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행에서의 단렌즈 활용법






 

사진여행에서의 단렌즈 활용법

 

 

사진여행, 특히 해외로 떠나는 사진여행에서는 반드시 단렌즈군(群)들을 챙겨가는 게 버릇처럼 되었습니다. 

각 브랜드별로 여행렌즈라고 불릴만한 18-200mm, 18-270mm 등의 다목적 멀티렌즈들이 출시되어 있지만, 대체적으로 렌즈가 어둡고 가변인데다, 무엇보다도 여러 영역대를 커버하다 보니 화질이 좋지 않다는 한결같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햇살이 좋은 날 사진을 찍으면 저런 여행렌즈로도 충분히 쨍하고 좋은 화질의 사진을 뽑아낼 수 있겠지만, 문제는 사진여행의 특성 상 그런 조건에서만 촬영할 수 없다는 겁니다. 때로는 어두운 골목도 거닐어야 하고, 다소 어둑하게 보이는 현지인의 집도 방문할 기회도 있을 텐데요, 그럴 때마다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ISO를 올려서 촬영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아무리 좋은 최신형 카메라라고 해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ISO를 올릴 경우 픽셀이 뭉개지는 것은 물론이고 지독한 노이즈 때문에 웹용으로도 사용하기 힘든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출력을 염두에 두고 촬영하신다면 거의 절망 수준일 겁니다. 비싼 돈 들여 떠나는 여행인만큼 화질에 대한 궁극적인 갈증을 해소해 줄 대안이 바로 '단렌즈'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단렌즈가 만능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한정된 화각이 가장 걸릴 겁니다. 발줌을 팔면 된다지만 때론 발줌으로도 해결되지 않을 때가 많고, 조리개를 개방했을 경우 지나치게 얕은 심도로 곧잘 핀이 틀어지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게다가 줌렌즈의 편리함에 이미 길들여졌다면 자주 렌즈를 교체해야 해야 하는 단렌즈는 불편함의 표상일 수도 있습니다. 일정 화각에 맞는 렌즈를 꾸역꾸역 챙겨가려면 그 무게나 부피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이래저래 사진여행을 망치는 요소도 산적해 있습니다.


선택은 개인의 몫입니다. 편리함을 추구한다면 18-200mm, 18-270mm 등의 광대역 줌렌즈가 좋습니다. 화질을 염두에 둔다면 단연 단렌즈가 으뜸입니다. 저는 이미 편리함보다는 화질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고, 딱 그 화각만큼의 시선에 머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단렌즈만으로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세상의 모든 풍경을 담기보다는 내가 찍고자 하는 화각의 장면만 잘 담아도 멋진 여행사진이 되리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 소유하고 있는 4개의 단렌즈

 

가지고 있는 단렌즈는 모두 4개로서 캐논 35mm f1.4, 캐논 50mm f1.4, 캐논 85mm f1.2, 캐논 135mm f2.0이 그것입니다. 


ⓐ 캐논 35mm f1.4

여행 중에 주로 가까운 곳에서 촬영할 때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바로 35mm f1.4 이른바 사뮤엘이라고 부르는 렌즈입니다. 주로 스냅용으로 많이 쓰이는데요 특유의 밝은 느낌 때문에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 캐논 50mm f1.4

제가 가진 렌즈 중에 유일하게 L렌즈가 아닌 50mm f1.4. 따뜻한 느낌이 사진 전체에 흐르기 때문에 화사한 느낌을 주는 렌즈입니다. 


ⓒ 캐논 85mm f1.2

가장 많은 활용도를 보이는 렌즈로는 단연 85mm f1.2. 하지만 포커싱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비교적 정적인 사진을 찍을 때 많이 사용됩니다. 200mm 대포를 제외한다면 그 화사함이 압권이어서 가히 최고라고 치켜세울 정도입니다. 


ⓓ 캐논 135mm f2.0

가장 최근에 구매한 135mm는 85.2mm를 대신할 보완책인데요, 무엇보다 캐논에서 가장 빠른 포커싱을 자랑하고, 애기대포라고 불리워질 정도로 화질도 뛰어난 편입니다. 단, 지나치게 망원이라서 화각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

 

 






 


 

■ 사진여행의 목적이 인물 또는 다큐 쪽이라면...

