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해외여행사진 찍는 법






오랜만에 여행사진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국내여행보다는 해외사진여행 쪽에 포커스를 맞췄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 포스팅을 보완, 보충하는 수준의 포스팅입니다.
 
매번 언급하는 말이지만 여행과 사진은 아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되면서 카메라가 필수품이 된 지는 오래되었고, 사진만을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곧잘 사진 사이트를 장식하는 오지의 아름다운 비경을 바라볼 때면, 오지로 떠나는 사진여행도 더 이상 일부 프로작가들의 전문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여행이 좋아서 사진을 시작했던, 사진이 좋아서 여행을 시작했던 여행과 사진이 이렇게 밀접한 관계가 있고, 두 개의 조합이 접목된 여행사진이라는 장르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요즘은 사진에 매료되어 특정지역으로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세계적인 다큐작가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에 자극받아 시작된 제 사진여행의 궤적도 그래서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삶의 고스란히 녹아내린 삶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그때부터였습니다.

내 속에 잠재된 '끌림'이 그렇게 스티브 맥커리로부터 나왔습니다.
세상의 많은 곳을 돌아다녔고,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면서 그들을 찍었습니다.
여행의 묘미는 '소통'이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각인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기억에 오래 남는 여행사진찍기'의 결론은 결국 '소통'이라는 단어로 귀결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서 소통없는 사진여행은 돌이켜보면 늘 허무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인물사진 원칙 중 '한 발 더 다가서기'라는 게 있습니다. 내가 더 다가서기 위해서는 항상 오픈마인드와 따뜻한 시선, 유연한 사고가 필수입니다.
풍경사진도 그런 휴머니즘의 바탕 위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럼 제가 생각하는 '기억에 오래 남는 여행사진 찍기'에 대한 이야기들을 본격적으로 해보겠습니다.
 
 
 
 
1.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라.
 

사람마다 여행지를 선택하는 기준은 제각기 다르겠지만, 제 경우엔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그곳의 '쓸쓸한 풍경'이 가장 큰 기준이 됩니다.
가보지도 않은 곳의 사람들과 풍경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게 의아하겠지만, 다양한 다큐멘터리 사진 사이트즐겨보는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사이트에 가보면 유독 내 심장을 심하게 는 인상적인 사진들을 볼 때가 있는데, 이런 사진들이 여행 본능을 지긋하게 자극하는 발화점이 되는 것이죠

 

여행지가 결정되면 해당 여행지에 대한 사진은 가능한 한 많이 보고 떠나는 게 좋습니다.

그곳의 상황과 분위기를 사진으로 미리 확인하고 느껴 보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사진을 찍을 것인가에 대한 효과적인 안내까지도 제시해 주기 때문입니다. 모방을 해서라도 꼭 찍고 싶은 사진이 있다면 미리 출력해 가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창조를 위한 모방은 예술의 전 분야에서 두루 시행되어왔고, 여러 시행착오들이 쌓이면서 이런 오류를 극복해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곧 실력배양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

  

사진을 잘 찍고 싶으면 사진을 많이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방문할
여행지에 대한 사진들을 미리 봐둠으로써 자신이 찍어야 할, 찍고 싶은 사진들에 대해 미리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플리커를 적극 추천합니다.

 

□ 플리커 http://www.flickr.com

□ National geographic http://www.nationalgeographic.com/

□ 로이터통신 http://www.reuters.com/ 



▲ 홍콩

▲ 베트남 하노이 인근


▲ 이탈리아 포지타노 야경






2. 현지인들과 소통하라-인물사진(Potrait)을 찍어라.
 

사진여행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사람들, 특히 현지인들과의 만남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꾸밈없고 가공되지 않은 현지인들의 삶을 사진으로 담는다면 사진가의 입장에서는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여행의 기대치를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얻게 되겠죠. 이렇게 여행의 재미를 부추기는 '의외성'은 소통의 결과에서 얻어지는 부산물입니다. 비록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경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미소'와 함께 이어지는 바디랭귀지가 바로 그것이죠.

 

거기다 사진가라면  빠뜨리지 말아야 할 품목이 하나 있습니다.

진을 즉석에서 인화할 수 있는 즉석프린터가 바로 그것인데요, 저는 후지에서 나온 MP-300이라는 즉석프린터를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찍어서 현장에서 출력해 주면 놀라며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는 현지인들의 반응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때론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쉼없이 러브콜까지 받아봤으니 단연 소통의 매개체로는 이만한 녀석도 없는 듯 합니다.
이로 인해 현지인들과 쉽게 동화될 수 있었고 덕분에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현지인도 즐거우면서 나도 즐거운 사진놀이는 그야말로 소통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적극 추천하는 품목입니다.



