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오랫만에 가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직 가을이 남부지방까지는 완연하게 파고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시나브로 젖어가는 가을을 그냥 제쳐두기에는 아쉬워서 당일치기 여행으로 운문사며, 경주 일원을 돌고 왔습니다.
아내와 함께 떠난 여행이었기에 카메라엔 85mm f1.2렌즈만 마운팅한 채 고즈넉한 아침의 운문사를 거닐었습니다.
아내와 여행할 때는 가급적이면 끊어오르는 사진에 대한 욕심을 접고 아내와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아내와 여행할 때는 가급적이면 끊어오르는 사진에 대한 욕심을 접고 아내와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사진은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소원하게 만드는 가장 큰 저해요소라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좋은 포인트와 빛을 탐색하기 위해 사방을 두리번거려야 하고, 순간을 제대로 담기 위해 때를 기다리다 보면 자연히 대화는 단절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행복한 가을여행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좋은 포인트와 빛을 탐색하기 위해 사방을 두리번거려야 하고, 순간을 제대로 담기 위해 때를 기다리다 보면 자연히 대화는 단절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행복한 가을여행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가을여행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진이 많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진도 틈틈히 찍기는 했지만, 포스팅할만큼 마음에 드는 사진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개인적인 사진이긴 해도 아내의 뒷모습(또는 옆모습)이 배경 중에 녹아든 몇 장의 사진을 포스팅에 포함시켰습니다.
블로그에선 많은 포스팅이 미덕(?)일 지 모르겠지만, 저는 미친듯이 게걸스럽게 사진을 찍어대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물론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타난다면 앞 뒤 가릴 것 없이 미친듯이 셔터를 누르겠지만 짧은 여행에서 그런 순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흔하지 않더군요.
블로그에선 많은 포스팅이 미덕(?)일 지 모르겠지만, 저는 미친듯이 게걸스럽게 사진을 찍어대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물론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타난다면 앞 뒤 가릴 것 없이 미친듯이 셔터를 누르겠지만 짧은 여행에서 그런 순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흔하지 않더군요.
잘 찍은 딱 한 방이 쓰잘데기없는 열 사진보다 훨씬 낫다라는 게 제 개인적인 주의(主義)입니다.
그 한 방이라는 것도 말이 쉬워 한 방이지 정말 어렵습니다. 찍었다고 다 '사진'이 아니니 말입니다.
모든 여행지에서 제대로 된 한 방을 찍었다면 아마도 지금쯤이면 꽤나 유명한 사진작가 반열에 올랐겠죠.
찍은 사진을 모니터로 띄워볼 때마다 느끼는 좌절감... 그리고 자기반성이 끊임없이 뒤따르는 걸 보면 저는 여전히 사진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고뇌해야 할 듯 합니다.
모든 여행지에서 제대로 된 한 방을 찍었다면 아마도 지금쯤이면 꽤나 유명한 사진작가 반열에 올랐겠죠.
찍은 사진을 모니터로 띄워볼 때마다 느끼는 좌절감... 그리고 자기반성이 끊임없이 뒤따르는 걸 보면 저는 여전히 사진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고뇌해야 할 듯 합니다.
아직 청도 운문사의 가을색이 절정으로 치달을려면 적어도 이번 주말은 되어야 가능하겠더군요.
그래도, 운문사로 향하던 그 길가에 바라본 산하의 울긋불긋한 단풍색은 마음을 뺏기에 충분했습니다.
차 안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가을 풍경들을 눈으로 바라보면서 아내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뜻깊은 여행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 청도 운문사 2010
@ 청도 운문사 2010
@ 청도 운문사 2010
한 스님이 총총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 청도 운문사 2010
부유하는 구름 때문에 햇살이 오락가락하며 비치곤 했는데...
햇살이 비치는 뜨락은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잠깁니다.
@ 청도 운문사 2010
며칠 전에 털을 깍은 순돌이는 내가 짐짓 궁금했는지 목을 빼며 돌아보고 있습니다.
@ 청도 운문사 2010
가을색을 완연히 머금은 뜨락은 자근자근 대화를 나누면서 걷기엔 너무나 좋은 곳입니다.
@ 청도 운문사 2010
그녀의 부지런한 발놀림에서 가을이 얼마나 짧게 스치듯 지나가는 지 느껴집니다.
@ 청도 운문사 2010
잘 익은 반시를 반으로 갈라서 먹으면 입에 착착달라붙는 특유의 달콤함이 머릿속을 개운하게 합니다.
운문사 경내에도 감이 수북하게 열린 감나무가 몇 그루있는데, 가을색과 맞물려 감나무 이파리와 감들이 이채롭습니다.
@ 청도 운문사 2010
@ 청도 운문사 2010
@ 청도 운문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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