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주의보라더니 그야말로 작은 해변 위로 거칠게 밀어닥치고 있었다.
밀물 때와 맞춰서 더욱 거세어지는 파도는 모래 사장의 거의 대부분을 점령하기까지 했다.
지독하게 몰아치던 한파가 한 풀 꺽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드러내놓은 손등은 시렸고,
냉기는 스멀스멀 폐부 속으로 밀려들었다.
나도 모르게 움츠려 들었다.
거의 1년만에 찾은 경주 문무대왕릉...
자욱한 물안개가 그 바다 위로 꿈결처럼 둥둥 떠다녔고,
아름다운 여명빛이 마치 고운 새색시처럼 환하게 맞이했다.
햇살은 너무나 강렬해서 눈조차 뜰 수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찬란한 아침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해가 뜨자 곧바로 갈매기들의 환희에 찬 군무...
우뢰처럼 소리를 내지르며 거대한 파도가 밀려들었지만,
물안개를 품은 채 출렁이는 그 광경 속에 펼쳐지는 갈매기들의 군무는
마치 웅장한 교향곡을 듣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 경주 봉길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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