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사진가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초보사진가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언젠가 10인연맹의 '역장'님이 '그대의 사진이 늘지 않는 10가지 이유'라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감동적인 그 포스팅을 읽고 한 번쯤은 꼭 이런 이야기를 나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관점의 차이야 있겠지만, 결국 사진을 잘 찍고 싶은 초보 사진가들의 요구를 이해하고, 잘못된 상식과 몰이해로 내가 겪었던 지난 날의 혼란과 고민의 시간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름대로 나열한 10가지의 조언이 초보사진가들에게 큰 도움은 되지 못하겠지만, 한 번 쯤은 고려해보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 기술적인 부분은 없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이야 굳이 이 내용이 아니더라도 많이 다뤄왔었고, 사람에 따라...또는 어떤 사진을 찍느냐는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라서 일부로 배제했습니다.




1. 카메라의 매커니즘부터 이해하자.


사진의 시작은 당연히 카메라부터 시작합니다. 

카메라의 뷰파인더에 보이는 프레임 속에 사진가의 시선과 생각을 집어넣는 과정이 사진이라고 본다면 카메라에 대한 이해는 아주 중요합니다. 사진을 잘 찍기 위한 선행조건은 무엇보다 카메라라는 기계의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처음 카메라를 사게 되면 생소한 용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조리개, 셔터스피드, 노출, 다양한 모드, 측광 등이 그것인데요,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자주 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가장 필요한 도구이긴 하지만 결국 사진은 사람이 찍는다는 겁니다. 즉, 그 도구를 얼마나 활용을 잘 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의도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있다는 말과도 의미가 상통하겠죠. 비록 생소하고 낯선 용어라고 할 지라도 카메라의 매커니즘부터 이해하는 과정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매뉴얼 3회 이상 정독'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적어도 자신의 카메라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뉴얼의 정독은 필수입니다. 설령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늘 가지고 다니면서 그 상황에 맞는 매뉴얼을 매번 숙지하는 게 좋습니다. 즉, 카메라의 매커니즘을 이해하면 사진생활이 즐거워집니다.

 

 

 







 

2. 이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습~!


하지만, 너무 매뉴얼만 정독하다 보면 금방 실증이 나기 마련인데요 무엇보다 찍고 싶은 욕심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필드에서의 사진찍기와 기본적인 사진 이론 또는 카메라 상식에 대한 이해는 병행하는 게 좋습니다. 이론만 너무 앞세우면 고루할 뿐만 아니라 금새 지치고, 필드에서의 사진찍기만 내세우면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큽니다. 


두 가지를 적절하게 병행하면서 자신의 사진을 리뷰하는 것도 잊지 마십시오. 일일히 자신이 찍은 사진의 메타정보를 확인해보면서 왜 이런 상황에서 이런 수치로 사진을 찍었는 지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고민하지 않으면 절대 사진은 늘지 않습니다.  

 

 








 

3. 귀찮아 하지 마라


사진을 찍는 과정을 단지 셔터만 누르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사진을 찍는 과정은 [필드에서 셔터를 누르는 일] 뿐만 아니라, 사진의 선별, 후보정, 인화(또는 포스팅)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 중에서 특히 후보정에 대한 부분을 아주 귀찮아 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후보정이라는 작업이 생소할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진은 찍는 순간도 중요하지만, 찍고 나서 좋은 사진을 선별하고 후보정하는 과정도 아주 중요합니다. 특히 사진을 자신의 느낌이나 색감으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후보정이라고 본다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고 과정입니다. 다소 귀찮더라도 공부하십시오.

 

 








 

4. 인증샷에 연연하지 마라.


예전에 필름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떠날 때는 그 만만찮은 부피도 걱정스러웠지만, 한 컷 한 컷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메모리카드의 용량에 따라 수많은 사진을 담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의 시대~! 그만큼 컷은 늘어났고 남발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게다가 블로그나 SNS 등이 대중화되면서 이른바 '인증샷'은 자연스러운 대세가 되었습니다. 생각없이 누르는 인증샷은 사진을 잘 찍고 싶은 사람들에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은, 단지 찍는 게 아니라 그 프레임 속에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채워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증샷에 연연하지 마시길~!