▲ 인도 라다크


▲ 중국 카쉬카르



▲ 네팔 푼힐 전망대 가는 길





3. 망원렌즈를 활용하라.
 

여행을 갈 때마다 항상 갖고 가기를 망설이는 렌즈가 바로 망원렌즈입니다.
사용빈도나 활용도는 다른 렌즈에 비해 떨어지지만 사진여행에서의 망원렌즈는 필수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늘 만 만찮은 무게 때문에 신경 쓰이긴 해도 남들이 찍을 수 없는 장면을 찍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반드시 챙겨가곤 합니다.
게다가 피사체(사람)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장면을 담을 때도 망원렌즈는 탁월한 역활을 합니다.
이처럼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망원렌즈를 단지 무게 때문에 가져가지 않는다면 사진여행의 의미가 퇴색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망원렌즈만 가지고 여행을 떠나라는 말은 아닙니다.
여러 렌즈 중 망원렌즈의 특징과 필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다보니 그렇게 들릴 수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망원렌즈는 보조렌즈입니다.

사실 사진여행에서의 렌즈추천은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사진가별로 자신이 선호하는 화각대의 렌즈군들이 뚜렷하게 나뉘기 때문입니다.




▲ 중국 황산



▲ 베트남 사파


▲ 인도 라다크 레


▲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






4. 뚜렷한 사진 주제를 정하고 떠나라.
 

사진의 주제를 미리 정하고 떠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좋은 풍경, 좋은 인물이 있으면 가리지 않고 찍겠다는 두루뭉실한 생각은 좋은 사진을 저해하는 가장 큰 방해요소입니다.

흔 히들 사진을 일관성의 예술이라고 말하는데, 일관성이 결여된 여행사진들은 핵심을 벗어나 있기 때문에 산만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찍고 싶은 몇 가지 주제들을 미리 정해놓고 여행을 떠나기전부터 거기에 맞는 사진을 찍어보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의 유명작가들의 사진들은 자신들이 세워놓은 기본적인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것도 바로 사진에 대한 명확한 주제와 신념이 서 있기 때문입니다.

 

주 제라고 해서 꼭 무겁거나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골목','시장'같은 포괄적인 주제를 정하고 그곳의 풍경과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항상 여행을 떠나는 편입니다.
물론 주제와 전혀 무관한 사진도 많이 찍긴 하지만 '주제'를 가지고 있는 여행은 사진의 정체성을 일깨워주는 좋은 밑거름이 됩니다.
현지에서도 이름있는 유명 관광지보다는 일부러 시장이나 골목만을 찾아다니게 되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간의 소통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더군요.




▲ 중국 카쉬카르의 오래된 골목


▲ 베트남 북부의 박하 일요시장


▲ 호주 멜번의 미사골목에서 웨딩촬영하는 연인


▲ 이탈리아 부라노섬 어느 골목의 예쁜 ㅁ






5. 풍경사진에도 사람을 넣어라.
 

풍경사진을 많이 찍기는 하지만 사람없는 풍경사진은 왠지 팥소없는 찐빵같아서 늘 밋밋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풍경사진은  보는 사람의 시선을 순간적으로 현혹시키기는 하지만 그 안엔 어떤 울림이나 끌림도 없어서 여운이 오래 가지 않는 법입니다. 철저히 시각적인 상승효과만을 노리는 것이겠죠.


반 면 사람이 있는 사진은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내재해 있어서 오랫동안 들여다보게 됩니다.
사진의 기본은 '휴머니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어설픈 신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비록 풍경사진이라고 할 지라도 사람이 들어간 풍경사진은 왠지 모르게 힘이 실려있고 설득력을 줍니다. 

그렇다고 모든 풍경사진에 '사람'을 넣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람이 함께 넣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또 사람이 들어가서 더욱 설득력있는 풍경사진이 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넣어라는 것이죠.



▲ 퀘나다 몬트리올


▲ 중국 타쉬투르간의 황량한 석두성(KKH)


▲ 파키스탄과 중국의 국경인 쿤자랩패쓰(홍치라포)







6. 여행지의 특징적인 사진 하나쯤은 꼭 찍어두자.
 

어느 여행지나 그렇지만 각 여행지는 나름의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탓에 익히 알려진 유명여행지는 특별한 부연설명이나 각주가 없어도 금새 알게 되는 것이지요.
만약 에펠탑 사진이 나오면 그곳이 프랑스 파리라는 것을 타워브릿지가 나오면 영국의 런던임을, 자유의 여신상이 나오면 미국의 뉴욕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유명한 곳은 상징적인 건물이나 특징만으로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금방 잊어버리거나 헷갈리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각 여행지의 특징적인 사진은 찍어놓는 게 좋습니다.
그 여행지의 추억을 오랫동안 지속시켜 줄 작은 단서가 되니까요.



