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진강좌가 바로 '사진의 구도'입니다.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를 사각의 프레임, 즉 사진 속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초보사진가라면 누구나 가졌을 겁니다. 비단, 초보사진가 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는 사진가라면 누구나 그런 의문을 가지고 찍을텐데요, 이번 시간에는 사진의 구도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내용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1. 사진의 수평과 수직을 맞춰라 어쩌면 사진을 찍을 때 가장 기초적인 내용일 겁니다. 사실 이 내용을 잘 알면서도 초보사진가들 중의 몇 분은 실전에서 자주 이런 기본적인 상식(?)을 놓치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요, 가로 사진일 때는 수평을 세로사진일 때는 수직을 맞춰서 촬영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의도적으로 그렇게 찍은 사진이라면 문제가 다르겠지만, 의도하지 않고 실수로 찍었다면 스스로 자세를 고치거나 다른 도구를 이용해서 맞추는 게 좋습니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카메라는 자체에 수평/수직 가이드 선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수평/수직을 제대로 맞추기 위해서는 이 가이드선을 활용하시면 한결 수평/수직을 맞추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풍경사진, 그 중에서도 바다 수평선을 배경을 떠오르는 태양을 찍는다면 반드시 수평선에 수평을 맞추는 게 좋습니다. 약간이라도 수평선이 기울어져 보이면 그대로 뜨는 해가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어색한 사진이 되고 맙니다. 사람사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사진은 가로사진보다는 세로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경우 수직으로 찍어서 불안정해 보이지 않게 하는 게 좋습니다. 즉, 사진가가 의도하지 않았다면 가급적 수평과 수직은 맞춰서 촬영하십시오. |
▲ 풍경사진, 특히 바다에서의 일출사진에서는 반드시 수평선에 맞춰서 촬영하면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 바다사진을 찍을 때는 이렇게 수평선을 기준으로 황금분할 구도로 촬영하기도 합니다.
어떤 것을 기준으로 촬영할 것인지 고민해서 먼저 구도를 잡아야 합니다.
황금분할 구도는 아래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 바다에서의 풍경사진 촬영은 대부분 수평선을 기준으로 수평을 맞추면 됩니다.
▲ 한낮에 찍은 제주도 월정리 해변도 파란 바다를 기준으로 수평을 맞췄습니다.
블록의 프레임 속에 들어간 파란 바다...
비록 블록의 프레임이 약간 일그러지기는 했어도 바다의 수평선 때문에 안정감을 줍니다.
▲ 비록 수평선을 경계로 수평은 나눴다고 하지만, 높은 건물의 경우엔 완벽한 수직을 맞추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TS렌즈를 활용하면 보다 쉽게 수직을 맞춰 촬영하겠지만 일반 렌즈로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럴 경우 수평선을 경계로 두 개의 화면을 분할해서 촬영하는 게 좋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수평선을 기준으로 위쪽은 광안대교와 마린시티의 전경이 보이고,
아래쪽은 바윗돌이 포함된 바다표면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로를 양분하면 상단의 건물이 비교적 수직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죠.
▲ 가운데 수평선을 기준으로 양분할된 건물 사진
요즘 많이 찍고 있는 동백섬 반영사진입니다.
가운데 수평선을 기준으로 상단과 하단으로 분할된 장면인데요,
이 사진을 찍을 때는 거의 바닥에 엎드려 촬영하게 됩니다.
바닥 접점과 닿아서 건물을 수직으로 반듯하게 세우려는 목적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수직으로 완벽하게 맞추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가운데를 갈라서 양분할하니 비교적 수직에 가까운 사진이 찍혔습니다.
▲ 인물사진도 안정감 있게 찍으려면 수평 또는 수직으로 맞추는 게 좋습니다.
벽의 세로선을 수직으로 맞춰서 촬영했습니다.
2. 황금분할을 사용하라. 사진의 구도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바로 [황금분할]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공간의 구성을 가장 아름답고 안정감 있게 만드는 화면 구성을 발견했는데, 이것이 바로 황금분할입니다. 황금분할은 미술쪽에서 많이 응용합니다. 미술에서 파생된 사진 분야에서도 가장 보편적으로 응용하는 구도가 바로 이 구도인데요, 황금분할은 가로, 세로 대비가 숫자적으로 복잡하여 이를 단순화시켜서 만든 것이 삼분할법입니다. 황금분할의 기본은 1개의 선을 두 개로 나눌 때에 두 선분을 1:1.618의 비율로 나누는 것이 황금분할의 핵심인데요, 선의 분할 뿐만 아니라 사각형의 면적까지도 황금분할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황금분할은 비단 인물사진을 찍을 때 뿐만 아니라 풍경사진을 찍을 때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구도입니다. 물론 모든 사진을 황금분할로만 찍는다면 그만큼 식상하지 않겠습니까. 안정감과 효과적인 사진을 찍을 때는 황금분할의 원칙을 활용하지만 사진의 정답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라서 가끔 자신만의 변형적인 구도도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사진구도에 대한 이해를 공부하는 시간인만큼 자주 사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
▲ 위의 사진처럼 1개의 선을 두 개로 나눌 때 두 선분을 각각 1:1.618의 비율로 나누는 것이 핵심
(물론 어림짐직으로 가상의 선을 머릿속으로 그어서 촬영했기 때문에 실제로 비율자체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이렇게 황금분할은 가상의 선 위에 주피사체가 놓이도록 해서 촬영하는 게 요지...
