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으로 떠난 사진여행






[프롤로그] 뉴질랜드 남섬으로 떠난 사진여행
[테카포 호수/푸카키 호수/퀸스타운/밀포드 사운드/반지의 제왕]


좋은 분들과 함께 뉴질랜드 남섬으로 사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금 뉴질랜드는 막 겨울을 지나 봄으로 치닫고 있는 계절입니다. 이곳도 이상기후의 영향 때문에 완연한 봄의 정취를 맡기 힘들 정도였는데요, 뉴질랜드 남섬의 높다란 서던 알프스 산맥은 여전히 하얀 눈을 머리에 쓴 설산들이 장관처럼 펼쳐져 있고 기후 또한 낮아서 이따끔씩 겨울 파커를 꺼내 입어야 했습니다. 보통 이맘 때가 되면 루피너스[Lupinus]라고 불리는 보라색 야생화들이 뉴질랜드 남섬에 지천으로 피어서 장관을 이룬다고 하는데, 더디게 오는 봄 때문인지 군락은 드문드문 눈에 띄일 뿐이었습니다. 


이번 뉴질랜드 남섬 여행의 주요코스는 뉴질랜드 북섬의 가장 큰 도시 오클랜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클랜드에서 크라이스트처치로 넘어오는데 어찌나 바람이 거세던지 비행기마저 요동을 쳐서 잠시동안 롤러코스터의 짜릿한 흥분을 톡톡히 실감해야 했습니다. 차량으로 테카포 호수[Lake Tekkapo]쪽으로 넘어오자, 그나마 푸르던 하늘이 우중충해지는가 싶더니 이내 비가 쏟아졌고, 새벽녘엔 싸락눈에 강한 돌풍까지 흩날리기까지 했습니다. 덕분에 테카포 호수에 있는 '선한목자의 교회[Church of the Good Shepherd)]'를 배경으로 촬영하고자 했던 별 점상 및 궤적 촬영은 물건너 간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테카포 호수를 떠나 푸카키 호수로 갈 때까지만 해도 그나마 날씨는 좋아졌고, 잠시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지만 다시 뉴질랜드 최고의 산이라는 마운트 쿡으로 향할 때는 또 천지가 하애지더니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해발 3,754m로 만년설이 덮혀있는 뉴질랜드 최고의 산인 마운트 쿡은 제대로 조망조차 못한 채 와나카 호수 쪽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와나카 호수 주변에 조성된 작은 도시 와나카[Wanaka]는 의외로 아름다웠습니다. 한적한 뉴질랜드 소도시다운 한가로움과 여유로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전형적인 뉴질랜드 마을이었는데요, 이곳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잠시 망중한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짧은 뉴질랜드 남섬여행의 하일라이트는 퀸즈타운[Queenstown]과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입니다. 퀸즈타운은 와카티푸 연안에 위치해 있는, 1860년대 골드러쉬로 한창 전성기를 누렸던 애로우타운이 얼마되지 않아 쇠락하자 와카티푸 호수 주변여행과 액티비티, 밀포드 사운드 관광을 즐기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되었는데요, 아름다운 퀸즈타운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곤돌라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확연해 집니다. 


세계 최대의 피요르드 해안을 손꼽으라고 하면 보통 노르웨이의 피요르드와 뉴질랜드의 밀포드 사운드를 꼽습니다. 밀포드 사운드는 지금으로부터 1만 2천년 전에 거대한 빙하가 계곡을 타고 내려왔는데, 거대한 빙하에 깍인 단애의 높이가 거의 1,000m이상된다고 하니 그 웅장함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밀포드 사운드는 온대 우림지역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바다와 접해 있어서 날씨가 변화가 심한데요, 우리가 찾은 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추적거리는 비를 맞으며 크루즈 위에서 밀포드 사운드를 둘러보기는 했지만, 사실 제대로 감응을 느낄 새도 없이 끝나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름모를 수많은 실폭포들이 1.000m 상공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오랫동안 기억될 장관이었습니다.


다음 날은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잘 알려진 글레노키[Glnorchy] 주변을 둘러봤는데요, 잘 알다시피 영화 [반지의 제왕]은 촬영은 뉴질랜드에서 했다고는 하지만 영상의 대부분은 CG로 재작업해서 영화로 선보였기 때문에 정작 촬영지에 와도 이곳이 그곳인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덕분에 힐링 여행을 제대로 했습니다. 초대형 공룡알 해변으로 알려진 모에라끼 해변[Moeraki Boulders]이 마지막 일정이었습니다. 원래 이곳은 일출시간과 맞추서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퀸즈타운에서 한 달음에 달려가기엔 꽤 먼 거리였고, 중간에 별촬영을 한다고 시간을 지체한다고 그만 늦어지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뒤늦게 도착해서 보니 물때마저 맞지 않아서 도착한 이후에도 한참을 서성거려야 했습니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거인의 구슬, 초대형 공룡알]이라고 화제가 되었는데요, 실제 모에라키 해변에는 지름 1~6m에 이르는 거대한 둥근돌 50여개가 흩어져 있습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대략 이동거리가 2,500km에 육박하는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궂은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있기 마련이어서 제대로 뉴질랜드의 이른 봄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요, 이곳에 그 여정의 작은 기록들을 담았습니다. 단지 아쉬운 게 있다면 바람이 심해 호수에 비친 설산과 푸른 하늘의 반영을 찍을 수 없었다는 것 정도... 

여전히 여행은 진행형이고, 그래서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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