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경] 제천 옥순봉에서 바라본 청풍호 가을풍경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옥순대교는 충북 제천의 상천리와 괴곡리를 이어주는 청풍호반의 아름다운 다리다. 
옥순대교를 제대로 조망하기 위해서는 요즘같은 가을날, 이른 새벽에 옥순봉에 올라가는 것이 가장 좋다.
청풍호반을 떠다니는 운해와 함께 붉은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이곳의 풍경은 가히 비경이라 할만큼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움을 뽐낸다.
산수화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절정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다.
 
옥순봉은 높이 283m로 충북 제천에 속해 있는 작은 봉우리다.
비록 높이는 작지만 그곳에 올라서기만 해도 청풍호를 타고 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옥순대교를 조망할 수 있어서 제법 웅장한 맛을 보여준다. 곳곳에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절벽과 암릉이 이어지기 때문에 가끔 아찔한 쾌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옥순봉이라는 이름은 퇴계 이황선생이 단양군수로 재임(1548년)할 때 붙인 이름이다.
'천길 단애를 이룬 석벽이 비 온 뒤 솟아오르는 옥색 대나무 순과 같다'라고 해서 옥순(玉筍)봉이라고 불리게 됐다.
조선 정조때 연풍현감으로 재직하던 김홍도는 1796년 병진년화첩에 단양팔경 중에 6경인 옥순봉도(玉筍峰圖)를 남기기도 했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한 새벽녘엔 그야말로 교교한 달빛만이 은근히 산하를 비추고 있었다.
옥순봉과 구담봉의 경계지점에 이르자, 청풍호반을 뒤덮고 있는 하얀 운해가 달빛 속에서 뽀얀 속살을 드러내는 게 보였다. 1
시간 남짓의 짧은 산행...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겨우 옥순대교가 보이는 절벽에 자리를 잡았지만 짙은 운해로 인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풍경사진은 늘 그렇지만 70%이상의 행운과 20%의 기다림이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게 깔려있던 운해는 아침이 밝아오자 어느새 안개가 되어 옥순봉을 가득 덮고 말았다.
언제 열릴 지 모르는 그 순간을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 작은 노력 탓이었는지 짙게 깔려있던 안개가 한 순간 걷히면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옥순대교가 보이기 시작했다.
 
청풍호반을 둥둥 떠다니는 안개와 더불어, 한창 붉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는 아름다운 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찰나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고 말았다.



청풍호반을 두르고 있던 안개가 걷히자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옥순대교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붉게 물든 가을산, 부유하는 안개와 함께 신비로움을 한껏 뽐내는 옥순대교.



짙은 안개가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옥순봉.

이곳에서 1.5km를 더 걸어가면 '거북 등'이라는 애칭의 해발 338m의 구담봉이 나타난다.



▲ 안타까운 눈으로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는 일행



▲ 수직벽 아래의 천길 낭떠러지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금을 저리게 한다.



▲ 안개가 걷히면서 본연의 아름다움 내뿜는 청풍호반.

기암괴석과 함께 산을 수놓은 붉은 나무들이 가을을 어느새 가을을 예감하고 있다.






▲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옥순대교의 가을.


▲ 가을로 물드는 청풍호반과 그 비경에 빠져 한참동안 꼼짝도 않는 일행.




▲ 해가 뜨자, 비경의 원색적인 아름다움이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꽤 많은 산행을 했고, 꽤 많은 여행을 다녔지만 가을의 옥순봉은 눈을 뗄 수 없을만큼 아름다워서,

가히 손가락에 꼽을만큼 아름다운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 눈물날 만큼 아름다운 옥순봉에서 바라본 청풍호반의 가을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