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강양항의 오메가 일출





울산 강양항의 일출  



일기예보도 보지 않은 채, 더군다나 기대나 생각도 없이 그저 의무감으로 나선 길이었다. 

매일 아침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모종의 강박관념이 그렇게 울산 강양항으로 불렀는 지도 모른다. 부산 해운대에서 불과 40분 거리.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생겨나면서 강양까지의 시간은 한층 단축되었고 그만큼 심리적 거리도 가까워졌다. 몇 년 전엔 구불구불한 국도도 쉼없이 달리곤 했었으니 반듯한 고속도로 쯤은 그야말로 '껌'이나 다름 없었다. 강양에 다다를 무렵의 새벽 하늘은 어느새 여명이 붉게 터오고 있었고, 꿈틀거리며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어두운 수면 위로 어슴프레 보였다. 


'대박이다~!'


그런 직감이 정수리를 자극했다. 강양항보다는 진하해수욕장 쪽에서 명선도의 일출을 담고 싶어 서둘러 명선교를 건넜다.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 바닷가, 왠일인지 물안개는 진하쪽보다 강양쪽이 훨씬 많았고(보통 진하쪽이 훨씬 많음), 살짝 걷힌 헤이즈와 낮은 일출 각도 때문에 살짝 불안이 엄습했다. 게다가 일출시간 딱 10분을 남기고 나온 강양 쪽의 멸치잡이배 한 척~! 그 배는 200mm 망원렌즈로도 충분히 당겨서 찍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수평선 너머 헤이즈가 잔뜩 끼긴 했지만 색이 살아있는 제대로 된 일출, 그러니까 기다려온 오메가 일출과 함께 찍으면 더 없이 좋은 그림이 되는 조건이었다. 망설일 여지도 없이 강양 해변 쪽으로 내달렸다. 물안개가 만들어 낸 습기 때문에 드러난 손가락이 아릿하게 시렸지만 그 정도는 아무 문제가 될 수 없었다.


그렇게 찍은 강양에서의 오메가 일출...

그리고 보니 이번 겨울 들어 벌써 3번째 오메가 일출과 물안개... 몇 년동안 도무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오메가 일출과 물안개가 올해 들어 겹겹이 생겨나고 있었다. 아쉬운 건 역시 갈매기~! 멸치가 잡히지 않으니 배들의 출항 횟수도 줄어들었고 멸치 또한 없어서 귀항할 때 따라오는 갈매기들의 수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물안개와 오메가 일출은 풍년인데 반해 멸치잡이는 그야말로 죽을 쓰고 있었다. 더불어 어부들의 한 숨도 깊어져서 이렇게 먼 거리에서 촬영하는 우리까지 미안할 정도였다.


아름다운 계절의 강양항 풍경...

더불의 멸치잡이 배들이 만선의 기쁨으로 귀항하는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풍어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