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이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바닷가




경주 문무대왕릉

부산 용호동, 오륙도 선착장





함께 세상을 바라볼 따뜻한 사람이 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할 것입니다.

지난 초겨울, 기온이 급강하한 탓인지 날카로운  바람이 절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성그런 바닷가에서 따뜻한 연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벅찬 환희처럼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더불어 새벽 하늘을 자욱하게 번져가는 빨간 여명빛이 너무나 아름다운 그런 새벽이었습니다.

드러내놓은 살갗마다 낯선 바람이 생채기를 내며 지나갔지만 함께 서있는 연인의 모습을 잠시라도 놓치기 싫어서 쉼없이 셔터를 누른 기억이 납니다.


유난히 파도가 거셌던 작은 선착장에서 또다른 연인을 보았습니다.

완강한 기세로 연신 출렁거리며 휘몰아치는 거친 파도와 불어오는 지독한 바람 때문에 선착장 근처에는 아무도 얼씬거리지 못하는데도 대범한 연인은 파도가 굽이치는 선착장 끝까지 걸어와 거센 파도치는 그곳의 푸른 저녁을 함께 즐기고 있었습니다.


함께 세상을 바라보며, 함께 새벽과 저녁을 맞이하는 다정한 연인들의 아련한 실루엣.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봤다는 감격보다도 그들의 작은 사랑이 사뭇 아름답게 느껴져서 가슴은 촉촉히 젖어들었습니다.

어느새 희미하게 퇴색되어가고 있는 연애기간동안의 달콤한 사랑이 가슴 속으로 전이되어옮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의 행위나 행태들이 마음 속에 투영되어 들어와 사람들의 생각마저 유추하는 버릇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들과 연관지어서 사진으로 표현해보려고 합니다.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가혹한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을 인식하고 시도하려는 노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름다운 풍경도 사람이 있어야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기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