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의 단렌즈 활용법 : 캐논 85mm f/1.2




사진을 찍는 분이라면 누구나 단렌즈 하나 쯤은 가지고 계실 겁니다.
카메라를 처음 장만하시는 분들에게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렌즈가 번들렌즈와 50mm f/1.8이라는 단렌즈입니다.
50mm f/1.8은 비록 단렌즈이긴 하지만 브랜드를 떠나서 가장 저렴하고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렌즈입니다.
저렴한 가격의 단렌즈지만 어떤 비싼 줌렌즈보다도 더 뛰어난 화질을 뽑아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도가 얕기 때문에 인물사진을 찍을 경우 배경흐림(Backgoround blur-아웃포커싱)이 잘 된다는 것도 구입을 서두르는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단렌즈=인물용 렌즈'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생길 정도니 말입니다. 
거기다 유명한 다큐작가였던 앙리 브레송이 50mm 단렌즈로만 대작을 찍었다는 사실도 흥미로움을 부추기는데 한 몫을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단렌즈의 사용빈도가 요즘 부쩍 높아졌습니다.
캐논 35mm f/1.4(사무엘), 50mm f/1.4(쩜사), 85mm f/1.2(만투) 등 세 개의 단렌즈를 가지고 있는데요, 바디캡용(카메라에 항상 달고 다니는 렌즈)으로는 35mm의 단렌즈를 사용하지만 일상에서 스냅용으로 애용하는 렌즈는 단연 50mm입니다. 
그리고, 여행에서 활용빈도가 가장 높은 단렌즈는 85mm입니다.
 
그냥 표준 줌렌즈로 촬영하면 렌즈를 교환하는 등의 번거러움 없이 촬영할 수 있는데 왜 애써 그런 불편함을 자초하느냐고 반문하는 분이 계실 겁니다. 바로 우수한 단렌즈만의 화질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렌즈가 지닌 화질의 우수성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겁니다.
불편함 쯤이야 어느 정도의 발줌으로도 극복할 수 있으니 그다지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일정 화각대의 단렌즈로만 주로 사진을 찍다보면 그 화각대의 그림이 자꾸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보다 사진적인 시각이나 시선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제겐 아주 유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단렌즈는 찍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듭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구도와 예측가능한 결정적인 기회 등을 치밀하게 계산하게 만드니까요.
이게 바로 단렌즈의 치명적인 유혹이 아닐까 합니다. 생각없이 찍는 사진은, 사진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이미지에 불과할테니 말입니다.





오늘 잠시 언급하고자 하는 렌즈는 85mm f/1.2 L Ⅱ USM렌즈입니다.
일명 '만투'라고 불리는 이 렌즈는 여행 때마다 빠지지 않고 갖고 다니는 주력 단렌즈입니다.
모양이 꼭 만두처럼 생겼다고 해서 '만두'라는 애칭으로 17년동안 사랑을 받았던  85mm f1.2의 단점을 보완해서 새로 출시된 렌즈가 바로 '만투', 즉 85mm f/1.2 L Ⅱ USM입니다.

캐논의 단초점 L렌즈답게 극강의 화질을 뽑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백그라운드 블러(Background Blur,일명 아웃포커싱)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물사진의 로망이라고까지 하더군요.
 
비교적 준망원에 속하는 '만투'를 여행에서의 주력 단렌즈로 활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무래도 거리 확보가 되는 어느 정도 되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장면을 찍기에는 85mm(만투)만한 렌즈는 없습니다.
35mm f/1.4(사무엘)나 50mm f/1.4(쩜사) 등의 렌즈가 비교적 피사체와 친근해져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면,  여행처럼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찍기엔 제격이라는 말입니다.
 
거기다 특유의 투명한 색감을 구현해 내는데다 배경을 압축하는 능력도 탁월해서 그야말로 특유의 화사함을 자랑합니다.
초점을 잡는 AF 속도가 너무 느리고, 피사계 심도가 지나치게 얕고, 가격이 비싼 게 흠이긴 하지만 제가 이 렌즈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물용 렌즈로서의 탁월한 묘사력
 
비교적 다루기 힘든 이 렌즈가 왜 인물사진을 좋아하는 사진가들의 로망이 되었는지, 제 허접한 아래의 사진들을 보시면 잘 이해하실 겁니다.
인도 여행 중에 85mm f/1.2로 담았던 사진들인데요, 세밀한 인물의 묘사능력과 배경을 날려버리는 백그라운드 블러(아웃 포커싱)만큼은 다시 봐도 놀랍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른 사진도 함께 봐주시기 바랍니다.
(더 많은 참고 사진을 포스팅하고 싶었지만, 하드를 정리한 탓에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야경도  담을 수 있다.
 
사실, 예전에는 85mm를 전적으로 인물용으로만 활용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점점 추세가 바뀌어서 굳이 인물용에 국한시키기보다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화각만 맞다면 야경용으로도 상당히 좋습니다. 적당한 빛 갈라짐과 조리개를 조였을 때의 보여주는 우수한 화질은 그야말로 감탄할 정도입니다.
 
 
 
도시의 어두운 골목이나 시장에서...
 
그리고, 스냅용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요, 특히 비가 내리는 골목을 거닐면서 촬영을 하거나 조명이 약한 시장 등에서도 아주 뛰어난 성능을 발휘합니다. 모터 구동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동적인 피사체보다는 비교적 정적인 피사체를 촬영하기에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