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잘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진, 잘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본격적으로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어디에서나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굳이 DSLR이 아니더라도 슬림한 똑딱이 카메라, 스마트폰, 타블렛PC 등 카메라의 생활화는 우리의 일상 깊숙히 파고든 게 사실입니다. 식당에 가 보면 음식을 앞에 두고 다양한 카메라로 음식사진을 찍는 건 이젠 더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따로 필름값이 들지 않는 디지털 카메라의 경제성이 한 몫 했겠지만 스마트폰, 타블렛 PC 등에서 쉽게 구현할 수 있는 SNS나 블로그 등의 확대는 그야말로 사진생활에 불을 지핀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가 도래한 셈입니다.


비싼 필름값과 인화비, 비효율적인 휴대성 때문에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그야말로 한 컷 한 컷 신중하게 담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프레임이 있다면 아무리 오랫동안 기다려도 다 한 컷을 위해 망설이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담기 위해 다양한 앵글로 세상을 보는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로 전환하고부터는 촬영 성향이 180도 달라지고 말았습니다. 신중함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피사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나 관심도 없이 난사에 가깝게 셔터를 누르는 제 자신의 모습을 몇 년 뒤에 깨달았을 때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 사진의 철학이나 깊이와는 전혀 무관한 느낌의 사진들만 양산해 내고 있었습니다.  쉽게 획득할 수 있는 사진들로 인해 제 사진에 대한 정체성을 갈갈히 찢어놓고 있었던 셈입니다. 스스로 파놓은 편리라는 함정에...  많이 찍는 게 결코 미덕은 아닌데도 많이 찍다 보면 그 중에 좋은 사진이 한 두 장 걸릴 것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사진... 물론 잘 찍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잘 찍었다고 판단되는 사진들도 막상 모니터로 보거나 현상(출력)해서 보면 실망을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100장의 사진 중에 만족감을 주는 사진은 보통 1~2장에 불과할 뿐입니다. 나머지는 거의 쓰레기나 진배없다고 봐야죠.  '다다익선'이라는 말은 어쩌면 제 사진생활에서는 전혀 무용한 논리였습니다.  많이 찍는 것보다는 잘 찍는 게  중요하고, 잘 찍는 것보다는 잘 고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요즘들어 부쩍 느끼니 말입니다. 


그리고 보면 요즘은 블로그 때문에 제 사진의 양이 부쩍  늘어난 게 사실입니다. 

적당히 괜찮은 사진이면 포스팅에 포함시키는 걸 주저하지 않으니 요즘은 제 사진을 보는 시선마저 퇴화한 느낌입니다. 다른 사진가의 좋은 사진들은 제대로 볼 줄 아는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정작 제 사진을 고를 때는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선으로 스스로의 사진을 평가해야 하는데 쓸데없는 관대함과 아집같은 자기 합리화 때문인지 그러질 못하네요. 거기다 조급증이라는 몹쓸 병까지 옮겨왔으니 치명적이기까지 합니다. 


제 사진을 보는 좀 더 객관적인 단호하며 냉철한 시선을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찍은 사진을 단지 모니터로 확인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인화하는 습관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찍어야 할 것들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사진철학의 이해부터 확립해야 하는 게 급선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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