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D, 4년동안의 기록들






 







 

제가 사용하는 바디는 캐논에서 나온 EOS 5D입니다.
이미 출시된 지 4년이 지난 제품인데다, 워낙 많은 분들이 좋은 사용기를 올린 탓에 자칫 식상한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좋은 퀄리티의 사진을 제공해주는 최고의 카메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다,
한 번쯤은 제 자신의 사진 생활을 되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2005년 9월, 5D가 출시되자마자 구매했으니 이제는 희귀품이 된 초기물량입니다.
그리고 어느새 4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러 버렸습니다.
스크래치 하나 없이 말끔하던 나의 5D는 워낙 손을 많이 타서 그런지
셔터부분과 그립부분은 참기름을 바른 것처럼 반들반들해졌고.

여러 여행의 후유증으로 생긴 각종 스크래치 때문에 외관은 낡은데다 볼품없이 변해버렸습니다.
한 번쯤 싫증을 낼 법도 하겠지만, 워낙 좋은 결과물을 안겨주는 녀석인지라 맹세코 단 한 번도 ‘선택’에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이제 그 ‘나의 5D’와 그 5D로 담은 사진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합니다.















흔히 5D를 ‘필름규격인 35mm의 넓은 센서를 가진 보급형 FF바디’라는 사실만 제외하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은 카메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기계적인 단점이 있는데다, 출시된 지 이미 년이 지난 구닥다리 바디임에도 불구하고 5D의 인기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대부분의 DSLR의 출시 주기가 평균적으로 1년 6개월 남짓 된다고 합니다.
요즘은 브랜드 간 치열한 경쟁의 영향 때문에 출시 주기가 더욱 짧아지고 있음을 감안해 볼 때,
3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다고 할 수 없습니다.

막강한 5D의 넓은 센서를 통해 주어지는 훌륭한 결과물을 직접 확인해 보신 분들이거나 풍문으로라도  그 내용을 접했던 분들이
대부분이실 테니, 확실히 5D는 한 시대를 풍미한 명기임에는 부인할 수 없을 듯 합니다.

5D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만 잠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편향일 수도 있으니, 그냥 편하게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아쉬운 점]
    1. AF 포인트가 너무 중앙부에 몰려있다.
    2. 주변부 측거점의 경우, 핀이 맞지 않을 확률이 높아 중앙 측거점만 사용하게 되는데,
       심도가 낮은 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초점을 맞춘 후에 구도를 변경하게 되는데, 
       이때 코사인 오차 때문에 핀이 틀어질 수가 있다.

    3. 스팍 측광의 경우, 중앙 측거점만 사용가능하며 주변부와는 연동이 안된다.
    4. 방진방습의 문제(가장 큰 문제)
    5. 미러 업다운 속도가 다른 바디에 비해 느린 편.(흔히들, 블랙아웃현상이라고 하는…)
    6. 명부계조가 취약하다.


대충 이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크게 불편하다고 느끼진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내용을 덧붙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연사능력(초당 3장)의 미흡’,
         ‘자체 내장 후레쉬가 없다’
         ‘큰 센서 때문에 먼지가 많이 낀다.’
         ‘LCD색감의 누런끼’
         ‘셔터음’
         ‘헤드부분의 디자인’
         ‘최대개방시 주변부 광량 저하’
            기타 등등


이런 기계적인 여러 성능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까지 5D를 고집해온 것은 순전히 ‘결과물’ 때문이었습니다.
비싼 카메라가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뽑아 줄 카메라를 절실히 원했었나 봅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어쩌면 변명처럼 들릴 지 모르겠지만...

1.6크롭바디인 20D를 사용하는 내내 몸에 맞지 않은 어색한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던 게 사실입니다.
어정쩡한 화각 때문에 기존의 필름 카메라에서 사용하던 렌즈들의 활용도가 현격하게 달라져서 혼란을 겪은데다,
가끔씩 생기는 20D의 ‘냉장고 현상’ 때문에 촬영 중에도 몇 번씩 밧데리를 갈아끼우는 등의 당혹스러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보급형 FF바디인 5D가 출시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매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녀석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35mm 필름 카메라의 시원한 화각대가 그대로 재현된다는 기쁨...
익숙한 것으로의 회귀에 대한 설렘. 그렇게 5D와의 동거는 시작되었습니다.




















