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강양항, 오메가 일출과 물안개






울산 강양항, 오메가 일출과 물안개


물안개, 오메가 일출과 멸치잡이 배를 한 프레임에 넣기 위해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며칠동안 달렸던 울산 강양항..

강양항 시즌의 뜨거운 서막을 알리는 듯 마침내 오늘에서야 환상적인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비록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촬영 순간만큼은 더없이 행복했던 시간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햇수로 따지자면 거의 2년만이니 감회는 남달랐습니다. 숨막히게 아름다운 그 순간을 담기 위해 수없이 시도되었던 강양항 출사였고, 매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만 잔뜩 안고 돌아가야 했던 우울했던 시간들이 조금이라도 보상을 받은 셈입니다.

 

그렇다고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일출 각도를 잘못 계산해서 촬영 포인트를 제대로 못 잡았던 게 그 첫 번째 아쉬움이고, 무엇보다 멸치잡이가 제대로 되지 않는 지 출항하는 배들이 현저히 줄어든 게 두 번째 아쉬움입니다. 무엇보다 두 번째 아쉬움이 가장 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멸치잡이가 잘 될 경우 작업시간은 당연히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게 되면 해가 뜨고도 오랫동안 작업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을 시도할 수 있고, 만선으로 귀항하는 배를 따라 수많은 갈매기들이 함께 따라오는 진풍경을 제대로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멸치가 덜 잡히니 출항을 아예 포기한 배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출항한 배들도 해가 뜨기도 전에 귀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작 일출이 진행되는 시점에서는 멸치잡이 배들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오늘은 다행스럽게도 해가 떴음에도 배 한 척이 오랫동안 작업을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기대했던 오메가 일출...

그러나, 일출이 뜨기 직전에 그 옆에 있던 배가 들어오는 바람에 제가 맞춰놓은 각도는 다 틀어졌고 짧은 그 순간동안 어쩔 수 없이 훨씬 벗어난 각도에서 촬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찍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야죠.

 

아무튼 그렇게 오늘의 강양항은 흐드러지게 피는 물안개와 오메가 일출이 장관을 이룬 날이었습니다. 앞으로 멸치잡이가 잘 되서 어부들도 만선의 기쁨을 누리며 귀항하고, 촬영하는 분들도 그 기쁨을 함께 하는 시간이 되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