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알아야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다.







빛의 방향


 

지금까지 개략적인 빛의 종류에 대해서 설명드렸습니다.

이제부터는 사진에서 가장 많이 응용되는 빛의 방향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합니다. 빛은 아래의 그림처럼 여러 방향에서 다양하게 올 수 있습니다.

무한하게 쏟아지는 빛을 어떻게 이해하고 이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사진가의 능력에 달려있지만, 기본적인 빛의 지식이 없고는 결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빛의 방향은 질감과 양감을 강조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당연히 빛의 방향에 의해서 명부와 암부가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명부는 사물의 디테일을 선명하게 살리지만 암부의 경우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명암이 서로  엇갈리면서 사진의 질감과 양감이 살아나는 것이죠. 그야말로 오묘한 빛의 마술이 그대로 사진에 접목되는 순간입니다.

 

사실 모든 빛을 이해하고 그것을 제대로 응용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빛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지식이 없다면 사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빛을 보는 능력은 끊임없이 살피고 관찰하는데서 비롯됩니다. 어렵게 설명된 용어에 대해서 일일히 연연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용어자체의 설명보다는 그 빛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경험적으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지요.

 

먼저 제가 그린 어설픈 그림부터 보시고 각 방향에 대한 설명을 계속하겠습니다.


① 순광(Front light)

피사체가 정면으로 빛을 받고 있고, 카메라가 태양을 등지고 있을 때의 빛을 '순광' 또는 '정면광'이라고 합니다.  

순광의 특징은  전체적으로 빛이 균일하고 골고루 비춰주기 때문에 평면적이고 부드러우며, 색 재현력이 뛰어난 편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빛이 평면적이다 보니 입체감이 없는 밋밋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초보자가 찍기 쉽고, 일반적인 사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빛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② 사광(Plain light)

피사체의 앞쪽 약 45도 방향에서 비추는 빛을 의미합니다.

이 위치에서는 적당한 그림자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피사체를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명/암부의 계조가 강하기 때문에 입체감있는 인물사진을 담을 때 상당히 유용한 빛입니다. 특히 사광의 경우엔 일출과 일몰 때 더 욱 효과적입니다. 만약 파란 하늘을 담고 싶다면 이 사광을 이용해서 한 번 담아보십시오. 짙고 푸른 하늘빛이 그대로 표현될테니까요.

 

③ 측광(Side light)

피사체의 옆쪽, 즉 90도 방향에서 비추는 빛을 말합니다.

빛을 받은 부분은 밝게 나오지만, 빛을 받지 않은 부분은 어둡게 표현되기 때문에 음영의 대비가 심한 편입니다. 이런 빛은 주로 명암차이를 강조하거나 주제가 뚜렷한 사진에 많이 활용합니다.

 

④ 역사광(또는 램브란트빛 Rembrandt Light)

'빛의 화가'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바로크 미술의 거장 램브란트가 그의 작품에서 자주 활용했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램브란트빛은 다른 말로 '역사광 또는 반역광'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빛은 피사체의 좌우 뒷 측면 45도 방향에서 들어오는 빛을 의미하는데, 주로 피사체의 윤곽을 강조하고자 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또한 이 빛은 분위기의 묘사나 인물사진의 드라마틱한 심리적 표현을 연출할 때도 곧잘 사용됩니다.

 

⑤ 역광(Back Light 또는 Line Light)

'후면광'이라고도 불리는 이 빛은, 피사체의 뒷쪽에 존재하기 때문에 찍는 사람이 빛(광원)을 바라보고 찍어야 합니다. 빛을 바라보고 찍어야 하기 때문에 적정노출을 잡는 게 상당히 힘들지만, 제대로만 찍는다면 가장 드라마틱하고  미학적인 장면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보통 밝은 빛을 이용해서 실루엣 상태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 암부쪽의 디테일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만약 디테일까지 확연하게 살리고 싶다면 스트로보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빛 중에서도 외부 윤곽을 가장 강조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어로는 'Line Light'라고도 합니다.

만약 이때 피사체가 조금이라도 반투명한 가을낙엽 같은 피사체가 있다면 그 느낌은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 중국 신강성의 카나스 호수

 

순광으로 찍은 풍경사진입니다. 순광으로 사진을 찍을 경우, 풍부한 색조를 그대로 살릴 수는 있지만,

빛의 방향이 제대로 표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입체감이 결여되어 있는 밋밋한 사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저 예쁜 그림같다라는 느낌 정도...








@ 호주 멜번의 브라이튼 비치

 

짙고 푸른 하늘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사광을 이용해 보십시오.

입체감있는 피사체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하늘이 예쁘게 표현될 겁니다.








@ 호주 빅토리아주의 한 농원의 왈라비

 

주제가 뚜렷하고 음영이 짙은 사진에는 측광이 좋습니다.

하지만, 측광은 인물사진에서 사용하기엔 명암의 컨트라스트가 과도하기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 부산 용호동 철거마을(지금은 철거되어 아파트가 들어섰음)

 

머리 뒷부분과 어깨선을 타고 흘러내리는 저 빛을 램브란트빛이라고 합니다.

다른 말로 역사광 또는 반역광으로 부릅니다.









대부분의 사진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빛인 역광.

단풍잎 같은 반투명한 피사체들을 역광으로 찍으면 화사한 원색의 색감들이 더욱 또렷해지기 때문에

미학적으로 뛰어난 사진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