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여행, 헤이안시대의 우아한 가장행렬, 아오이 마쯔리







이번 교토여행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아오이 마쯔리(あおい祭り)를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겠죠.

아오이 마쯔리는 지다이 마쯔리, 기온 마쯔리와 함께 교토의 3대 마쯔리 중의 하나입니다.

매년 5월 15일이면 열리긴 하지만 지난 몇 해동안 하필 그 날에 비가 와서 연기되곤 했었다는 애길 들었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찾은 그 날엔 오히려 햇살이 따가울 정도로 화창하고 더워서 두툼한 고대의 의상과 장신구를  갖추어 입은 참가자들이 꽤나 고생했을 것 같습니다. 참가자들의 표정을 보시면 그 햇살의 세기와 더위를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 마쯔리의 기원은 1,400년 전 아스카시대 흠명왕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갑니다.

극심한 비와 바람이 농작물을 망치고 전염병이 온 나라에 돌자 가모신이 내린 천벌이라고 생각한 흠명왕은 가모신을 진정시키고자 방울을 단 말을 달려 제사를 지냈는데 그 이후부터 풍작이 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지금도 아오이 축제는 가모 마쯔리라고도 불리는데요, 가장행렬의 동선이 가모신을 모시는 시모가모신사와 가미가모신사를 연결하는 것으로만 봐도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이후 헤이안 시대를 개창한 건무천황이 헤이안을 보호할 목적으로 가모신을 인정하고 연례황실행사로 아오이 마쯔리를 본격적으로 개최하게 됩니다. 아오이 마쯔리는 헤이안시대 중기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는데요, 그 탓에 지금도 가장행렬은 아오이 시대의 화려한 귀족행렬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이후 가마쿠라 막부시대와 무로마치 막부시대를 거쳐 점점 축소되었다가 센고쿠 시대엔 완전히 단종됩니다.

메이지 시대에 부활했다가 2차대전으로 인해 다시 끊기게 된 것을 1953년에 개최하게 되었고 1956년에는 사이오다이齊王代라는 헤이안 시대의 공주제도를 마쯔리에 도입하면서 활성화됩니다.

 

아오이는 '접시꽃'을 뜻합니다. 당시 가모신에게 접시꽃을 바친 것이 유래가 되었는데요, 지금도 행렬에는 참석하는 사람들의 의상 뿐만 아니라 각종 도구, 신전 등에 접시꽃이 달려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우차 수레도 접시꽃으로 장식되어 있고요. 요즘도 일본인들은 접시꽃이 지진과 천둥같은 자연재해와 갓 태어난 신생아를 지켜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행렬은 5월 15일 오전 10시 30분, 교토 황궁에서 출발해서 천천히 시모가모 신사와 가미가모신사 쪽으로 이동합니다.

화려한 헤이안 시대의 복장을 갖춘  500명의 사람들과 우차 2대, 말 36필, 황소 4두로 구성된 행렬이 50여분에 걸쳐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데요, 독특한 헤이안시대의 행렬을 보기 위해 일본 각지에서 몰려든다고 합니다. 사실 기대했던 것만큼 축제는 신명나진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마쯔리때마다 어깨를 들썩이던 합동구호도 없고 음악소리도 없었으니 더욱 그랬을 겁니다.

 

침묵의 긴 행렬이 지나간 자리엔 무성한 햇살만 가득했습니다.





 머지않아 행렬이 시작되려는지 두 명의 제관이 뭔가를 들고 총총걸음으로 어딘가로 갑니다.



 행렬에 쓰일 우차牛車, 깃샤를 정열하고 있는 제관들.

깃쇼는 행렬의 앞과 뒤에서 각각 1대씩 움직이는데, 제관과 황소가 이끌게 된다.

깃쇼를 장식한 파란 나팔꽃이 인상적이다.



 아오이 마츠리를 구경하기 위해 교토황궁(御所) 앞의 도로를 매운 사람들


 아오이 마츠리를 구경하기 위해 교토황궁(御所) 앞의 도로를 매운 사람들



 아오이 마쯔리를 시작하기 전, 말을 탄 여경들이 사람들을 정열시키고 있다.



 기대감으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행렬이 시작되고 말았다.



 화려한 색상의 헤이안시대의 복식들.

궁사의 분홍색 의상이 더 두드러져 보였다.



 헤이안 시대의 복식에서 자꾸 우리 고대의 복식이 클로즈업되었다.

따지고 보면 아오이 마쯔리도 백제계인 하타씨 일족과 깊은 관계가 있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황소와 제관들이 이끄는 첫번째 우차, 깃샤.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화려하게 장식한 우산(風流傘-후류가사)가 드디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드디어 기모노를 예쁘게 차려입은 여성들이 등장했다.

귀족적인 축제인만큼 의상은 화려함의 절정을 이룬다.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지극히 일본적인 화장을 한 여인



 드디어 아오이 마쯔리의 하일라이트인 사이오다이齊王代의 수레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이오다이를 시중드는 여종들이 앞 뒤를 호위하며 걸어가는 모습.



 날씨가 너무 더운 탓에 여종으로 분한 학생들이 고개를 떨군 채 걸어갔다



 아오이 마쯔리의 하일라이트, 사이오다이齊王代의 수레

교토에 사는 미혼여성 중에서 선발되는 사이오다이는 무려 12벌의 헤이안시대 전통 예복을 입고 있다고 한다.



 너무 예쁜 아이.

카와이~!!!



 너무 예쁜 아이.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



 아오이 축제, 헤이안 시대의 가장행렬 @교토고쇼(御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