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설이 깃든 신비의 우포늪

  

 


 









 

 

 

 

 

 

 

 

 

 

 

 

 

 

 

 

 

 

 

 

 

 

 

 

 

 

 

 

 

 

 

 

 

 

 

 

 

 

 

 

 

 

 

 

 

 

 

 

 

 

 

 

 

 

 

 

 

 

 

 

 

 

 

 

 

 

 

 

 

 

 

 

 

 

 

 

 

 

 

 

 

 

 

 

 

 

 

 

 

 

 

 

 

 

 

 

 

 

 

 

 

 

 

 

 

 

 

 

 

 

 

 

 

 

 

 

 

 

 

 

 

 

 

 

 

 

 

 

 

 

 

 

 

 

 

 

 

 

 

 

 

 

 

 

 

 

 

 

 

 

 

 

 

 

 

 

 

 

 

 

 

 

 

 

 

 

 

 

 

 

 

 

 

 

 

 

 

 

 

 

 

 

 

 

 

 

 

 

 

 

 

 

 

 

 

 

 

 

 

 

 

 

 

 

 

 

 

 

 

 

 

 

 


 

 

 

 

가을이면 마치 연례행사처럼 찾아가는 곳이 있으니, 바로 우포늪이다.
일요일 새벽, 지인과 함께 찾은 우포늪은 언제나 그렇듯이 고즈넉한 풍경으로 우리를 맞았다.
비록 우포늪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스라히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없었지만,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 답게 자욱한 안개가 피어올라 우리를 또 다른 감흥에 젖게 만들었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인구가 급증하면서부터 우포는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풍속도를 만들어내는 것도 사실이다.
공휴일의 이른 새벽이면 불켜진 차량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어오고 좁은 비포장도로엔 주차할 자리도 마땅찮아
겨우 개구리 주차를 하고서야 사진 포인트로 이동해야 한다.
줄지어 늘어선 사진사들의 행렬이 사진 포인트로 이동할 즈음이면 어느새 동녘 저 편에 먼동이 텄다.
우포늪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겨우 자리를 잡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삼각대를 펼친 다음, 카메라를 걸었다.
여전히 차량들의 라이트 불빛이 우포쪽으로 향하는 걸 보면, 이제 이곳은 더 이상 신비로운 곳으로만 기억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부산에서 출발할 때 살펴본 기온이 17도였는데 막 우포에 도착해서 확인해 보니 8도였다.
무려 9도나 차이나는 엄청난 기온차지만, 바람이 거의 없는 우포늪은 성그런 추위보다는 아늑한 모태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신선한 공기가 폐부로 스며들고, 몇 마리의 철새떼가 후두둑거리며 날개짓을 했으며 자욱한 안개가 오랜 우포의 숲속을 젖어들고 있을 뿐이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정신이 맑게 깨어나서 거친 삶 따위는 초라하게 만들어 버리고 마는 거대한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고단하게 달려온 일상의 시간들을 잠시 벗어던지고 여유롭게 맞는 아침의 기분은...
이래서 늘 감정적으로 치닫게 하는 지도 모르지만, 오롯한 이 시간의 여유있는 사색이 그래서 더 즐겁다.
우포는, 내게 잔잔하게 침잠하는 사색을 가져다 주는 그런 장소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