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사 꽃무릇, 빛 속의 붉은 정원을 거닐다







불갑사 꽃무릇
[불갑사 상사화 축제/9월 여행지 추천/9월에 가볼만한 곳]


꽃무릇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불갑사를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 다녀왔습니다. 나즈막하게 깔린 운해로 인기있는 밀재와 함께 불갑사를 함께 다녀왔는데요, 처음 방문했을 때는 불갑사 진입로 쪽의 꽃무릇은 겨우 대롱만 나와 있는 상태였고, 저수지 쪽의 꽃무릇은 7~80% 만개한 상태였지만 그마저도 몇 장 찍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밀재와 불갑사로 일주일만에 다시 달렸습니다.

 

워낙 더운 날씨 탓인지 새벽 5시를 넘자 함평뜰 너머로 자작하게 깔려있던 안개가 뿌옇게 부상하더니 이내 아래가 보이지도 않을만큼 자욱해졌습니다. 한 마디로 '꽝'이었습니다~! 하긴 풍경사진을 찍다보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기대를 안고 먼데서 찾은만큼 그 아쉬움도 더해서 오랫동안 앙금처럼 남았습니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덕분인지, 불갑사 경내로 막 들어서자 어느새 불갑산 너머로 고개를 삐죽 내민 햇살이 섞여 자욱한 빛내림이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습니다. 꽃무릇 피는 9월말이면 어김없이 찾는 불갑사지만, 촉촉하게 스며든 안개 속으로 햇살이 비칠 때의 몽환적인 광경은 또 처음 대하는 듯 합니다.


꽃무릇과 상사화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이번 포스팅에선 제외하겠습니다. 

매번 사진을 찍고 후보정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꽃무릇의 붉은 색은 정말 감당하기 힘들만큼 보정하기 힘든 색입니다. 색을 조금이라도 강하게 주면 떡 지고, 조금이라도 옅게 주면 바래거나 인공적인 색감이 되서 여간 애를 먹은 게 아닙니다. 우리 눈으로 본 그 색감을 표현해 내려는 시도가 가장 좋을 듯 합니다. 


참기 힘들만큼 아름다운 불갑사의 꽃무릇 정원에서 쉼없이 셔터를 누릅니다. 자욱하게 내려앉은 빛내림과 빛과 이슬을 머금은 꽃무릇은 마치 영롱한 보석처럼 청아한 느낌입니다. 어디서나 그렇겠지만, 새벽의 상쾌함은 사진 속에도 잘 녹아듭니다. 그래서, 바쁘게 서두르는 것이겠지요.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새벽]을 선택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비록 힘들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