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좌] 사진에서의 빛의 중요성






[사진강좌] 사진에서의 빛의 중요성


사진에서의 빛은, 굳이 강조해서 언급하지 않아도 그 중요성을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몇 번의 사진강좌에서도 이미 기본적인 내용은 말씀드렸었는데요, 이번에는 아주 편안한 시간으로 그동안 제가 찍은 몇 편의 사진을 통해 빛을 어떻게 조리하고 가공하는 나름대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빛... 솔직히 여전히 가장 어려운 명제 중의 하나입니다.

단지 눈으로 보이는 빛과 카메라로 찍어서 표현된 빛은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빛을 찾으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진을 찍을 때 늘 빛과 연관해서 찍는 습관을 들여놓지 않지 않으면 놓치기 일쑤니까요. 무조건 많이 찍기보다는 어떤 빛이 사진에 가장 좋은 지 그 빛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합니다. 빛은, 풍경사진이든 인물사진이든, 때론 감성적인 느낌을 담는 사진이든... 그 어떤 사진을 가리지 않고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빛을 잘 보고, 또는 그 빛을 버무리고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사진은 한층 진일보할테니까요.

 

 






 전체를 담기보다는 부분을 담다.


이른 아침에 들판으로 나가보면 이슬이 자욱하게 내려앉은 꽃밭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역광이나 역사광으로 보면 빛을 받은 이슬의 보케가 마치 영롱한 구슬처럼 반짝이는데요,
이걸 배경처럼 사용해서 꽃을 찍어도 예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캐논 135mm를 사용해서 조리개를 활짝 열고(f/2.0) 찍었습니다.
이런 사진을 찍을 때는 조리개 개방값이 좋은 단렌즈가 좋고, 
단렌즈 중에서도 망원계열 렌즈가 효과적입니다.








 좀 더 다가가서 빛을 표현해보자


강한 아침빛을 받을 때 찍은 꽃무릇 군락.
85mm로 꽃무릇 군락인데요, 역광을 받아 빛나는 반짝이는 이슬들이 
꽃대롱 끝에 하얗게 맺혀있습니다.
의도적으로 부분만 강조해서 촬영했습니다.








▲ 산란된 빛을 표현하다.


안개가 어느 정도 깔린 꽃밭은 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빛이 안개에 스며들면서 산란되고, 또 아침빛은 노란색까지 갖추고 있으므로 더없이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광을 활용해 전체를 담다


같은 꽃무릇이지만 꽃무릇 군락과 함께 동녘하늘의 태양까지 전체를 담으면 어떻게 될까요?
사실, 이 날은 구름 때문에 햇볕이 강하지 않아서 전체를 담았지만,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태양이 올라오면 이렇게 전체를 찍진 않게 되더군요.
너무 강한 햇살 때문에 오늘쪽 하늘은 노출오버가 나서 화이트홀이 생기기 일쑤인데요,
그나마 이 날은 구름 때문에 전체를 표현해도 그렇게 나쁜 느낌의 사진이 나오지 않은 듯 합니다.

광각렌즈로 찍었고, 노출 브라케팅을 활용해서 촬영했습니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앵글 범위 내에서 찍다.

캐논 24-70mm로 촬영한 지난 해 범어사의 가을 모습입니다.
막, 금정산 너머로 해가 질 무렵, 두터운 구름을 뚫고 몇 줌의 햇살이 범어사 일대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역사광이라서, 범어사의 노란 은행나무들이 제대로 표현되었는데요...
하늘부분은 가능한 한 배제하고 찍었습니다.

하늘까지 함께 담았더라면, 극심한 노출차이로 이런 표현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햇살이 강한 풍경에서는 하늘은 가급적 배제하라.