 

기계적으로 아쉬운 몇 가지 부분만 제외한다면, 사진 그 자체를 즐기는 제게 5D는 최상의 바디였습니다.
디지털적인 얕고 가벼운 느낌의 20D보다는 좀 더 진득한데다 강한 컨트라스트를 선호하는 개인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했을 겁니다.
색감적인 부분은 ‘포토샵’의 후보정으로 조정 가능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지만,
화질만큼은 개인적으로 만족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몇 가지 부족한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5D는 명부 계조가 너무 취약합니다.

일출사진이 많은 저로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흐름에 충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는데,
그럴려면 명부나 암부의 디테일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기종이 한결 유리한 편입니다.
명부 계조가 불안정해서, 곧잘 하이라이트 부분이 날아가 화이트홀이 생기기 일쑤였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화창한 날 인물사진을 촬영할 때도 발생하는데…
결국, 경험치를 축적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었습니다.
노출값을 상황에 따라서 맞춰서 설정하거나 필터 등을 활용해서 이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는 게 적절한 대응책인 것 같습니다.



AF 포인트가 중앙에 너무 쏠려있는 편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것을 ‘모여라 꿈동산’이라고 표현하더군요.
게다가, 중앙 측거점을 제외한 주변 측거점의 핀은 거의 신뢰하기 힘들 정도여서, 중앙 측거점을 이용해서 포커스를 맞추는데,
심도가 낮은 렌즈(주로 50.4 85.2)를 사용해서 촬영을 할 경우 곧잘 핀이 나가버리는 현상이 생깁니다.
아무래도 포커스를 맞춘 다음 구도 변경을 하면서 생기는 ‘코사인 오차’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이 때도 경험치를 축적해서 조심스럽게 담거나, 몇 번이나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촬영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동적인 사진을 거의  찍지 않은 제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라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방진방습의 문제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초기 발매가가 39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당시 유통을 담당하던 LG상사의 폭리 때문에 가격이 높이 형성되었다고는 하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방진방습’조차 안되는 어설픈 바디로 출시되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아이러니 합니다.

어쩔 수 없이 후미진 곳을 여행하게 되면, 방수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요.

특히, 몽골의 지독한 먼지와 우기 때의 동남아 지역 여행은 정말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베트남 여행 중에 잠시 트레킹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오전 내내 멀쩡하던 하늘이 정오 무렵이 지나자, 비를 흩뿌리기 시작하는데 금새 엄청난 스콜(소나기)로 변했습니다.
막연히 날씨가 좋을 것이라는 잘못된 예상으로 방수 대책없이 산에 오른 내 불찰이 크겠지만, 
샤워기를 틀은 것보다 더 강력한 물폭탄 세례를 2시간 정도 무방비 상태로 맞아야 했으니, 카메라 생각에 아찔해지더군요.


숙소로 돌아와서 카메라를 확인해 보니, 역시나 이상징후가 발견되었습니다.

LCD는 잔뜩 물기를 머금고 있어 제대로 켜지지도 않는데다, 아무리 셔터를 눌러도 바디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먼저, 마른 수건으로 바깥부분부터 말끔히 닦아내고, CF 슬롯과 밧데리 슬롯, 렌즈 착탈 부분에 묻은 습기부터 제거해 나갔습니다.


언제 소나기를 퍼부었냐는 듯이 바깥은 금새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안까지 밀고 들어간 습기를 제거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저는 그늘진 곳에 카메라를 늘어놓았습니다.
   (물론 밧데리는 만일의 위험에 대비해서 제거해놓은 상태였습니다.) .
몇 시간이 지나서 확인해보니 LCD에 잔뜩 고인 물기는 거의 없어졌고, 셔터를 눌러서 확인해보니 바디에도 이상이 없는 듯 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A/S센터 의뢰해보니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다더군요.. 그야말로 10년 감수한 셈입니다.