황금분할 구도는 안정감있고 효과적인 사진을 찍을 때 유리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진을 황금분할 구도에 맞춰 찍지는 않습니다.
▲ 때론 강렬한 파도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서 비중을 바다쪽에 많이 두고 촬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오른쪽 상단에 있는 오랑대 용왕단의 배치를 세로 1:1.618의 비율을 염두에 두고 촬영했습니다.
▲ 이 역시 완벽한 황금비율은 아니지만 인물의 배치를 어느 정도 세로 1:1.618의 비율을 염두에 두고 배치했습니다.
사실, 황금분할 구도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이렇듯 화면을 수평과 수직을 삼분할로 나눠서 각각 교차하는 지점에
중요한 피사체를 배치하는 것도 초보사진가로서 좋은 촬영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 중력의 법칙엔 조금 위배되지만 불안한 새끼 고양이의 시선이 가는 곳에 여백을 두기 위해 이런 식으로 담았습니다.
▲ 피사체를 하단에 배치하면 중력의 법칙 때문에 보다 안정감있는 사진을 찍게 됩니다.
▲ 상황에서의 인물사진입니다.
인물자체를 황금분할로 촬영하고 오른쪽에 여백을 두어 인물이 향하는 시선에 궁금증을 두게 배치했습니다.
3. 가로로 찍을 것인가? 세로로 찍을 것인가?
촬영해야 할 피사체 또는 상황을 가로로 찍을 것인지 세로로 찍을 것인지 결절하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가로와 세로 촬영의 기로에서 곧잘 헷갈려 하는데요, 사실 가로사진과 세로사진은 각기 장단점이 있습니다. 가로와 세로, 어떤 사진이 더 효과적으로 그 피사체와 상황을 표현할 것이며 사진에 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가로본능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눈은 대체적으로 사물을 볼 때 가로로 보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눈은 양옆에 나란이 위치해 있어서 사물을 볼 때 가로 구도로 보게 되는 것이죠. 아무래도 가로 구도에 익숙하다 보니 대체적으로 가로 구도의 사진을 많이 찍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출시되는 대부분의 카메라는 가로로 촬영하기 편하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런 가로 구도의 특징은 무엇보다 익숙함과 안정성이며 전체적으로 무난한 사진이 되게 합니다. 아무래도 풍경사진, 일상적인 사진을 찍을 때 가장 많이 활용하게 되는 구도입니다.
세로사진은 깊이감과 원근감을 살려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로사진과 세로사진을 비교했을 때 세로사진은 구도가 협소해서 답답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역동적인 깊이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개인적으로 인물, 그것도 포트레이트 사진에서는 세로사진을 많이 찍게 됩니다. 아무래도 인물의 세부적인 성격, 표현, 느낌과 의상을 함께 표현하고 싶을 때 주로 찍게 되는데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찍게 되는 인물사진은 아무래도 풍경사진처럼 가로로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독특한 상황에서 가로와 세로 구도 중 어떤 구도로 사진을 찍을 것인가 고민되실 때는 두 가지 모두 찍어보는 게 좋습니다. 각기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그 상황에 맞는 느낌도 상당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아래의 사진을 보고 그 차이점을 한 번 살펴보십시오. 그리고, 가로사진보다는 세로사진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
▲ 가로사진의 경우,
전체적으로 안정되고 무난한 구도를 보여줍니다.
▲ 세로사진의 경우,
역동적인 깊이감을 보여줍니다.
▲ 광각렌즈로 젊은 라마스님에게 바짝 다가가 촬영했습니다.
왜곡된 젊은 라마승의 표정이 다소 희화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 시선을 빼앗는 여러 방애물들은 배제하고 인물과 그의 삶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이제는 바라나시에서도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는 짜이 장수였습니다.
그의 주변에 있는 소품들은 짜이를 끓일 때 필요한 화덕, 주전자, 흙컵 등입니다.
▲ 헤나(일종의 문신)를 그리는 한 청년의 눈빛이 아주 매섭습니다.
헤나 염료에 물든 그의 손과 집중하는 그의 눈이 묘한 느낌을 주더군요.
그래서 세로샷으로 그의 모습을 꽉 차게 촬영했습니다.
▲ 바라나시에서 물건을 팔던 여자아이...
그녀의 가녀린 목선에서 왠지 모를 슬픔이 전이되어 왔습니다.
세로사진은 이렇듯 그 정황을 비교적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군더더기는 제외하고 핵심만 걸러내는 구도가 바로 세로 구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외에도 구도를 결정짓는 요소는 많습니다. 다음 시간엔 그 중에서도 구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인 점, 선, 곡선, 면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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