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영취산 진달래, 선연한 분홍빛의 진달래 동산




 

어느새 남부지방에서는 벚꽃이 절정을 넘어 쇠퇴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포스팅했던 진해와 부산은 물론이고, 하동, 남해 등 유명한 남부지방의 벚꽃명소들에선 한결같이 엄청난 속도로 지고 있는 벚꽃을 볼 수 있습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듯이 오랫동안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건 아무것도 없나 봅니다. 마치 우리네 인생사를 보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함이 감돕니다.
 
올 봄에는 매화, 산수유, 벚꽃 등을 보기 위해 꽤 많은 지역으로 봄꽃여행을 다녔는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곳은 진달래로 유명한 '여수 영취산'입니다. 비록 구제역의 여파로 영취산 진달래축제는 취소되었지만, 어김없이 영취산을 수놓은 분홍색의 진달래를 보기 위해 많은 분들이 찾는 곳입니다. 최고의 봄여행지추천 명소 중 하나입니다.
 
영취산은 수령이 30-40년된 진달래가 산중턱에서 정상까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높이도 439m로 비교적 낮아서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가 어른 키높이보다 큰 진달래 군락지가 발견되면서부터 비로소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한국 최대의 진달래 군락지로 알려져서 매년 진달래가 피는 계절이면 전국에서 몰려드는 상춘객들로 인해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진달래 군락지는 주로 405m봉 북사면에 위치해 있습니다.
느린 걸음으로도 1시간이면 충분히 군락지에 도달할 수 있으니 심신이 약한(?) 분들도 기분좋은 트래킹 삼아 오르실 수 있을 겁니다.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느린 걸음으로  오르다 보면 지천에 핀 진달래로 인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분명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일 겁니다. 그래서 이곳을  4월 여행지로 단연 최고라고 꼽는 겁니다.
 
 
여수 영취산의 진달래 개화상황.
진달래 군락지의 시작시점인 산중턱의 진달래는 이미 절정을 넘어 지고 있었지만, 영취산 정상이 있는 시루봉은 80% 정도 만개했더군요. 아마도 이번 주말이면 정상 쪽까지도 완연하게 만개해서 아주 좋은 풍경을 보여줄 듯 합니다.





▲ 분홍색 진달래가 핀 여수 영취산의 새벽 풍경

새벽 일찍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 탓에 이곳의 아름다운 야경도 담을 수 있었습니다.



▲ 동이 트는 새벽의 영취산

진달래와 여수산단을 배경으로 찍었습니다.

헤이즈가 낮게 깔리긴 했지만 봄날같지 않은 청명함을 보여준 새벽이었습니다.

등 뒤에 달라붙는 성그런 추위 때문에 몇 번이나 몸을 움츠려야 했지만,

기분만큼은 최고였습니다.



▲ 해가 뜨기 직전의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의 모습.

 앞에 보이는 산보다 낮게 깔린 헤이즈 때문에 막상 해가 떴을 때는 강한 햇살로 인해 발생하는

플레어로 인해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 아침역광을 받아 빛나는 진달래와 사진가.

햇살의 강도가 얼마나 셌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강렬한 아침의 햇살 입자가 진달래 꽃잎에 찬란하게 부딪혀 있습니다.




▲ 영취산 405m봉 북사면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꽃.

아침의 비스듬한 빛을 받아 빛나는 진달래는 그야말로 감동입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기분좋은 곳. 그곳이  여수 영취산이었습니다.



▲ 최고의 봄여행지추천 명소, 영취산 진달래

아직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일반 상춘객들은 거의 보이질 않고 흩어져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진가들만 간간히 눈에 띕니다.



▲ 405m봉에서 진달래 군락지를 찍고 있는 엔조님.

포스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언제나 그렇지만 저는 뒷태 전문~!




▲ 기분좋은 아침빛을 받아 붉게 빛나는 여수 영취산의 진달래

비록 김소월의 시에 등장하는 유명한 영변 약산의 진달래가 얼마나 예쁠 지 모르지만,

여수 영취산의 진달래도 아름답기로 따지자면 빼놓을 수 없을 듯 합니다.



▲ 여수 영취산을 수놓은 진달래에 취한 사진가들..



▲ 마치 가을하늘처럼 짙은 푸른색이 감도는 영취산의 하늘.

그 눈부신 색감의 대조가 유난히 돋보이는 아침이었습니다.



▲  전망이 좋은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느긋하게 영취산 진달래 풍광을 찍고 있는 사진가.




▲ 전망이 좋은 곳이면 어디든, 빠뜨리지 않고 그들만의 자세로 사진을 찍고 있는 사진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멋진 풍광들을 카메라에 남겨놓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에겐, 아니 나에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언덕에 있던 빈 초소도 어느새 자연의 일부가 된 듯 합니다.

시간은 인위적인 둔탁함마저 동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자연을 마치 우리의 것인양 지배하고 개발하려 들지만 결국 모든 것은 자연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잘 흘러가는 자연의 질서를 굳이 역행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들어 부쩍 드네요.



▲  반가워~!

위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손을 들어 화답하는 남자.



▲ 여수 영취산의 대표적 S자 포인트.

진달래가 핀 저 길을 따라 걷는 기분...

그리고, 그 기분을 따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마음마저 핑크빛으로 물듭니다.




▲ 반대편 산벚꽃 군락지의 벚꽃도 어느새 지고 있었습니다.

연두색 새순이 나오는 그곳은 또다른 느낌으로 와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