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말라 비틀어진 감성이 가슴 밑바닥에서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습니다.
비오는 날이 아니면 결코 만날 수 없는 화사한 색감들이 골목 곳곳에서 살아서 움직였고 낯선 사람들과의 뜻밖의 조우가 끊임없이 일어나 흥분을 돋궜습니다.
35mm와 50mm, 85mm의 단렌즈 조합군만 갖춰져 있었다면 적어도 화각 때문에 걱정하지는 않았을테니 말입니다.
자칫 차갑고 어두운 뒷골목으로 전락했을 지 모를 이런 곳들 관광명소로 꼽힌 이유는, 우리가 '미사거리'로 일컫는 호시어 래인을 비롯한 수많은 골목들이 그래피티로 가꿔져 있기 때문입니다.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유쾌한 그들과의 만남과 느낌만으로도 멜번의 골목은 충분히 색달랐습니다.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자 난데없이 바지를 서슴없이 벗어내리는 통에 잠시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지만 주저없이 호쾌하게 웃자 그대로 즐거운 자리가 되었습니다.
호주 멜번 ACDC 거리, 2010
그래피티를 그리는 거리화가들과 이를 지켜보는 관광객들...
약간의 페인트값만 기부하고 사전에 허락을 구하면 사진 찍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호주 멜번 ACDC 거리, 2010
자연스럽게 페인트 칠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는데,
다가가는 나를 의식했는지 고개를 드는 거리화가.
호주 멜번 ACDC 거리, 2010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더니 바지를 훌러덩 벗어내린 채 팬티차림으로 한껏 개구장이같은 포즈를 취하는 거리화가.
남자인 나도 놀랬는데, 옆에 있던 아가씨들은 더욱 놀랬을 겁니다.
호주 멜번 ACDC 거리, 2010
대롱대롱 걸려있는 신발들..
그 사이로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인상깊었던 ACDC거리.
호주 멜번 ACDC 거리, 2010
이런 골목 풍경에서는 지나가는 행인 1,2가 있어야 제대로 된 그림이 완성되는 듯 합니다.
찢어진 우산을 들고, 낡은 골목을 걸어가는 인도계 두 처자.
호주 멜번 ACDC 거리, 2010
빨간 옷과 그래피티가 잘 어울렸던 우주소녀 큐큐님.
호주 멜번 ACDC 거리, 2010
철장으로 부끄러운 부위를 감추려고 노력했으나 실력부족으로 여과없이 부끄러운 부분을 드러나고만 실내 그림들...
호주 멜번 '미사거리' 호시어 래인, 2010
이 예쁜 거리에 예쁜 처자는 온데간데없이 우중충한 남자들만 한웅큼 지나갔습니다.
호주 멜번 '미사거리' 호시어 래인, 2010
골목은 그대로의 풍경보다는 사람과 어우러졌을 때 더욱 빛이 발하나 봅니다.
우중충한 남자라도 지나가길 기다렸지만 끝까지 나타나지 않아서 우울하기까지 했던...
호주 멜번 '미사거리' 호시어 래인, 2010
호주 멜번 '미사거리' 호시어 래인, 2010
웨딩촬영을 하던 커플을 만나서 더욱 빛이 났던 호시어 래인...
허락을 구한 뒤에 그야말로 폭풍처럼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들의 화사한 웃음처럼, 화사한 분홍빛 미래가 펼쳐지기를 한껏 기원했습니다.
호주 멜번의 디그레이브스 거리 , 2010
유독 인상깊었던 멜번골목의 화려한 색감들...
그 화사함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호주 멜번의 디그레이브스 거리 , 2010
그저 사람이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되는 곳...
비가 와서 운치가 더욱 가득했던 그곳이 이제는 그립습니다.
호주 멜번의 디그레이브스 거리 , 2010
그들도 우리처럼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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