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진가들을 흥분시키는 호주 빅토리아주의 7가지 매력



올 한 해만 해도 두 번이나 호주 빅토리아주(멜번과 필립 아일랜드 포함)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같은 컨셉, 비슷한 여정이긴 했어도 계절이 주는 차이점 때문인지 사뭇 다른 느낌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바쁜 업무 일정과 겹치면서 제대로 사진을 들춰볼 겨를도 없었는데도 여행 때의 느낌이 여전히 진한 향수로 가슴에 남아있는 걸 보면 꽤나 감동을 받았음이 분명합니다.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능력만 있다면 여행사진가들만을 위해 특화된 빅토리아주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욕심까지 부릴 정도였으니 오죽했겠습니까. 그도 그럴 것이 풍광이 아름다운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개별적으로 방문하게 될 경우 어쩔 수 없이 '현지여행사'를 이용하게 되는데요, 현지 여행사 상품으로는 이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상품이 전무하다는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일출과 아침안개, 일몰, 아름다운 해변 등 찍을거리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여행사를 이용하게 되면 결국 대낮의 밋밋한 풍경밖에 찍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풍광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주경에 찍는 풍경사진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풍경사진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간대인 새벽과 아침, 저녁과 일몰직후의 환상적인 풍광은  너무 아름다워서 시선을 뗄 수 없을 지경입니다. 결국 절정의 풍경사진을 담기 위해서 쉼없이 셔터만 누를 겁니다.
 
비단, 그레이트 오션 로드 뿐만 아닙니다. 너무나 포토제닉한 멜번과 인근의 유명 관광지는 또 어떻고요? 색다른 시선과 색감을 원하는 사진가들에겐 멜번의 오래되고 낯선 골목들도 그렇지만 강렬한 오후빛을 받은 조형물과 함께 사람들을 담는 작업도 꽤나 인상적일 겁니다. 150년 전통의 이국적인 퀸 빅토리아 시장에서 현재를 살고 있는 멜버 사람들을 경험해 보는 것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지천에 늘려있는 사진꺼리들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곳이 바로 호주 빅토리아주로 대변되는, 멜번과 인근 지역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예전에 올렸던 '호주 멜번에서 가장 포토제닉한 베스트 7'과 '빅토리아주의 남다른 5가지 매력'과 그 궤를 같이 합니다. 결국 제가 보고 온 작은 범주 안에서 포스팅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리라 생각됩니다. 널리 양해해주실거죠? 사실, 잠시 다녀오긴 했었어도 제가 그곳을 온전하게 아는 건 아니니까 말입니다.
 
 
 
1.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황홀한 석양
 
 빅토리아주의 일몰시간은 현지시간으로 대략 8시 반쯤에 진행되었습니다. 
원래 한국과는 1시간 정도의 시차가 나지만, 여름에만 시행된다는 썸머타임제로 한국과의 시차는 2시간 정도 벌어져 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6시 반이면 초저녁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는 5~6시를 전후로 해서 모든 가게가 문을 닫기 때문에 6시 반이면 벌써 거리는 인적이 끊기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그러니 저녁 8시 반이면 꽤 늦은 오후가 되기 때문에 거리는 한산해집니다. 그나마 저희들이 갔던 조안나비치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그런 시간의 흐름과는 다행히 무관했습니다.
 
하지만 가을(2010년 5월)에 갔을 때와는 일몰각이 확 달라져 있어서 조금 당황하긴 했습니다. 
조안나 해변은 어느 정도 그때와 비슷한 느낌의 풍광을 연출하고 있었지만 일몰각 때문에 조금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렬한 햇살이 짙은 파도안개와 어우러져 사람들의 실루엣을 그야말로 장관으로 만들었던 지난 가을과는 달리 바다 너머로 해가 지는 바람에 환상적인 장면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곳의 일몰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남극쪽에서 밀어닥치는 강렬한 파도만큼이나 아름다운 조안나 해변의 일몰은 여행지에서 느끼는 색다른 감동임을 애써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2. 아름다운 밤으로 기억될 야경
 
풍경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야경을 좋아하실 겁니다. 저 역시 그런 사람 중의 하나인만큼 멜번의 야경에 대한 기대는 누구보다 컸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일정에서는 야경을 담을 기회가 단 하루밖에 주어지지 않아 많은 담진 못했지만, 여전히 멜번의 야경은 찬란한 기억으로 다가왔습니다. 제법 날이 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찍는 야경이긴 하지만, 야경이 간직한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도시야경 뿐만 아니라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화려하게 수놓은 밤하늘도 함께 담아보았습니다. 보통 별사진이라고 하면 궤적을 많이 떠올리실텐데요, 저는 점상촬영이라는 기법을 이용해서 별을 찍었습니다. 제 오래된 5디는 '열화'라는 현상으로 장노출에 취약점을 보이는데다, 가지고 간 릴리즈가 오작동하는 바람에 도저히 궤적을 촬영할 조건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야경을 담아야 했던 아쉬움이 이제야 문득 떠오릅니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은하수 흐르는 밤과 멜번의 아름다운 도회야경... 그 야경들을 적절하게 담을 수 있는 곳이 또 빅토리아주가 아닐까 합니다.









