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붉은 저녁노을







순천만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붉은 저녁노을 


어떤 정보도 없이 무작정 순천만으로 향했습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문득 기상청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가장 중요한 물때는 만조 직후라 순천만의 가장 화려한 S라인과 갈대 사이로 빨갛게 피웠을 붉은 칠면초는 보기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순천만 일대를 감싸고 있는 비구름 띠가 은근히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도, 무작정 떠난 길인만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서쪽으로 달리면 달릴 수록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 했고, 급기야 빗줄기를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그저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니 비 따윈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막 순천만IC로 내려가는 길, 비가 그치더니 금새 서쪽하늘이 개운하게 열리고 있었습니다. 마음을 비웠다고 생각했는데, 뒷따라 주는 행운 때문에 또 사진욕심이 그렁그렁 생겼던 모양입니다. 


순천만 생태공원을 지나 힘겹게 용산전망대까지 한달음에 올랐습니다. 9월의 더운 날씨 때문에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지만, 일말의 기대감 때문에 쉴 수가 없었습니다.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 예상했던 대로 S자 수로는 볼 수가 없었고 칠면초 또한 채워진 바닷물 때문에 자취를 감추고 말았지만 서쪽하늘은 붉은 빛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한 자리에서 찍다보니 화각은 단순할 수밖에 없겠지만, 붉게 변하는 서쪽하늘의 변화를 가감없이 찍을 수는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미친듯이 셔터를 눌렀던 것 같습니다. 비록 약간의 시차를 두고 변하는 순천만의 붉은 하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