100-400mm 망원렌즈로 촬영한 보성 녹차밭 사진입니다.
옅은 안개가 깔린 보성 녹차밭은 빛을 촬영하기에 최적의 장소인데요,
그런 행운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문제이긴 합니다.
강한 햇살이 쏟아지는 하늘은 배제하고,
빛갈라짐이 가장 좋은 나무 부분만 부분적으로 촬영했습니다.
이렇게 망원렌즈를 사용해서 촬영한 이유는 하늘 부분의 '노출 오버' 때문이 첫번째, 
그리고 역광으로 생긴 빛갈라짐이 저 부분에서 가장 잘 표현되었기 때문입니다.








▲ 늦은 오후에도 예외없이 강렬한 빛의 느낌을 담을 수 있다.

길게 드리운 사람의 그림자, 양들의 윤곽이 뚜렷해진 햇살로 미루어 짐작컨대, 아침 아니면 저녁이겠죠.
이 사진은 해가 지기 직전... 
즉, 가장 강한 햇살이 비치는 늦은 오후의 대관령 양떼목장입니다. 
오른쪽에 붉은 나뭇잎을 배치시켜 가을임을 새삼 강조하려고 했었는데,
이때도 하늘은 배제했습니다.
햇살이 강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하늘과 땅을 함께 넣게 되면 당연히 노출 차이 때문에
어느 한 쪽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은데요... 
특히 손에 들고 사진을 찍게 되면 이 두 부분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역사광 사진의 아름다움...

안개 낀 뉴질랜드 들판을 달리다가 어느 언덕을 올려다 보니 양들이 빛을 받아 성그렇게 서 있더군요.
분위기는 위의 양떼목장과 비슷한 분위기지만, 이른 아침에 촬영했습니다.
역사광을 받아 양들의 윤곽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추운 날씨 탓에 양의 입김까지 표현되었습니다.
아침빛이 닿은 부분은 전체적으로 그 윤곽이 제대로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빛과 어둠을 적절히 배치하면, 빛이 닿은 부분은 더 강렬하게 드러납니다.
거기에 주변을 휘감고 도는 안개까지 더해주니 그 분위기는 금상첨화나 마찬가지~!







 물의 질감을 표현하다.


작은 웅덩이에 고여있던 물을 바닥에 바짝 엎드려 광각렌즈로 촬영했습니다.
역광인데, 바닥에 조금 고인 물 때문에 반영은 물론이고 보케까지 멋지게 발생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반영 부분을 뒤집을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찍었기 때문에
보케 부분이 있는 반영사진이 훨씬 많이 표현되었습니다.
바닥에 묻은 작은 물기들도 빛을 받으면 제대로 표현되는데요...
이런 시도는 잦은 연습을 통해 습득될 수 있습니다.









 역광 상태에서 얼굴의 디테일을 표현하려면 스트로보를 사용하라.

역광 상태에서 인물의 디테일을 표현하려면 스트로보나 반사판을 활용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위의 사진은 저녁 빛이 약해서 반사판을 활용해도 거의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스트로보를 사용해서 촬영했는데요,
스트로보는 캐논 580ex Ⅱ였고, 세팅은 고속동조로 놓고 밝기를 조절하면서 찍었습니다.
보통 사진여행을 떠나 보면 무게 때문에 스트로보를 두고 오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스트로보도 거의 필수품이나 마찬가지라서 반드시 챙겨오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스트로보 사용법은 미리 숙지하셔야 합니다.







 인체를 강조하다


낙타들이 모래 위를 훑고 지나가면서 일으키는 먼지가 아침빛을 받아 흐릿해진 사막,
낙타들을 몰고 가는 낙타몰이꾼의 뒷모습을 살짝 표현했습니다.
인도 라자스탄 지방의 독특한 바지 모양 때문에라도 그렇지만, 그의 느릿한 걸음걸이가
그 날 아침의 풍경과 살짝 맞아떨어지는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굳이 인물의 얼굴을 담지 않더라도 빛과 모래가 흥건한 사막에서 
몰이꾼의 느린 걸음걸이만으로도 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니까요.