사실, 사진 없는 여행은 앙꼬 없는 진빵과 같아서, 그야말로 여행의 의미조차 퇴색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카메라는 사진을 담는 아주 중요한 도구입니다,
고기능을 갖춘 새로운 DSLR이 수시로 출시되는 요즘, 누구나 사진보다는 카메라 그 자체에 눈이 가기 마련입니다.
플래그쉽 바디를 사용하면 좋은 사진이 나올까? 이 제품을 사용하면 저런 느낌의 사진을 찍을까 있을까...하는 막연한 기대들과 맞물려
각 업체는 우리들의 눈을 현혹시키기 위해 다양한 가격대, 막강한 최신 기능을 탑재하여 혼돈 속으로 밀어넣고 있습니다.
 
제 사진 성향으로 본다면 5D 정도의 카메라라면 충분하다고 늘 느껴왔습니다.
아니, 어쩌면 도에 지나칠 정도로 좋은 카메라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카메라야 말로 정말 좋은 카메라라는 평소의 지론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은 카메라가 찍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찍는 것’이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동감합니다. 전적으로...

하지만, 늘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은 굴뚝 같은데…
단지 열정만으론 부족하다는 걸 요즘 들어 많이 느낍니다.
어떤 예술이든 그렇겠지만, 감각과 감성은 타고 나야 하나 봅니다.

비록 윗 부분에 불편했던 5D의 요소들에 대해 몇 가지 불평을 늘어놓긴 했지만,
오히려 카메라보다는 제 능력의 한계에 대해 푸념을 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제가 단지 사진을 좋아하는 아마츄어 사진가라는 사실입니다.


감성이라곤 손톱만큼도 찾을 수 없는 성격 탓도 있겠지만, 다소 스케일이 큰 풍경사진으로 시작한 태생적 한계 때문에
‘감각적으로 표현한 사진’들을 볼 때면 곧잘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실망하지 않는 이유는
여전히 ‘나만의 시선’은 따로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힘들게 얻은 작은 사진 하나에 기뻐하며 감동할 줄 알고, 단지 찍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사실 마음은 편합니다
그 오롯한 즐거움을 알기 때문에 더욱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메가를 찍을 때의 그 희열을 아십니까?
그 희열을 모르신다면 말을 하지 마슈~

 

우리 같은 아마츄어 사진가에게 사진은 그야말로 ‘재미’ 그 자체입니다.

나에게 있어서 5D라는 카메라는 사진 찍기의 재미를 극대화시켜 준 모티브와 같은 존재입니다.
처음엔 기대 이상의 화질로 나를 즐겁게 하더니, 나중엔 내가 원하는 사진은 어떤 것이든 척척 만들어내는 훌륭한 도구였습니다.
내가 보고 느낀 것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면,
녀석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차곡차곡 기록물들을 담아내고 있었던 겁니다.

 

오랜만에 뜨는 오메가에 흥분해서 쉴 새 없이 셔터를 누르다가 갑자기 버퍼링이 생겨 정작 찍어야 할 시점을 놓쳐 버렸다면
그게 과연 카메라의 잘못일까요?
저녁의 부드러운 역광 아래에서 작업하는 한 사람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셔터를 눌렀음에도 포커스가 제대로 맞추지 못해 실패했다면 그건 또 누구의 잘못일까요?


그건 카메라와 렌즈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사진가의 잘못이지,
결코 카메라와 렌즈가 부실(?)해서 생기는 현상은 아닐 겁니다.
카메라나 렌즈는 사진을 찍는 중요한 도구에 불과할 뿐이지만,
그 장비를 운용하고 순간을 포착하는 건 어디까지나 사진가의 몫입니다.
부실한 바디성능을 갖춘 5D의 오랜 사용자로서, 저 역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습니다.


이런 통과의례는 사진 찍기의 재미를 좌지우지하는 하나의 장치인 것 같습니다.
얼마만큼 도구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재미가 배가되느냐,
그렇지 않으면 반감되느냐 하는 차이가 생겨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을 좋아합니다.
아니, 그냥 여행보다는 사진을 찍기 위해 떠나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여행의 형태는 동행 없는 나홀로 배낭 여행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아내와 함께 갈 때는 편리한 패키지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최근 3년동안 다녀온 곳은 중국, 네팔, 몽골, 이탈리아, 일본, 인도, 베트남 등입니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직장인인지라, 그냥 맛만 보고 오는 여행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행은 내 삶의 활력소이자, 진정한 의미이기도 합니다.

