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사진 잘 찍는 법 #4 사람이 풍경이다.





한 장의 사진에는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일히 글로 적어서 그 내용을 표현하자면 구구절절해질 수밖에 없어서 자칫 외면을 받기 십상이지만 사진은 그 한 장, 한 장 속에 내용을 집약하고 내포시켜서 표현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연작 등으로 사진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목소리를 끊임없이 유도해낼 수도 있지만 감동을 주는 사진은 여러장의 연작보다는, 한 장의 사진으로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풍경사진으로는 이 감동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저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멋진 풍경에 이끌려 들여다 보기는 하지만, 가슴 속을 멍하게 하는 여운이 없기 때문에 '일회성'적인 성격을 많이 띄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


요즘 들어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을 자주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은 '스토리(이야기)+텔링(구연)'의 합성어로 쉽게 말하자면,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재미있고 생동감있게  전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보통의 풍경사진 속에서는 이런 스토리텔링적인 요소들이 대부분 결여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여러 자연현상들을 주제로 내세울 수는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 속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어떤 내용도,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어떤 여지도 없습니다. 감상은 허무할 정도로 일회성일 수밖에 없어서 그저 '멋지네, 아름답네, 좋네' 정도의 표현이 뒤를 잠시 뒤를 잇겠지만 그것으로 묻혀버리고 맙니다.

 

쨍한 풍경사진은 적당히 조리개만 잘 조여주고 삼각대만 잘 활용해도 누구나 촬영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한 낮에 국도에서 차를 달리다 파란하늘이 너무 예쁜 나머지 잠시 멈춰서서 파란 하늘아래 연두빛 논들이 펼쳐진 풍경사진을 찍었다고 한 번 가정해보겠습니다.  적당히 조리개를 조여서 촬영했고, 하늘색과 연두빛을 좀 더 강조해서 후보정을 했기 때문에 색감도 그럭저럭 잘 나온 편입니다. 그러나, '하늘과 논'이라는 단순한 요소들만 나열된 채 유기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들은 아예 없습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좀 더 사진적인 요소를 가미해 보겠습니다. 반대편 서산으로 늬엿하게 해가 지고 있는 저녁무렵이면 어떨까요? 저녁빛이 있다면 일단 마젠타(붉은계통) 색감이 사진 전반에 흐를 겁니다. 논 너머로 난 작은 길을 따라 소를 몰며 귀가하는 농부의 모습이 역광으로 보이고 저쪽의 마을에서 저녁밥을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면 사진의 느낌은 사뭇 달라질 겁니다. 사진에서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링은 이런 겁니다. 한 장의 사진 속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고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상상할 수 있게 만든 여지를 남겨둔 이런 류의 사진이 바로 스토리텔링적인 요소를 띈 풍경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을 이끌어 내는 주제는?


 
스토리텔링을 사진으로 옮겨올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이 바로 '주제'입니다.

주제로 부각시킬 수 있는 사진적인 요소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아무리 소재가 다양하게 늘려있다고는 해도, 사진에 힘과 감동을 제대로 실어줄 수 있는 피사체에는 '사람'만한 것이 없습니다. 아름답기만 했던 풍경사진 속에 사람이 들어간다면 그로 인해 생겨나는 많은 조합들로 인해 우리가 유추해내고 상상해 낼 수 요소들이 늘어납니다. 당연히 사진보는 재미와 감동은 배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보는 사람만 즐거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주제를 어떻게 배치하고 구성할 것이며, 표현해낼 것인가에 대해 많은 것을 고민해야 하는 사진가의 입장에서도 신이 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일출 명소로 유명한 울산의 '강양항'이 전에 없이 많은 사진가들로 붐비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습니다. 보통 일출사진을 보면 잘 알겠지만 일출사진의 구성은 아주 간단합니다. 주제(일출) 하나에 부제(물안개, 파도, 정자, 배, 소나무 등) 등이 배합된 그런 형태였습니다. 부제 역시 사람이 아닌 일반적인 피사체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강양항은 다릅니다. 해가 뜰 무렵이면 새벽일출 바다로 일(멸치잡이) 나갔던 어부들이 자욱한 물안개를 헤치고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해가 뜰 무렵에 한 무리의 갈매기들을 몰고 자욱하게 깔린 물안개를 뚫고 귀항하는 어부들의 극적인 모습을 실감나게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전국의 수많은 사진가들이 강양항이 한창 제철인 겨울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그야말로 사진적인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많은 요소들 중에도 특히 '어부'들의 모습은 소름끼치는 감동을 불러오기에 충분합니다.

 

어쩌면 풍경사진의 완성은 '사람'이라는 등식이 비로소 성립되는 순간입니다.

이런 것을 두고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하죠.

'사람'으로 인해 스토리텔링이 비로소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되고 사진은 본격적인 생명력을 갖게 됩니다.

 

사진을 찍으실 때 생각없이 그냥 찍지 마시고, 미리 이런 것을 염두에 두시면 아주 기분좋은, 때로는 재미난 사진을 찍으실 수 있습니다.




전남 나주


중국 감숙성(동티벳)


호주 빅토리아주 그레이트오션 로드의 조안나 비치


인도 라다크 지방


경기 영흥도 갯펄


베트남 사파


베트남 하노이 인근


부산 송정해수욕장


중국 신강성 카라코람 하이웨이(KKH) 백사산 인근


중국 사천성과 감숙성의 경계에 있는 랑무스


울산 강양항


중국 신강성 투루판 인근의 토욕구


중국 신강성 쿠무타크 사막


중국 신강성 KKH상의 타쉬투르간


인도 라다크 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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