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여행, 교토를 산책하다(난젠지, 철학의 길)






교토여행은 그야말로 일본여행의 정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일본여행을 많이 했다고 자부하는데도 교토만큼 일본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 곳은 흔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교토 방문이 두 번째이긴 하지만 첫번째 방문과의 시간적 간극이 길었던만큼  이번 교토여행은 새로운 자극처럼 신선하게 다가온 게 사실입니다. 정말 교토만 제대로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아마도 일본의 3대 마쯔리 중의 하나인 기온마쯔리 기간(7월 중순 경)에 맞춰 교토를 다시 방문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심스럽게 스케쥴을 작성하고 있는데요, 확정되면 '푸른솔™과 함께 가는 일본 교토 사진여행'이라는 타이틀로 공지해볼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지는 교토의 동쪽 언덕기슭에 자리한 난젠지南禅寺입니다.

난젠지는 일본 선종의 한 사찰로, 선불교 임제종 난젠지파의 본산입니다. 이곳은 단풍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가을(11월 중순~말)이 여행적기라고 합니다. 난젠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수로각입니다. 수로각은 메이지시대(1868~1912)에 건설된 비와코(琵琶湖) 운하의 일부라고 하는데요, 아치형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마치 스페인 세고비아의 로마시대 수도교를 연상시켰습니다.

 

난젠지에서 시시카타니도로鹿ヶ谷通 를 따라 조금만 걸어와서 에이칸도초永觀堂町쪽으로 올라오다 보면 철학의 길

哲学の道이 나옵니다. 수로와 함께 형성된 철학의 길은 은각사까지 2km남짓 형성되어 있는 삼나무숲길인데요, 일본의 유명한 철학자 니시다 키타로가 즐겨찾던 산책로라고 해서 낭만적인 [철학의 길]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번잡했던 아오이 축제를 보고 난 뒤라 그런지, 호젓한 철학의 길을 걷는 기분은 개운한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서 이 산책로를 따라 걷는 교토사람들의 모습이 꽤 많이 보이더군요. 올레길같은 호젓한 길을 걷는 열풍이 한국에도 불었듯이 일본 역시 에코여행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듯 했습니다.

 

간단한 소바로 점심식사까지 마친 뒤라 그런지 철학의 길은 정말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었습니다.

강한 햇살과 함께 어느새 더워진 열기 때문에 여행지를 이동할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고 수로를 따라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기분... 참 좋더군요.

 

교토에 가시면, 긴가꾸지銀閣寺와 난젠지南禅寺를 연결하는 철학의 길도 함께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이곳에서 느긋한 여행이 주는 느림에 대한 미학도 몸소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삼나무숲길을 떠다니는 바람결도 느껴보고, 은근한 물소리도 들어보고, 나무끝에 매달린 햇살도 담아보고...

그렇게 느긋한 걸음으로 푸르른 신록을 눈에 담으면 더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난젠지 입구에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기모노차림의 여인들...

일본의 그런 모습이 왜 이렇게 부러운지...



 난젠지 산몬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기모노입은 사람들.

make smiles~!



 난젠지 법당



 수로각 아래



 수학여행 온 기념으로 촬칵~!

마치 학창시절 수학여행이 생각나게 하는 단체사진.



 일본풍이 물씬 풍기는 어느 카페(カフェ) 앞에서



 철학의 길을 따라 걷던 사람들이 학교 옆으로 난 작은 골목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일본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시카타니도로鹿ヶ谷通



 식사를 마치고 나온 길에 연습삼아 찍어본 컷.

@시시카타니도로鹿ヶ谷通



 소박하고 아담한 가게들이 줄지어 있던 에이칸도초永觀堂町

철학의 길은 저 언덕너머에서 시작된다.



 교토, 에이칸도초永觀堂町



 난젠지에서 긴가꾸지까지 이어지는 2km 남짓의 철학의 길.

이 길을 걷는다고 철학자가 될 순 없겠지만,

부산한 여행길에서 잠시라도 느림의 미학을 깨닫게 될 수는 있다.



 부드러운 아가씨의 손길을 느끼고 있는 이 녀석...

부럽다~!(*^^*)



 독특한 그녀의 그림체 때문에 한참이나 애기를 나누며 그녀의 그림을 감상했었다.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도통 기억나지 않는 건 뭐지~!

내가 아는 일본어라곤 아주 간단한 단어 몇 개 뿐인데...



 이곳은 그저 느리게 걷기만 하면 되는 곳.

굳이 그 속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까.



 작은 신사를 돌아보고 오는 연인.

피워놓은 향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서, 다소 극적인 장면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찍긴 했는데...

너무 한낮이라 그런지 그 효과가 의외로 별로였다.



 수로를 따라 길게 이어진 삼나무숲길...

바람결을 느끼고, 새소리를 듣고, 청량한 물소리를 눈으로 맡다.



 양산을 가장 좋아하는 민족은 단연 한국인...

그 다음은 중국인, 그리고 일본인...

중국인들의 증가세가 만만찮긴 하지만 여전히 한국인이 독보적이다.

 

오랫동안 세상을 여행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무성한 햇살 속에 그렇게 산책은 끝이 났다.

꽃향기 느껴지던 '철학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