여행을 떠날 때면 장비를 바리바리 챙깁니다.
당연히 카메라는 5D.
17~40mm f4, 24~105mm f4, 100~400mm f3.5~5.6, 50mm 단렌즈 중 하나 또는 85mm f1.2,
삼각대, 이미지 저장장치, 모바일 프린터인 MP-300(필름 100~150장 정도), UMPC(U1010), 스트로보 등 ,…
거기다 각종 액세사리를 포함하면 그야말로 사진 장비만 한 짐입니다.


이쯤 되면, 여행을 즐기기 위해 카메라를 챙겨가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말이 나올 정돕니다.
주객이 전도된 셈이지만, 그래도 제겐 상당히 흥미로운 여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풍경도 많이 담게 되지만 사람 사진을 많이 찍게 됩니다.
물론 허락을 받고 찍기도 하지만, 표정이 살아있는 좋은 순간을 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망원렌즈로 이용해서 찍기도 합니다.
(몰래 촬영할 경우, 찍은 사진을 MP-300으로 뽑아서 드리면서 죄송하다고 합니다.)


몽골여행 중에 생긴 일입니다.

사진을 찍다가 렌즈를 교환할 일이 생겨, 마운트 해제 버튼을 누르니 작동을 하지 않는 겁니다.
여행 전부터 좀 뻑뻑하다 싶어서 A/S센터에 다녀오려다가 업무 때문에 기회를 놓친 게 화근이 된 모양입니다.
어렵사리 눌러서, 다른 렌즈로 갈아 끼우긴 했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버튼 안쪽의 고리가 꽉 끼였는지, 아무리 힘을 줘도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게 그 때 마운트된 렌즈가 표준인 24~105mm였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단렌즈가 끼워져 있었다면 광활한 몽골 초원을 표현하는데,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그 다음부터는 아무리 짧은 여행이라도 미리 A/S센터에 들러 먼지부터 제거하고 기본적인 점검을 받곤 합니다.


몽골을 여행할 때는 ‘푸르공’이라는 러시아제 미니밴을 주로 탔었는데,
차량이 달릴 때마다 발생하는 먼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다른 차량이 마주 지나가기라도 하면 메마른 초원에서 발생하는 어마어마한 먼지가 닫힌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는데…
그렇찮아도 먼지에 허약한 5D는 그때 초토화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인도의 북부지방인 라다크를 여행할 때도 비슷했습니다.
게다가, 라다크 지방에선 1년에 몇 번 내릴까 말까 한 비가 느닷없이 퍼붓기 시작했는데,
가지고 간 스포츠타월로 감싸면서 겨우겨우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입장에선 그때만큼 방습방진 바디가 애타게 그리운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방습방진이 안되는 5D의 태생적 슬픔을 절대  공감할 수 있었던 날들이었는데요…
그 슬픔과 아픔은 곧 베트남 여행에서 표면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5D가 처음 나오고 나서 여행할 때만 해도 좋았습니다.
당시엔 제법 큰 축에 속하던 2.5인치의 LCD 때문에 찍힌 모습을 현지인들에게 보여주는 즐거움도 쏠쏠한 기쁨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초기 제품인 제 5D의 LCD는 누런끼가 거의 없습니다.

나중에 지인의 5D LCD를 바라보고는 누런 끼 때문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이야 고감도 노이즈 처리 능력을 갖춘 바디가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초기만 해도 거의 5D가 유일무이했습니다.
막강한 이 기능은 특히 여행 때도 위력을 발휘하는데요, 특히 전기가 없는 곳(히말라야 트래킹 중)이나 있더라도 빛이 희미한 곳에서는
정말 대단한 기능을 합니다. 게다가, 라마불교 사원같이 빛이 희미하게 들어오는 곳에서은 활용성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발전 때문에 예전의 필름 카메라에선 도저히 상상할 수없었던 막강한 위력을 체험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사연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5D는 저의 가장 친숙한 여행 길동무입니다.
비록 바디적인 성능은 떨어지지만, 5D가 만들어내는 막강한 화질 하나만큼은
결코 이 녀석을 떨쳐버릴 수 없는 유일한 이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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