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뎬무가 훑고 지나간 해운대 미포 풍경




3년만에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뎬무의 흔적을 찾아서 오랜만에 해운대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남해안을 훑고 지나간 태풍 뎬무였지만, 그 흔적은 여전히 해운대 곳곳에 거센 파도의 형태로 남아있었습니다. 거침없이 휘몰아치는 파도를 바라보니 얼마전 힛트를 쳤던 영화 '해운대'의 강력한 쓰나미가 떠올랐습니다. 자연의 거침없는 위력 앞에서 인간들의 문명은 의외로 나약했습니다. 비록 그것이 잘 짜여진 픽션이고 인위적으로 만든 그래픽이라고 할 지라도 자연은 결코 거슬렀어도 거역해서도  안될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부족함이 없었을 겁니다.

 

그렇게 사진 속에 위대한 자연의 힘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도 많은 비와 바람을 쏟아붓더니 초저녁의 해운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잦아들었습니다.
휘몰아치는 거센 파도만 아니면 이보다 더 낭만적인 풍경도 없을만큼 석양에 물든 구름은 아름다웠고, 구름 너머로 희끗희끗 보이는 하늘은 에메랄드빛처럼 파랬습니다

 
 




사진 찍으려고 나선 길이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마주하게 된 해운대의 파도와 석양은 그야말로 유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곁에 있던 카메라로 대충 찍기는 했지만 여운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습니다.
어쩌면 가장 단순할 수 있는 풍경 하나에도 엄청난 부피의 감동으로 기꺼이 포장하려는 나는,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찍어야 할 운명이었나 봅니다.





태풍 뎬무의 위력 앞에 잔뜩 긴장해 있던 한반도가 톈무의 소멸로 한 숨을 돌릴 즈음에도 여전히 그 기세는 남해안 곳곳에 남아서 이렇게 멋진 파도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시나브로 어두워지는 하늘은 매직아워의 정점에 도달하고 있었습니다.

 
 



폭염으로 불타던 한반도에 짙은 두려움을  한바탕 쏟아냈던 '천둥과 번개를 관장하는 여신'이라는 뜻의 뎬무는 그렇게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장엄한 파도를 선물로 남겨두고 사라졌습니다.

폭염은 당분간 계속된다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