 

 









 

5. 많이 관찰하고 다가가고... 


어떤 류의 사진을 찍든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신중한 관찰이 핵심입니다. 이른바 '심미안'을 가지기 위한 과정이 관찰일테고, 이런 관찰이야 말로 자신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본적인 뼈대가 되는 셈입니다. 즉, 흔한 인증샷만 남발하다 보면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많이 관찰하고, 때로는 한 발 더 다가가고... 진실로 자신이 찍고 싶은 장면에 셔터를 누르세요. 수백장의 인증샷보다는 제대로 된 한 장의 사진이 가치를 발휘하는 법입니다.

 



 





 

6. 누구보다 부지런하라.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부지런하지 않으면 좋은 사진을 건질 확률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부지런함의 미덕은 비단 풍경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만 국한된 애기는 아닙니다. 당연히 좋은 풍경을 담고 싶은 분들에겐 부지런함이 생명입니다. 아무리 사진을 잘 찍는 사진가라고 할 지라도 날씨 등의 조건이 받춰주지 않으면 좋은 풍경사진을 절대로 찍을 수 없듯이 다른 성향의 사진에서도 부지런함은 필수입니다. 

 









 

7. 좋은 사진들을 많이 봐라.


사진은 모방의 예술입니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훌륭한 사진가들의 사진들을 많이 봐야 하고, 때로는 비슷한 프레임으로 모방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습니까. 새로운 창조를 위한 모방은 어느 예술에서나 뒤따르겠지만 특히 사진은 그런 과정이 더더욱 필요합니다. 물론 지나친 모방은 그 아류밖에 안된다는 것도 잊지 마십시오.  


자칫 오해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꼭 모방을 위해서나 흉내내기 위해서... 좋은 사진을 보라는 애기는 절대 아닙니다. Never~! 좋은 사진을 많이 보고 또 좋은 사진을 판별해내는 눈이 있다는 건, 그만큼 사진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걸 의미합니다. 좋은 사진은, 자신의 시각을 키우게 할 뿐만 아니라 사진에 대해서 또 인생에 대해서 많은 걸 깨닫게 합니다. 

 









 

8. 자신만의 사진 스타일을 찾아라.


가장 힘든 부분이겠지만, 사진에서 가장 지향해야 할 우선순위가 바로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사진찍기일 겁니다. 사실 제게도 여전히 어려운 숙제이긴 합니다. 나만의 색깔이 담긴 사진을 찍기 위해선 무엇보다 명확한 주제를 가져야 합니다. 그 주제를 사진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사진 속엔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담겨야 하고, 삶의 모습들이 담겨있을 겁니다. 때론 연작 형식으로 표현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그 부분이 가장 어렵긴 합니다. 그래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죠. 

 









 

9. 과도한 장비 욕심부터 버려라.


희안하게 사진 자체보다는 카메라 장비나 액세사리에 욕심을 부리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좋은 카메라와 렌즈로 사진을 찍으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분들이 많습니다. 먼저 이런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아예 그런 생각조차 갖지 않으려면 초반부터 최고의 장비로 시작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그런 여력이 되지 않는 분이라면 장비에 대한 무조건적인 환상부터 과감하게 버리고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욕심으로 갈아타는 게 필요합니다. 좋은 사진은 좋은 장비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사진가의 역량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10. 항상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녀라.


사진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세요. 

큰 줌렌즈가 부담스럽다면 가벼운 단렌즈만 바디에 마운팅하고 일상의 이야기들을 관찰하며 기록해도 재미있을 겁니다. 좋은 사진은 잘 알려진 유명 출사지에서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일상에서도 다양한 소재의 사진을 찍을 수가 있는데요, 특히 놓치기 쉬운 빛이나 거리의 풍경,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스냅샷들은 항상 카메라를 휴대하다보면 찍을 수 있는 부산물이기도 합니다. 늘 다르게 보고 느끼고 판단하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사진 속에 매일 담는 작업도 꽤나 재미있습니다. 사진의 소재는... 결코 먼 곳에 있지 않고 우리 도처에 늘려있습니다. 우리가 애써 외면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