▲ 중국 신강성의 카나스호수가는 길


▲ 호주 멜번인근의 브라이튼 비치


▲ 이탈리아 카프리섬의 전경






7. 여행지의 축제나 행사 등은 놓치지 말고 참여하고 찍자.
 

사 실 저는 지독하게 여행지에서의 축제나 행사 운이 없는 편입니다.
그렇게 축제와 행사를 만날 기회가 좀처럼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연히 부딪히게 되는 축제(행사)에도 정말 몰입할 정도로 감동하는 편입니다. 그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는 일곱번째는 여행지만의 독특한 축제나 행사로 꼽았습니다.

인 도의 라다크 여행중에 우연하게 찾아간 곰파(티벳불교 사찰)에서 만나게 된 부처님 오신 날 행사의 기억은 오랫동안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잔잔하게 찾아온 인도 결혼식 장면, 하다못해 인도 바라나시의 뿌자조차도 제겐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 인도 바라나시의 뿌자의식


▲ 인도의 결혼식에서


▲ 인도 라다크, 티벳불교(황모파)의 부처님 오신 날 제례






8. 일출과 일몰은 놓치지 말자.
 

이렇듯, 일출/일몰을 전후로 풍경사진 찍기 가장 좋은 시간대를 매직아워라고 합니다.

이 때는 다양한 색감으로 변하는 하늘과  구름, 그림자, 안개, 빛을 사진으로 담아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시간대입니다.
물론, 이상적인 빛과 색조를 만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진찍는 날의 조건이 부합되어야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언제나 '매직아워'라는 시간대는 잊지 않고 기억해두시길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매직아워대의 빛은 강렬한 한낮의 빛과는 달리 부드럽고 은근하며, 따뜻한 느낌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낮의 빛은 너무 강하기 때문에 밝은 부분은 하일라이트 때문에 노출오버가 될 수 있고, 그늘은 너무 어둡게 표현되기 때문에 노출편차가 아주 심해집니다.빛과 색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 즉 매직아워를 제외하면 여행사진이 될 리가 없죠.

여행사진가들은 어느 여행자보다도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어야 하고, 빛이 남아있는 저녁까지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사진의 황금시간대인 아침/저녁은 빛의 입자가 곱고 색이 선연하게 살아있어서 색다른 감동을 던져주기 때문입니다.





▲ 호주 조안나 비치의 석양


▲ 호주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백미, 12사도 바위의 일몰


▲ 몽골, 초원의 석양





9. 아름다웠던 푸른 하늘이 기억되는 곳.
 

축제(행사) 운運은 지독하게 없으면서도 유독 파란 하늘이 돋보이는 여행지로는 많이 다녔던 것 같습니다.
드넚은 초원이 펼쳐진 몽골의 하늘이 그랬고, 트래킹을 하며 올려다 본 네팔 히말라야 너머의 하늘이 그랬습니다.
차를 타고 돌아봤던 토스카나 지방의 아름다운 하늘도 결코 잊지 못할테고, 태고의 땅 같던 중국 KKH의 하늘도 너무 푸르러서 아름다웠습니다. 얼마전에 다녀온 괌의 하늘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렇듯, 자연이 주는 여러 조건 중에서도 시리도록 푸른 하늘은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입니다.
여과없이 비쳐지는 환한 빛줄기를 내내 맞으며 여행하는 즐거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 중국 KKH위에서


▲ 인도 라다크 레에서


▲ 괌의 투몬베이 해변에서


▲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에서


▲ 몽골, 하르호른의 에르덴조 사원에서


▲ 네팔, 툰힐전망대에서









10. 여행사진을 좋아하는 이웃들과 소통하기
 

여행과 사진을 통해서 서로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여행(또는 사진) 블로거들이 함께 소통하기 위해 뜻맞는 사람들과 그래서 10인 블로거 연맹을 만들었습니다.

같은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인연을 블로그를 통해 만난 것만 해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이상의 감정을 가진, 즉  멘토(Mentor)를 만나는 것은 어느 커뮤니티에서나 어렵습니다.

나와 생각이 비슷하고, 정신적인 교감과 느낌으로 소통하는 멘토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그동안 내가 외면하고 소외시켰던 생각들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갈 지향점도 살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아닐까 합니다.

여행사진을 좋아하는 이웃들과의 소통은 분명, 자신의 여행사진을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할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