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던 날의 남도 풍경






남도의 설경
(백양사, 담양 메타세쿼이아, 보성 녹차밭, 세량지)


여전히 가을의 끝자락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득 설경을 보기 위해 눈 내리는 남도로 여행을 다녀온 이후론 겨울의 첫자락이라는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대설예보를 듣고 열 일 재치며 다녀온 전라남도, 그 중에서 보성 녹차밭, 화순 세량지, 담양 메타세쿼이아, 백양사 등을 돌아보고 왔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별이 초롱초롱하던 경남지방의 밤하늘과는 대조적으로 언뜻 짙은 먹구름이 끼는가 싶더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붓는 눈보라를 보며 새삼 대한민국이 넓긴 넓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첫 행선지인 보성 녹차밭... 이미 아침 해는 동녘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지만 밤새 내린 눈을 처음 밟고 올라가는 그 호기로움과 청량감은 가히 최고의 기분을 선사했습니다. 기대했던 안개는 없었지만 내린 눈이 쌓인 나무들이 바람에 서걱일 때마다 한 웅큼씩 눈이 떨어지는 장면은, 아침 햇빛을 받아 더욱 멋지게 다가왔습니다. 


두 번째 행선지는 예정에도 없던 화순 세량지... 한치 어긋나지 않은 대설 특보에 감탄하며 펑펑 퍼붓는 눈을 맞고 달렸습니다.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하얀 눈으로 장식된 침엽수들과 둥그런 눈을 보며 감회에 젖는 것 또한 잊지 않았었죠. 다소 물이 빠지긴 했어도 하얗게 치장한 세량지는 참으로 새 색시처럼 고왔습니다. 눈이 내리면서 칼 같던 반영이 어그러지긴 했어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담을 수 없을 것 같아 연신 셔터를 눌렀습니다. 당연히 파노라마까지...


세 번째 행선지는 얼마 전에도 다녀온 적이 있는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그리고 보니 이곳은 올 가을 들어 세 번째 찾는 곳입니다. 처음 찾았을 때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의 색감은  여름과 가을의 중간 같더니, 두 번째 찾았을 때는 완연한 가을, 이번에 찾았을 때는 아직 남은 누런 이파리에 소복히 눈이 쌓여있는 초겨을의 풍경 그대로였습니다. 한 계절에 제각기 다른 세 가지 색감의 사진을 찍는다는 건 여간한 행운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마치 호사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해가 뜨면서 날이 급속하게 따뜻해지는 지 연신 나뭇가지에 걸린 눈들이 우두둑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파란 하늘이 장관을 펼칠 백양사의 설경을 찍을 차례....


그렇게 마지막으로 마지막 찾은 곳은 올 가을에 가보지 못한 백양사였습니다. 몇 년 전에도 백양사의 설경과 반영을 찍기 위해 한 겨울에 찾은 적은 있었지만, 그 때는 한 겨울이었던지라 연못은 꽁꽁 얼어붙었고, 그 얼음 위에 눈까지 백설기처럼 덮혀 있어서 아쉬움을 자아냈던 적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다소 바람이 불어 깨끗한 반영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제법 파란 하늘과 주변을 감싸고 있는 따뜻한 빛과 하얀 눈까지 있는 완벽한 설경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맞이하게 된 겨울, 그렇게 찍은 남도의 설경은 또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겨울인가 봅니다.





























































































































▲ 하와이 촬영여행(2014.1.21(화)~27(월))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