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느끼고 싶어서 찍은 풍경사진들





떠나가는 가을이 아쉬워서 그런 것일까, 어김없이 새벽이면 저절로 눈이 뜨진다.
단내가 입안에 착 달라붙는 인스턴트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바람부는 바닷가로 향한다. 제법 날카로운 바람이 불고,
언제나 그렇듯 여명이 먼데서 터오기 시작하면 매고 있는 낡은 카메라를 습관적으로 만지게 된다.
일상처럼 별다를 것 없는 아침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부풀어오르는 기대감은 숨길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힘찬 심장의 울림처럼 오늘의 일출은 장엄함이 여과없이 표출된다.
구름을 비집고 새어나오는  거침없는 빛줄기들이 웅장한 서사시를 그려낸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 비로소 내가 살아있음을 깨닫는 시간이다.
내가 일출사진을 포기할 수 없는 유일한 이유는, 내 안에 내재해 있는 열정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론 절망하기도 하고 가끔 끝모를 나락으로 떨어질 때도 있지만,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친 내 영혼은 위안을 얻는다.  
 
포기하지 않기...
두려워하지 않기...
절망하지 않기...



어쩌면 빛나는 영광의 순간은 찰라에 지나지 않을 지 모른다.

@ 부산 송정해변, 2010 가을



내 안의 조용한 울림...

@ 부산 기장 장안사, 2010 가을



현기증나는 혼돈의 숲...

@ 부산 기장 장안사, 2010 가을



허파의 실핏톨처럼 끈끈히 이어지는 운명의 끈들...

@ 부산 기장 장안사, 2010 가을



세상은 그렇게 휘몰아 돌아가고...

@ 부산 기장 장안사, 2010 가을



눈물마저 침식당한 채 곧 끝날 가을을 아쉬워했다.

@ 부산 기장 장안사, 2010 가을

 

 

 

 촬영장비 : 캐논 EOS 5D + 17-40mm f4 L + 24-70mm f2.8 L + 35mm f1.4 L +100-400mm f4.5-5.6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