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송정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가을 구름





부산 송정 해수욕장, 구름 좋은 가을날의 아침 # 연작 [우리 동네]


거의 매일 나가다시피 하는 송정 해수욕장. 

언제나 그렇듯 사진에 대한 기대와 열망은 잠시 접어두고 커피 한 잔으로 새벽의 여유를 즐깁니다. 어두운 새벽의 동쪽 수평선 너머로 두텁게 끼인 구름층이 오늘의 일출에 대한 진득한 바람을 멈추게 합니다. 그나마 요즘의 송정 해수욕장은 파도가 좋아서 다행입니다. 느닷없이 다가온 태풍의 계절... 26호, 27호 태풍이 지나간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28호 태풍이 멀리 일본열도를 향하고 있고, 아마도 이번 주말이면 그 영향권 아래 들테니 파도는 여전히 북동풍으로 절정의 모습을 보일 듯 합니다. 동쪽 하늘만 제대로 열려있었다면 송정 해수욕장 대신 오랑대 쪽으로 향했겠지만, 빛 없는 파도는 앙코없는 찐빵과도 같아서 밋밋한 풍경만 볼 것 같아 이내 포기하고 느긋하게 커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동쪽하늘에 짙은 구름이 자욱할 때의 송정 해수욕장은, 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빛내림이 장관을 이룰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추이만 열심히 살피고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린 햇살이 짙은 구름 사이로 삐죽 고개를 내미는가 싶더니 수평선 위에선 때아닌 빛잔치가 흥건하게 펼쳐졌습니다.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아쉬운 마음에 망원렌즈를 끼우고 그 광경을 카메라로 담습니다. 해가 점점 떠올라 하늘을 보니, 새벽녘엔 어두워서 몰랐던 양떼구름이 파란 하늘에 동동 떠있었는 게 아니겠습니까. 어안렌즈와 광각렌즈를 번갈아 끼우며, 파도를 타기 위해 바닷가로 질주하는 서퍼들을 배경으로 그 광경을 찍습니다. 소복하게 쏟아지는 빛내림과 함께 시리도록 푸른 가을 하늘 속의 예쁜 양떼구름까지.... 


아름다운 하늘만으로도 감동받은 아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