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산 에코 트래킹, 준비물 점검







지난 2010년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짧지만 굵은 2박 3일동안 일본 후지산으로 트래킹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후지산이 위치해 있는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일본 후지산 등반 모니터 요원을 선발하는 이벤트를 했었는데요,
예전부터 후지산에  오르고 싶었던 간절한 열망을 담아 응모했더니 운좋게도 이벤트에 덜컥 선정이 되어서 다녀오게 된 것입니다.
올해는 호주 빅토리아주 그레이트오션 트레일과 함께 에코여행이 제 여행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에코투어가 대세라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찾아온 행운이지만, 걱정이 많이 앞섰습니다.
처음엔 워낙 짧은 일정의 여행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무엇보다 힘든 산행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산행 경험이 전혀 없어서 그랬냐고요? 그렇진 않습니다.

한때 등산 매니아였던 저는 지리산 종주를 30여회, 설악산 종주도 10여회, 한국의 이름난 산은 안다녀본 곳이 없고 백두대간 구간종주도 혼자 단행했었던 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평상시 의류는 전부 기능성을 갖춘 등산복인데다가 계절별이나 상황별에 따른 등산의류와 장비를 갖추고 있고, 일정이나 산행의 목적에 따라 구비한 등산화가 6켤레나 되는 것을 보더라도 제 산행경력을 대충 짐작하실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한때'였다라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여행과 사진에 빠져들면서 점차 산행은 등한시하게 되었고, 산행횟수도 급속도로 줄어들었습니다.
요즘도 가끔 산행을 다니기는 하지만 집과 가까운 곳에서 산책 수준의 산행만 간간히 할 뿐, 이렇다 할 거친 산행은 거의 다니지 않고 있습니다.



<시즈오카현 광광청 블로그에서 발췌>


일본의 상징으로 잘 알려진 후지산은 최고높이가 3,776m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 백두산이 2,755m,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이 1,950m, 지리산 천왕봉이 1,916m,
설악산 대청봉이 1,708m인 것을 감안한다면 꽤 높은 산입니다.
비록 후지산 트래킹의 들머리가 해발 2,400m에 위치한  오합목(五合目 : 후지미야노구치富士宮口)에서 시작되긴 하지만
무거운 사진장비를 짊어진 채 고도 1,000m이상을 걸어올라가야 하는 사실이 부담으로 찾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사진장비를 최소화해서 갔습니다.
당연히 기록을 위해 늘 가지고 다니던 넷북은 제외시켰습니다.
대신 기록을 위해 작은 수첩과 펜만 가지고 다녔습니다.
포트레이트(초상사진)를 찍지 않을테니 단렌즈도 뺐고 당연히 즉석인화기인 MP-300과 필름도 두고 갔습니다.
그리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 사진가방 대용으로 늘 매고 다니던 '숄더 하네스'와 '웨이스트 벨트'를 가져가지 않고
화각별 렌즈가 든 케이스를 배낭가방에 넣어서 가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깨림칙해서 장비항목에서는  빠져있지만 들고 갔었습니다
그래도, 예전의 일반적인 배낭여행보다는 많이 감량한 편이었습니다.

 

대신, 추위에 대비해서 어느 정도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말을 듣고 꽤 많은 방한장비를 챙겼습니다.
후지산이 3,000m가 넘는 고산이다 보니 등산에 적합한 시기는 7~8월이라고 합니다.
산이 열리는 시기라고 해서 이른바 개산기開山期라고 부르는데요,
아무리 한여름이라도 7월 평균온도는 4.8℃, 8월에는 5.8℃로 싸늘한 편이며,
바람부는 정상에서는 체감온도가 -10℃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고산에서는 항상 하이포서미아(저체온증)에 주의해야 하므로 추위에 대한 준비는 필수입니다.


제가 후지산 산행을 했을 때도 정상부근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로 뒤덮혀 있었고
추적추적 내리는 안개비와 함께 몸뚱아리를 날려버릴 거센 바람까지 몰아치니 체감온도는 오히려 그 이하로 떨어지는 듯 했습니다.
만일을 대비해서라도  기본 방한장비는 필수인데다, 비옷 등도 반드시 챙겨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인들은 고어텍스 등의 오버트라우저를 구입할 때 보통 상의만 구매하는데, 후지산에서는 하의도 아주 중요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오버트라우저 하의는 단지 무겁다는 이유로 들고 가지 않았는데,
젖은 바지로 인해 추위가 더 심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제가 챙겨간  준비물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