3. 그래피티로 기억되는 아기자기한 골목들
 
'미사거리'로 너무 유명한 호시어 래인 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그래피티로 꾸며진 골목들이 멜번의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이런 예쁜 골목들만 찾아다녀도 충분히 사진의 좋은 소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낯선 골목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며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작업도 은근히 재미있으니까요. 그것을 어떻게 담아내고 표현하는가는 순전히 개인의 몫이겠지만, 어떤 식의 표현도 가능한 예쁜 골목들이 멜번에는 아주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끌릴 겁니다.
 
아침, 낮, 오후, 저녁(또는 밤), 비오는 날, 햇볕 가득한 날 등 여러 조건에서 촬영해 봤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비오는 날에 찍은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짙은 음영을 줄일 수 있는데다 촉촉히 포도를 젖신 비로 인해 한껏 분위기 있는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지고 간 두 개의 단렌즈(35mm f/1.4, 85mm f/1.2)를 활용해서 셔터스피드를 잡았고, 색감마저 화려하게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4. 삶의 질감을 느꼈던 퀸 빅토리아 시장
 
세상 어디를 여행하던지 간에 가장 빠뜨리지 않는 곳이 바로 시장입니다.
몬트리올에 장딸롱 마르쉐가 있다면 멜번에는 그보다도 훨씬 큰 퀸 빅토리아 마켓이 있습니다. 예전에 왔을 때도 이곳을 찾은 적이 있는데요, 휴무일이었던 수요일에 방문했던 터라 그저 휑한 외관만 보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아침의 여유있는 시간을 이용해서 잠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여느 서구시장처럼 현란한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끌었던 청과물시장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함께 갔던 역장님과 낌효님도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는 것으로 봐서는 후회없는 선택이 되었을 겁니다. 시장이라는 곳은, 현지인들의 삶이 풍부하게 재생되는 공간입니다. 비록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제대로 된 사진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긴 해도, 단지 그곳에서 현지인들의 체취와 삶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멜번을 방문하신다면 퀸 빅토리아 시장을 놓치지 마십시오. 단, 월요일과 수요일은 휴무일이니 이 날만 피해가신다면 더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 겁니다.










5. 사람, 사람, 멜버너를 카메라에 담자
 
개인적인 견해로는 여행사진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사람 사진'입니다. 일명 '포트레이트Portrait'라고 부르는 사람이야 말로 여행을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하는 지름길일 뿐만 아니라, 색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첩경입니다. 인상깊었던 현지인들의 사진을 찍고 그들과 잠시라도 소통하는 여행이야 말로 그 어떤 여행보다 아름다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처럼 호주에서도 사람사진, 특히 아이사진을 찍을 때는 반드시 허락을 구하는 게 좋습니다. 양해를 구할 경우, 한국인들과 달리 대부분의 멜버너들은 서스럼없이 'OK' 사인을 보내기 때문에 행여 거절 때문에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사전에 허락을 구하지 못할 경우, 반드시 사후에라도 허락을 구하는 게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메일주소를 챙겨와서 전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6. 호기심 넘치게 만드는 거리의 풍경들
 
비슷한 것 같지만 세상의 모든 도시들은 나름의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워낙 스케일이 큰 풍경사진에 익숙해 있긴 하지만, 도시에서 만나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색다른 풍경은 사진의 좋은 소재로 호기심을 부추기기에 충분합니다. 낡은 트램이 돌아다니고, 수많은 인파들로 북적이는 멜번이라는 낯선 거리의 풍경을 담는 재미는 은근히 자극적이니까요.
어쩌면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더 셔터에 손이 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7. 파괴되지 않은 원형의 자연을 걷는 그레이트 오션 워크(Great Ocean Walk)
 
걷기열풍의 소용돌이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올레길이 각광을 받는가 싶더니, 각종 지자체에서는 앞다투어 그런 길들을 생산해내고 있고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소문으로 또는 광고로, 그렇지 않으면 예능 프로그램의 파급으로 인해 앞다투어 그 길을 찾고 있습니다. 없던 길이 뚝딱 만들어지고, 그 길 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느닷없이 가게가 들어서는가 싶더니, 함부로 버려지는 쓰레기들, 고성방가와 훼손되는 농작물들, 그리고 자잘하게 일어나고 있는 개발의 열풍까지 더해져 그 길들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해안가를 따라 난 그레이트 오션 워크는 인위적으로 조성된 길이라기보다는 예전부터 있었던 길들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길로는 차는 물론이고 애완동물, 자전거도 출입할 수 없게 제한을 두고 있고, 중간중간 땅이 패이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 몇 개를 이어서 만든 데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생태나 자연보호 등을 말로만 외치는 위정자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싶은 곳이 바로 '그레이트 오션 워크'입니다.
자연스러운 생태계를 잘 보존하면서도 아름다운 해안선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게 만든 길이 바로 이 길이니까요.
기회가 된다면 꼭 이 길을 따라서 호주의 자연을 느껴보십시오.











호주 빅토리아주와 멜번여행 정보

www.visitmelbourne.com/kr

www.backpackmelbourne.co.kr

www.greatoceanwalk.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