정하면 된다.



2. 인물사진의 기본적인 화면구성



(1) Full shot(전신을 찍을 때) : 인물보다는 배경에 중점을 두고 찍을 때 주로 사용한다.
(2) Knee shot(무릎 위 촬영) : 인물과 배경을 함께 넣어서 찍을 때 주로 사용한다.
(3) Waist shot(허리 위 촬영) : 인물의 감정을 살릴 때 주로 촬영한다.
(4) Bust shot(가슴 위 촬영) : 보다 미묘한 얼굴 부분의 감정을 제대로 살리고 싶을 때 촬영한다.
(5) Close-up shot(얼굴촬영) : 감정을 보다 깊이있고 자극적이게 보여야 할 때는 클로즈업 촬영법이 더욱 효과적이다.
(6) Big close-up shot(얼굴 신체의 특정부위 촬영) : 입술, 눈, 귀, 코 등 특정부위의 신체를 인물의 감정과 함께 살릴 때 촬영한다.

전신샷을 찍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발목 부분을 함부로 자르지 말아야 한다. 주로 초보분들이 많이 하는 실수인데 발목이 잘려져 나간 사진을 보면 왠지 모르게 불편해진다.
그리고,  얼굴촬영을 위한 클로즈업 촬영을 할 경우에는 머리 부분은 잘라도 되지만 감정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턱 부분은 자르지 않도록 늘 사진을 찍을 때 유의하자. 그리고 특히 클로즈업사진을 담을 때는 피사체와 눈높이를 맞춰서 찍는 것이 안정감 있고 편안한 사진을 뽑아낼 수 있다.




3. 구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춰서 찍어야 할 경우에는 수직(세로)구도가 좋지만, 배경이나 소품을 살려서 촬영할 경우에는 오히려 수평(가로)구도가 좋을 수 있다. 수직(세로)구도는 뒷배경의 지저분한 것들을 제거하고 인물만 부각시켜서 강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DSLR의 단렌즈처럼 심도가 얕은 렌즈를 이용해서 촬영한다면 이런 효과는 보다 극대화시킬 수 있다. 
또한 로우샷(아래에서 위를 보고 찍는 촬영)을 이용해서 세로 사진을 찍게 되면  인물의 다리부분을 길게 표현해 주기 때문에  다리가 짧은 사람들에게는 기쁨을 배가시키는 효과적인 촬영법이 된다. 단, 이럴 때는 광각렌즈를 사용하는 게 좋다. 

비단 수직구도 뿐만 아니라 수평구도에서도 인물의 위치를 프레임의 어디에 둘까 고민해 봐야 한다.
프레임의 가운데에 인물을 배치하기보다는 삼분할의 원칙을 적절히 이용하여 프레임의 왼쪽이나 오른쪽에 두면 구도가 훨씬 안정적이다.
단, 이때는 인물의 시선을 잘 살펴서 화면을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물의 시선이 왼쪽을 향하고 있다면 인물을 오른쪽 1/3 지점에 배치시키고 시선이 향하는 왼편에 여유공간을 두어서 인물이 뭔가를 바로 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게 좋다.




4. 인물사진의 필수품-외장형 스트로보(후레쉬)


인물사진을 제대로 찍기 위해서는, 그것도 DSLR카메라 보유자라면 외장형 스트로보정도는 필수품으로 가지고 다녀야 한다.
역광이거나, 얼굴에 그늘이 졌거나, 어두운 실내에서 촬영해야 할 겨우에는 한낮이라도 발광이 좋은 외장형 스트로보는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다. 외장형 스트로보는 사용자가 상황에 맞게 광량값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금 더 준비가 철저한 촬영자라면 인공적인 빛을 내는 스트로보보다는 반사판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때 인물을 역광으로 촬영할 경우 1~2스탑 정도 올려서 밝게 찍는 게 좋다.
단, 반사판은 어두운 실내에서는 사용이 안된다는 점과, 도우미가 없다면 사용하는데 상당히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5. 인물의 포즈에 다양한 변화를 줘라.



특별히 증명사진이 아닌 다음에는 굳이 카메라를 응시할 필요는 없다. 분위기 있고 무드 있는 사진들은 한결같이 시선을 카메라가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해 있다거나, 잡지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는 등의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한 채 사진을 찍은 것을 많이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인물사진을 제대로 찍기 위해서는 사진사 뿐만 아니라 사진의 모델도 나름대로 예쁜 포즈에 많은 관심과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처음 시도에서는 사진사나 모델 모두에게 어색하고 부끄럽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다양한 시도는 좋은 사진을 만들 뿐 아니라 다양한 결과물을 모두에게 제공해 준다.




6. 인물사진을 찍을 때 기억해두면 좋은 것들



(1) 인물 뒤 배경에서 1m정도 떨어져서 촬영하라.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뒷배경과 붙어서 촬영을 하게 되면 인물이 자칫 배경에 묻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 수평선이 보이는 바닷가에서 촬영할 경우에는 수평선이 목에 걸쳐져서 잘린다거나, 눈을 가로지르면 보기 흉하게 된다.
     가급적이면 수평선을 염두에 두고 인물을 촬영하는 게 좋다.

(3) 인물을 역광으로 찍거나 태양이 얼굴측면에 비추는 각도에서 45도정도의 방향으로 틀어서 촬영을 해보자.
      그렇게 되면 컨트라스트가 강조되어 깊이있는 인물사진을 만들 수 있다.





7. 인물사진 찍기 좋은 렌즈는?



당연히 망원렌즈가 효과적이다. 망원렌즈는 사람의 실제 모습을 가까이서 촬영이 가능하게 하며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내면서도 인물을 쉽게 부각시킨다. 모델의 입장에서도 너무 바짝 들이대는 광각렌즈보다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촬영이 가능한 망원렌즈에 부담감을 훨씬 덜 느낀다. 클로즈업샷이나 바스트샷 같이 가깝게 다가가서 촬영해야 할 상황에서도 망원렌즈는 한결 모델의 가치를 돋보이게 해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단, 이런 망원렌즈에도 약점은 있다. 특히 인물사진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하는 망원계열의 단렌즈(내가 가지고 있는 캐논 85mm f1.2)는 지나치게 조리개 수치가 높아서, 심도가 너무 얕은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다. 심도가 너무 얕아서 한 쪽 눈에 포커스를 맞췄더니 다른 눈이 확 흐려진다던가, 코와 입 부분이 완전히 날아가버리는 등의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이때는 피사체 심도를 잘 맞춰야 한다.
물론, 망원계 렌즈의 심도가 얕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웃포커싱 효과만은 탁월하다.
그래서 초보자의 눈에는 심도가 얕은 인물사진에 유독 눈길을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며, 이것으로 인해 똑딱이에서 DSLR카메라로 전향하는 사람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