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황산의 낙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삼각대를 펼쳤다.
배운정 아래 펼쳐진 서해대협곡은 짙은 안개로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주변에 있던 많은 사진사들이 자리를 뜨고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한 시간여~.
자욱하게 끼여있던 안개가 일순간에 걷히자 그야말로 장관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운무가 계곡 사이로 흐르고 자욱했던 안개는 운해가 되어 바다처럼 깔렸다.
때맞춰 서녁하늘은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황산은 풍요로운 해넘이 잔치를 펼쳤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쉼없이 셔터를 누르면서 연신 감격했고 또 어쩔 줄을 몰라하면서 셔터를 눌렀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자연히 베풀어준 환상적인 낙조를 작은 카메라에 담기는 마찬가지였다.
내 시선은 오로지 낙조에게로만 집중했고 숨소리도 셔터소리도 사람들의 함성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환상'이라는 표현을 그다지 선호하진 않지만,
꼭 사용해야 한다면 바로 이 순간이 아닐까 할 정도로 감격하고 또 감격했다.
끊임없이 심장이 요동쳤고 보이는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고 싶은 욕심 뿐이었다.
몇 번이나 렌즈를 갈아끼우고도 성에 차지않아 어설픈 연사까지 날릴 정도였다.


여명이 사그러들고서도 오랫동안 그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서 있어야 했다.
아무리 감동 잘 받는 성격이라고는 하지만 이 날만큼은 진심에서 우러나서 뜨겁게 감동해본 날이기도 했다.
풍경사진은 늘 기다림이라고 말하지만, 기다림의 순간이 절실하게 와닿았던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는데
적어도 그 핸디캡만은 충분히 극복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 중국 황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