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라다크 레, 냠갈체모 곰파에서





















내가 떠올리는 라다크의 이미지는 명료하다.

파(불교사원), 타르초(또는 룽다), 쵸르텐 또는 스투파(탑) 등...
티벳불교로 대표되는 이미지가 기본적으로 머리에 그려지지만,
풀 한 포기 제대로 나지 않는 라다크 전체의 풍광은 
그야말로 허허로움 그 자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삶을 영위할까 싶을 정도로 환경은 척박하고 열악하다.

영토상으로 인도에 속해 있지만, 전혀 인도같지 않은 분위기...
티벳불교를 믿는다지만,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티벳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Clean Ladakh"를 외치지만 
사실 라다크의 주도라고 하는 오래된 고도(古都)인 레(Leh)는,
매캐한 매연이 점령한 지 오래다.
건조한 날씨 때문에 말간 햇살에 드러난 흙길은 차들이 지날 때마다 먼지가 자욱하게 인다.
게다가 3,500m 이상의 높은 고도는 고산증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채 적응하지 못한 관광객들에겐 고통까지 안겨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로가 뚫리는 5~10월 사이의 기간에는
수많은 관광객이나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그런 라다크를 나도 다시 방문했다.
레 시가지를 바라볼 수 있는 언덕에 세워진 냠걀체모 곰파.
평지에 자리잡은 레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이상적인 뷰포인트이다.
해지는 방향이 약간 어긋나 있어서 애써 이곳을일몰 포인트라 칭하긴 어렵지만, 
많은 여행자들은 해가 지는 저녁 무렵에 이곳을 찾는다.
그저 타르초가 놓여있는 언덕에 하염없이 앉아서 해가 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레에 오면 나는 밤에 곧잘 이곳에 오른다.
걸어와도 되지만, 걷기엔 다소 버거운 거리와 고도...
굳이 고산증 증세가 아니더라도 산소가 희박한 이곳에서는 한 걸음 뗄 때마다
숨이 가쁘기 때문에 초저녁 택시를 대절해서 정해진 시간에 호텔로 픽업해 달라고 하는 게 좋다.
혼자라면 모르겠지만, 함께라면 더더욱 택시를 추천한다.

낮이면 늘 붐비는 이곳이지만, 
밤엔 아무도 찾지 않기 때문에 고즈넉하다. 
레 시가지의 개짖는 소리만 요란할 뿐이다.
여름이라도 제법 선들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약간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이곳에 서면
인근에서는 제법 환한 레 시가지의 야경이 좋은 구경거리가 된다.
구름이 있으면 구름이 있는데로, 구름이 없으면 구름이 없는데로 좋다.
구름과 달만 없다면 레 시가지 위로 떠오른 은하수도 볼 수 있고,
냠갈체모 곰파 뒷편으로 돌아가는 별 궤적도 찍을 수 있다.

냠걀체모 곰파에서 찍은 몇 장의 사진들...
그 쓸쓸한 밤의 기억들이 내내 기분좋게 하는 건...
그래도 여행이기 때문이 아닐까...


- 인도 라다크 레, 냠걀체모 곰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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