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상고대가 핀 여주 신륵사를 거닐다





하얀 상고대가 핀 여주 신륵사를 거닐다



 

사진인들에게 신륵사는 차가운 겨울...새벽녘 여강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그 물안개를 뚫고 찬란한 일출이 시작되면  고려시대의 다층전탑 앞에 모여 서서 강월헌과 석탑을 배경으로 상고대 핀 그곳의 아름다운 전경을 찍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겨울이면 몇 번씩 찾는 이곳이지만, 하얗게 핀 상고대가 없다면 그야말로 밋밋한 풍경이 될 수밖에 없어서 번번히 낙담하며 돌아간 적이 많았습니다.


촬영조건

그래서, 풍경사진에서는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요, 신륵사 상고대는 날씨가 영하권(적어도 영하 15도 이하)으로 떨어지고, 습도도 85%이상이 되어야 하얀 상고대를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상태가 됩니다.

이 때 바람 방향도 중요한데, 신륵사 쪽에 상고대가 많이 피기 위해선 여강 반대편 유원지 쪽으로 바람이 불기보다는 신륵사 쪽으로 불어와야 그야말로 "대박"같은 상고대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습니다.


물안개가 너무 많으면 하늘을 덮기 때문에 일출 촬영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풍경사진에서는 다양한 조건이 딱 떨어지게 맞아야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그야말로 그 날의 운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우리가 찾은 날도 썩 좋은 조건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조건이 충족된다면 달리는 게 가장 좋습니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색감 대비 활용

상고대라는 것이 간밤의 습기, 특히 물안개에 의해 생성된 습기가 차가운 나뭇가지에 달라붙어 얼어버린 일종의 서리꽃을 일컫는 것입니다. 해가 뜰 무렵엔 빛과 색이 살아있기 때문에 하얀 상고대에 마젠타 기운이 서리면 마치 산호초가 물든 것처럼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붉은 색은 사라지고 하얀 기운이 도드라지는데, 이때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상고대를 찍으면 색감의 대비효과를 통해 더욱 멋진 상고대를 찍을 수 있습니다.


카메라 세팅

항상 하얀 대상을 찍기 위해서는 노출을 +1stop 또는 그 이상으로  세팅해서 촬영해야 하얀 상고대를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습니다. 카메라에 탑재된 노출계는 반사된 눈(또는 상고대)의 밝은 빛만 인식해서 자동으로 빛의 세기를 줄여버립니다.  그래서, 정노출로 눈을 촬영할 경우, 하얀색이 칙칙하게 촬영되기 때문입니다. 

 

후보정

하얀 눈이나 상고대의 후보정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하얀 눈 속에 지나치게 다른 색감이 들어갔을 경우, 의도적으로 잡색을 빼주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야 하얀 눈이나 상고대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때 눈의 밝기를 지나치게 올리면 주변의 다른 것들, 특히 하늘의 밝기도 덩달아 올라가기 때문에 하얀 눈부분을 따로 선택해서 작업하거나, 채널과 커브, 레벨 등을 통해 하늘 부분의 밝기도 따로 조절해 주는 게 좋습니다.(좀 더 자세한 사항은 다음 기회에 설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