 태양을 향해 쏴라 #1

태양이 중천에 떠 있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당연히 역광 상태이기 때문에 인물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서 반사판과 스트로보를 사용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스트로보보다는 반사판의 빛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태양빛을 갈라지게 표현하기 위해서 조리개는 f/18정도로 조였습니다.
저 정도로 조여서 한낮의 태양을 찍게 되면 위의 사진처럼 '쨍'하며 갈라지는 것이죠.







 태양을 향해 쏴라 #2

피어놓은 불에서 나온 자욱한 연기가 가지를 뚫고 나온 강한 햇살과 뒤섞여서 제법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는데요,
지나친 역광으로 인해 인물의 디테일이 표현되지 않더군요.
자연스럽게 인물의 디테일을 살릴려고 스트로보의 세팅값을 적당하게 낮춰서 촬영했습니다.









 태양을 향해 쏴라 #3

눈보라가 몰아치는 대관령 양떼목장, 
눈보라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 태양과 맞짱을 떴습니다.
때마침 누군가 지나가길래, 날카롭게 날아나는 눈보라를 향해 촬영~!
이때도 태양을 날카롭게 표현하게 위해서 조리개를 조였습니다.







 빛과 그림자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해가 막 뜨거나 질 때의 그림자는 길게 표현되기 때문에 피사체의 그림자도 함께 표현하면 이상적입니다.
자칫 빛만 지나치게 집중해서 보고 있으면 그림자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 단풍잎에 와닿은 햇살


단풍잎 끝에 살짝 비치는 햇살을 찍고 있노라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이런 사진을 찍을 때는 스팟측광으로 촬영하게 되는데요, 
빛이 닿은 단풍 주변을 어둡게 표현하여 단풍잎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볕이 좋은 가을 날... 이런 햇살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힐링, 그 자체일 겁니다.






 이른 아침의 빛과 연기

거의 역광으로 쏟아지는 거침없는 아침빛 때문에 여린 감나무 새순들이 연두빛으로 빛이 나고 있지만,
집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가 없었더라면 그 감동은 훨씬 반감되었을 겁니다.
이렇듯 아침이나 저녁무렵의 안개나 연기는 그 빛의 여운을 더욱 더 짙게 해서
오랫동안 그리움의 대상으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파도와 빛, 그리고 장노출

안개, 연기 뿐만 아니라 빛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파도입니다.
위의 사진은 부산 오랑대에서 촬영한 것인데요, 옅은 구름띠 때문에 해가 어느 정도 떠오른 직후에 촬영되었습니다.
덕분에 아침 무렵의 노란 색은 사라지고 없지만, 
역사광을 받아 눈부신 파도를 0.5초 정도의 장노출로 표현했더니 묘한 분위기가 나타납니다.
왼쪽의 플레어는 실제로 강한 햇살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빛내림


아침 무렵의 빛내림은 그 결이 제대로 살아있기 때문에 또다른 힘이 실려있습니다.
비록 구름을 뚫고 막 나온 햇볕 때문에 다소 오버가 나긴 했지만 해안으로 밀려드는 파도와 함께
그 날 아침의 신나는 행진가를 사진 속에 품고 있는 듯 합니다.






 연기로 표현된 빛


말없이 영감님을 굽어보고 있는 낙타 너머로 노란 연기가 빛에 산란되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영감님과 낙타를 관찰하면서 촬영했었는데요,
옅은 역광빛에 산란된 연기의 분위기와 영감님과 낙타의 교감하는 듯한 느낌이
꽤 마음을 사로잡았었습니다.






 빛과 물안개


물안개가 피어나는 부분은 빛이 가득 스며들었지만 나무가 있는 부분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물안개가 피어있는 부분이 환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림자 진 나무부분의 실루엣이 더 적극적으로 보이는데요,
빛과 그림자라는 양면성을 활용해서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