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많이 남는 가을 우포늪 출사




@ 경남 창녕 우포늪, 2010 가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찾아가는 우포에 또 다녀왔습니다.
늘 그렇지만,  잔뜩 부푼 기대감으로 찾아가긴 했지만 절대 첫 술에 배 부른 법이 없는 모양입니다.
물안개도 적당하게 올라와 있고, 솔기가 두툼한 갈대도 가을을 멋지게 장식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빛'이었습니다.
동쪽 하늘을 뒤덮은 두터운 구름으로 인해 일출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은 어둑했습니다.
여명 무렵에는 잠시 하늘가로 붉은 기운이 뻗치는가 싶더니 이내 두터운 구름에 가려져 빛도, 색도 없는 멀건 아침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햇살만 강렬하게 비췄어도 꽤나 인상 깊었던 풍경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막연한 아쉬움만 세어나왔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풍경은 사진은 부지런해야 좋은 사진을 많이 찍을 뿐만 아니라 어느 행운이 많이 따라져야 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 행운을 위해 미리 일기예보를 보거나 위성사진 등으로 구름의 상태를 파악하기는 하지만 단지 참조만 될 뿐이기 때문에 확실한 상황은 현지에서 확인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구름이 깔려있더라도 독특한 빛내림이 쏟아질 수도 있고, 구름을 뚫고 나온 햇살이 장엄한 하늘을 연출하기도 하는 등 예측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거기다, 타이밍이 생명인 일출/몰 풍경사진은 생각보다 다양한 화각의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일반 스냅사진이야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찍기 때문에 적절한 그림만 연출되면 그때 그때 찍을 수 있지만, 풍경사진... 특히 일출/몰 때 찍는 풍경사진은 대부분 삼각대를 고정해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좁은 장소에서 여러사람이 찍을 경우에는 유사한 사진이 찍힐 수 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정점의 순간에 건지게 되는 한 두 장이 전부입니다.
물론 셔터를 많이 누르기는 하지만 어찌보면 정점의 사진 한 두 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버려진다고 보면 됩니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꼭 그만큼의 풍경만 바라보이는 좁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다보니 비슷한 사진일 수밖에 없습니다.
빛만 나오면 제법 그림이 될 판이었는데, 기다리던 빛은 나오기는 커녕, 하늘은 더 짙은 구름으로 덮히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삼각대를 접는 게 상책입니다. 괜히 기대하고 기다리면 나오는 건 아쉬움과 눈물(?)밖에 없을 테니 말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다녀온 우포였습니다.
포스팅하기 차마 부끄러운 몇 장의 (비슷한 화각의) 사진이지만 무릅쓰고 걸어놓습니다.
그래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좋은 사람과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웠던 '우포'출사였습니다.




@ 경남 창녕 우포늪, 2010 가을

@ 경남 창녕 우포늪, 2010 가을

@ 경남 창녕 우포늪, 2010 가을

@ 경남 창녕 우포늪, 2010 가을

@ 경남 창녕 우포늪, 2010 가을

@ 경남 창녕 우포늪, 2010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