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미조항 멸치털이 작업 촬영





 


남해 미조항 멸치털이


남해로 떠난 길...

흐렸던 아침 날씨와는 다르게 보물섬 남해의 곳곳은 

초여름의 햇살이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멸치회무침과 멸치찌개로 그 어느때보다도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잠시 독일마을을 들렀다 다시 찾은 미조항.

눈부신 햇살 아래 힘차게 그물을 터는 노동의 현장이 그곳엔 있다.


그물이 덜썩일 때마다 멸치 내장과 살점이 튀고,

물방울이 튀고, 더불어 어부들의 피와 땀도 허공에 튀어올랐다.

정연한 노동가에 맞춰 햇살이 작열하는 오후의 미조항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못해 경건하기까지 한...

삶이 묻어나는 공간이었다.

누구라도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다시 한 번 "삶"이라는 명제에 대해 진득하게 돌이켜 보게 되는데

차마 사진을 찍는 것조차 미안하다 해서...

몇 컷 찍다 카메라를 내려놓는 분들도 계셨다.


그 날...

우리는 참 많은 걸 깨닫고...

또 다시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도 하고...

떠나버린 봄날을 회한처럼 그려보기도 하며...

그렇게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렇게 봄날의 신명나는 꽃축제는 끝났다.

들뜬 열병같았던 봄날의 추억들...


- 남해 미조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