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으로 치닫는 경주의 가을길을 걷다



@ 경주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구 경주수목원), 2010 가을


가을을 느끼기엔 경주만한 곳도 없을 것 같습니다.
꽤 많은 곳에서 가을을 보냈고, 가을을 카메라에 담았으며 가을을 즐겼지만 경주만큼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지역도 흔하지 않습니다.
비록 막간을 이용해서 3번이나 다녀온 경주여행이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가을은 눈 깜짝할만큼 짧아서 이 기회를 이용하지 않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게 뻔하니까요. 

의외로 짙은 안개가 걷히지 않아 시간이 지체된 삼릉을 뒤로 하고 얼마전 다녀온 '경북 산림환경연구원(경주 수목원)'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오전 10시도 채 안된 일요일의 경주도로는 이미 많은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사실, 하룻만에 경주의 이름난 단풍 관광지를 둘러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내면 둘러보는 것은 어려울 게 없겠지만, 느낌없이 사진만 찍으면서 도는 여행패턴은 지극히 후진적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가을여행은 단지 카메라에 아름다운 풍경만을 담는 것이 아니라, 가을이 빚어내는 값진 가치를 느끼고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가끔 카메라를 내려놓고 사색하듯 신선한 자연의 공기를 음미하며 인적 드문 산림환경연구원의 뜨락을 거닐었습니다. 말간 햇살들이 잘게 부딪히고, 이름모를 새들이 숲 속을 돌아다니며 노래하고 서걱이는 바람들이 지친 피부를 간지럽히며 달아나고,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찌든 정신을 일깨우는 곳... 경주에서도 특히 내가 좋아하는 경북산림환경연구원은 고즈넉함으로 나를 맞이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곳을 좋아합니다.
아무리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경주라고 할 지라도 아침시간에는 인적이 드물어서 좋은 공기 맡으며 산책하기에 아주 그만입니다. 복
작거리는 도회를 벗어나 마침내 홀가분한 혼자가 되었다는 해방감이 희열처럼 꿈틀대며 밀려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가을, 과연 다시 찾아갈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뜨락을 거닐며 생각에 잠깁니다.



나즉하게 대화를 나누며 걸어가는 연인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들이야말로 가을을 제대로 느낄 줄 아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부러웠습니다.

@ 경주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구 경주수목원), 2010 가을





혼자서 오롯이 느끼는 가을이란...

어떤 감정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 경주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구 경주수목원), 2010 가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는 가을.

눈부시게 아름다운 유년의 기억 속으로 잠기게 합니다. 

@경주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구 경주수목원), 2010 가을







@ 경주 통일전 앞의 은행나무길, 2010 가을





@ 경주 보문정, 2010 가을



@ 경주 힐튼호텔 인근의 가로수길, 2010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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