 

사진여행, 또는 촬영여행의 목적이 전적으로 풍경에만 집중해 있다면 굳이 단렌즈는 필요없을 겁니다. 요즘 나오는 줌렌즈는 그 성능도 뛰어날 뿐 아니라 화질도 우수한 편이고 일출/일몰이나 야경 촬영 시에는 주로 삼각대를 설치해서 촬영하기 때문에 단렌즈의 필요성을 느낄 시간도, 겨를도 없을 겁니다. 줌렌즈로 찍은 풍경사진보다는 단렌즈로 찍은 풍경사진이 훨씬 쨍하고 우수한 화질을 보장해 주는 건 사실이지만  무게와 갯수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어서 그다지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풍경 뿐 아니라 인물/다큐 쪽으로 치중하는 사진여행이라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적당한 조리개 개방으로도 우수한 화질과 함께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심도얕은 사진(즉, 아웃포커싱이 잘 된...)을 뽑아주기 때문입니다. 거리나 골목을 거닐 경우에는 다른 렌즈는 일단 숙소에 두고, 카메라에 단렌즈 하나만 마운트해서 가볍게 다니라고 곧잘 충고하는 편입니다. 화각으로 인해 조금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스냅샷이나 포즈샷에서는 이만큼 뛰어난 렌즈들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캐논의 대표적인 표준줌렌즈인 24-70mm f2.8 L렌즈보다 싸고 가벼운 50mm f1.8렌즈를 추천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조금의 불편함만 감수한다면... 그리고 시선을 그 렌즈의 고정된 화각으로 자꾸 구성하려 노력한다면 분명 새로운 세상이 눈에 보일 것입니다. 사진은 어차피 연습이고, 부단한 연습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담으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시선으로 창조되는 진정한 사진을 담으시기 바랍니다.

 

 



 인도 조드푸르(35mm f1.4)




 베트남 박하(50mm f1.4)




 인도 델리(85mm f1.2)




 선운사(85mm f1.2)




 백양사(85mm f1.2)



 인도 푸쉬카르(135mm f2.0)







 

■ 어두운 도시의 골목, 현지인의 집 등에서도 유리한 단렌즈

 

풍경 특히 야경사진처럼 고정된 피사체를 찍을 경우엔 줌렌즈와 삼각대를 사용해도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찍을 수 있지만 어두운 도시의 골목이나 현지인의 집처럼 주 피사체가 '사람'에 집중되어 있는 스냅이나 포트레이트 사진들은 또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물론, 의도적으로 모션블러로 촬영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정지된 화면을 의도대로 찍으려면 조리개를 개방하거나 ISO를 올려서 셔터스피드를 확보해야 합니다. 어떤 렌즈든 조리개는 한계가 있고, 어떤 카메라든 ISO를 올리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개방값이 뛰어난 단렌즈가 유리한 것은 물론이고, 노이즈 억제력이 뛰어나고 저휘도에서도 초점을 잘 잡아주는 최신형 바디가 뛰어난 성능을 발휘합니다.  어두운 상황에서도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요건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것이죠.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셔터스피드를 확보하기 위해서 지나치게 ISO를 올릴 경우 노이즈 때문에 픽셀이 뭉개지기 때문에 확대해서 보면 핀이 나간 것 같은 사진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같은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다면 왠만한 줌렌즈보다 싸구려 단렌즈가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합니다. 18-200mm같은 광대역 줌렌즈로는 이런 상황에서라면 분명 좌절하실 겁니다.


여행의 목적이 사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단렌즈 하나쯤은 챙겨가십시오. 유용하게 사용될 시간이 있을 겁니다.

 

 


▲ 교토 미야가와초(85mm f1.2)



▲ 인도 델리(135mm f2.0)



▲ 인도 기차 안(35mm f1.4) 




▲ 인도 조드푸르(85mm f1.2)





▲ 베트남 사파 마짜마을(35mm f1.4)




▲ 남아공 케이프타운(85mm f1.2) 




▲ 요르단  암만(35mm f1.4)

 




▲ 요르단  암만(35mm f1.4)



 베트남 박하시장(135mm f2.0)





서울 덕수궁(85mm f1.2)




 인도 푸쉬카르 낙타축제(135mm f2.0)





 일본 교토 (85mm f1.2)





 대관령 양떼목장 (85mm f1.2)




 선운사(85mm f1.2)




 경주(85mm f1.2)




 담양 (85mm f1.2)




 개심사 (85mm f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