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눈꽃축제 - 순백의 미, 상고대와 푸른 하늘을 만나다.






덕유산 눈꽃축제 - 순백의 미, 상고대와 푸른 하늘을 만나다.



어느새 겨울이 우리 곁에 훌쩍 다가온 느낌입니다.

아직 제대로 된 추위를 만나지 못한 탓에 채 겨울을 감지하지 못했는데, 덕유산의 하얀 상고대를 만나니 성큼 겨울이 다가왔음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해마다 몇 차례나 다녀오는 눈쌓인 덕유산이지만, 올해는 운때가 맞지 않은지 쉽사리 허락하지 않더니 삼 세 번만에 감히 절정의 '순백(純白)의 미(美)'라고 일컫는 상고대를 파란 하늘과 함께 만났습니다. 바야흐로 추천 겨울여행지의 진면목을 만나는 셈입니다. 


곤돌라를 타고 쉽게 설천봉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겨울 여행지보다 더 추천해 드리는 곳이 바로 덕유산입니다. 우리가 찾은 주말에도 엄청난 인파가 곤돌라를 기다리고 있었고, 좁게 형성된 등산로를 따라 줄지어 오르는 수많은 행락객들의 무리 속에서 힘겹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한 앵글 속에 담지 않기 위해 피하느라 다소 힘겹긴 했지만, 또 미친 듯이 찍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만큼 눈이 귀한 부산에서 올라왔고 올 해 들어 벌써 세 번 째 도전하는 것이라 더욱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제대로 피어있는 하얀 상고대와 푸른 하늘이 있는 설경이 망막에 막 접점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겨우 내내 덕유산의 눈꽃축제는 끊임없이 이어진다고 하지만, 사실 제대로 된 상고대와 푸른 하늘을 동시에 만날 확률은 그렇게 많지 않은 편입니다. 거기다, 설경의 일출/일몰/야경 등을 찍기 위해서는 반드시 향적봉 대피소에서 하룻밤 묵는 게 좋은데 요즘처럼 눈이 자주 오는 계절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평일임에도 자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게다가, 그 예약한 날에 눈이 오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그 날의 운에 달린만큼 여러가지 조건을 한꺼번에 충족시키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나마 시간을 쪼개 이런 낮시간의 설경이라도 만날 수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한 장소에서 많은 사진을 찍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날은 정말 미쳤었나 봅니다. 

스크롤하기에 꽤 버거운 수량의 사진들을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찍었고, 또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