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 토스카나의 태양 - 산 퀴리코 일출






 

[이탈리아 여행] 토스카나의 태양 아래에서 - 산 퀴리코 일출



토스카나...
피렌체를 주도(州都)로 둔 이탈리아의 중부지방의 한 주로써, 피렌체 뿐만 아니라 시에라, 아레조, 피사, 루카 등의 유서깊은 중세도시들로 구성되어 있고, 르네상스 문화를 꽃피운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가장 오랫동안 체류하고 둘러봤던 지역이기도 합니다. 

영화 [토스카나의 태양 아래서]라는 다이안 레인 주연의 영화처럼 우리가 찾은 10월초에도  강렬한 태양이 토스카나 위로 빛나듯 작렬하고 있었습니다. 가을이라 부르기엔 너무 일러서 어색한 계절이긴 했지만, 바람결에 묻어나는 건 어느새 가을 느낌이었습니다. 플라타너스 나무잎도 시나브로 갈색으로 물들고 있었고, 그늘에만 들어서도 서늘한 가을의 체취가 돋아났습니다.  눈부신 토스카나의 태양 아래에서 언덕마다 빛나는 의장대처럼 늠름하게 서 있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독특한 이탈리아 소나무엔 저절로 눈길이 갔고, 추수가 끝나버려 휑하게 변해버린 황토색 벌판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이탈리아가 주는 낭만을 음미하듯 즐겼습니다.

매일 이어지는 강행군의 시간들... 그로 인해 부쩍 길어진 하루~! 
온전히 사진으로만 살고 생각하며 느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음에 새삼 감사드립니다. 

토스카나에서의 일출은 언제나 산 퀴리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산 퀴리코 일출포인트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서 매일 아침마다 전세계에서 온 수많은 사진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일출이나 일몰 등의 풍경촬영이 그렇듯이 사진가의 역량보다는 그 날의 날씨에 따라 사진은 확연히 달라지는 법입니다. 그래서, 실패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근에 숙소를 정하서 3일동안 이곳을 찾았는데요, 기대했던 자욱한 운해는 제대로 만나지 못했지만 하늘이 붉게 물드는 새벽 노을과는 두 번 정도 조우했었습니다.

하지만, 산 퀴리코엔 운해가 자욱하게 깔려 언덕 위의 집들이 마치 섬처럼 둥둥 떠다녀야 제대로 된 풍경이 나온다는 선입관 때문인지 화려했던 새벽 노을도 우리의 갈증을 충분히 채워주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도...좋았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토스카나. 그리고 여유... 말간 하늘과 구름과 강렬한 햇살마저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함께 웃으며 나눠 마셨던 토스카나산 와인의 시큼한 맛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