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포스팅했던 진해와 부산은 물론이고, 하동, 남해 등 유명한 남부지방의 벚꽃명소들에선 한결같이 엄청난 속도로 지고 있는 벚꽃을 볼 수 있습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듯이 오랫동안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건 아무것도 없나 봅니다. 마치 우리네 인생사를 보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함이 감돕니다.
높이도 439m로 비교적 낮아서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가 어른 키높이보다 큰 진달래 군락지가 발견되면서부터 비로소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한국 최대의 진달래 군락지로 알려져서 매년 진달래가 피는 계절이면 전국에서 몰려드는 상춘객들로 인해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느린 걸음으로도 1시간이면 충분히 군락지에 도달할 수 있으니 심신이 약한(?) 분들도 기분좋은 트래킹 삼아 오르실 수 있을 겁니다.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느린 걸음으로 오르다 보면 지천에 핀 진달래로 인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분명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일 겁니다. 그래서 이곳을 4월 여행지로 단연 최고라고 꼽는 겁니다.
▲ 분홍색 진달래가 핀 여수 영취산의 새벽 풍경
새벽 일찍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 탓에 이곳의 아름다운 야경도 담을 수 있었습니다.
▲ 동이 트는 새벽의 영취산
진달래와 여수산단을 배경으로 찍었습니다.
헤이즈가 낮게 깔리긴 했지만 봄날같지 않은 청명함을 보여준 새벽이었습니다.
등 뒤에 달라붙는 성그런 추위 때문에 몇 번이나 몸을 움츠려야 했지만,
기분만큼은 최고였습니다.
▲ 해가 뜨기 직전의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의 모습.
앞에 보이는 산보다 낮게 깔린 헤이즈 때문에 막상 해가 떴을 때는 강한 햇살로 인해 발생하는
플레어로 인해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 아침역광을 받아 빛나는 진달래와 사진가.
햇살의 강도가 얼마나 셌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강렬한 아침의 햇살 입자가 진달래 꽃잎에 찬란하게 부딪혀 있습니다.
▲ 영취산 405m봉 북사면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꽃.
아침의 비스듬한 빛을 받아 빛나는 진달래는 그야말로 감동입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기분좋은 곳. 그곳이 여수 영취산이었습니다.
▲ 최고의 봄여행지추천 명소, 영취산 진달래
아직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일반 상춘객들은 거의 보이질 않고 흩어져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진가들만 간간히 눈에 띕니다.
▲ 405m봉에서 진달래 군락지를 찍고 있는 엔조님.
포스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언제나 그렇지만 저는 뒷태 전문~!
▲ 기분좋은 아침빛을 받아 붉게 빛나는 여수 영취산의 진달래
비록 김소월의 시에 등장하는 유명한 영변 약산의 진달래가 얼마나 예쁠 지 모르지만,
여수 영취산의 진달래도 아름답기로 따지자면 빼놓을 수 없을 듯 합니다.
▲ 여수 영취산을 수놓은 진달래에 취한 사진가들..
▲ 마치 가을하늘처럼 짙은 푸른색이 감도는 영취산의 하늘.
그 눈부신 색감의 대조가 유난히 돋보이는 아침이었습니다.
▲ 전망이 좋은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느긋하게 영취산 진달래 풍광을 찍고 있는 사진가.
▲ 전망이 좋은 곳이면 어디든, 빠뜨리지 않고 그들만의 자세로 사진을 찍고 있는 사진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멋진 풍광들을 카메라에 남겨놓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에겐, 아니 나에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언덕에 있던 빈 초소도 어느새 자연의 일부가 된 듯 합니다.
시간은 인위적인 둔탁함마저 동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자연을 마치 우리의 것인양 지배하고 개발하려 들지만 결국 모든 것은 자연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잘 흘러가는 자연의 질서를 굳이 역행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들어 부쩍 드네요.
▲ 반가워~!
위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손을 들어 화답하는 남자.
▲ 여수 영취산의 대표적 S자 포인트.
진달래가 핀 저 길을 따라 걷는 기분...
그리고, 그 기분을 따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마음마저 핑크빛으로 물듭니다.
▲ 반대편 산벚꽃 군락지의 벚꽃도 어느새 지고 있었습니다.
연두색 새순이 나오는 그곳은 또다른 느낌으로 와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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