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여행하는 그 남자의 사진여행법 - 장비위주




직진식 렌즈인 100-400mm f/4.5-5.6으로 촬영중~!

 

제목이 거창해서 그렇지 사실 내용은 기대할만큼 거창하진 않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그저 흘러가는 구름처럼 재미삼아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못그리는 카툰을 오랫만에 그려봤는데, 사진과 글을 적는 것보다 몇 배의 시간이 소요되는 군요. 그림도 자주 그려봐야 실력이 쌓이는 법인데 극단적인 게으름증 때문에 안그리는 버릇을 들여놨더니  '감'을 못잡고 한참이나 헤맸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 사진장비와 가방에 대해서 질문을 해오시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깔끔하게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여행을 갈 때마다 카메라 3대(DSLR 2개, 똑딱이 1개)와 렌즈 4개(광각, 표준, 망원, 단렌즈), 삼각대, OTG(이미지 저장장치), 모바일프린터(즉석사진 출력 가능) 등의 카메라 장비를 챙겨갑니다. 그리고 여행 도중에 여행기록을 정리할 수있도록 넷북 등을 챙겨가고 이외에도 GPS단말기, MP3, 보이스레코더(MP3와 보이스레코더는 아이폰으로 대체), 외부 스피커, 후레쉬 등 다양한 도구들을 챙겨갑니다. 전자제품의 경우, 충전지와 전선, 여분의 밧데리까지 합치면 제가 가지고 가는 품목의 6~70%의 비중을 차지하는 셈입니다.

 

즉각적으로 사용해야 할 카메라 장비의 경우에는 하네스와 렌즈 포치 등을 결합해서 만든 일종의 '카메라 가방'에 넣어서 챙겨가고, 의류와 간단한 생활용품, 넷북, 충전기와 전선 등은 당장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배낭에 넣고 돌아다닙니다. 이젠 짐싸는 데는 워낙 이력이 나서 그런 지 몰라도 많은 장비와 물품도 금새 척척 제 자리에 넣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오랫동안, 또는 자주 배낭여행을 다니는 여행고수들은 한결같이 여행의 최대의 적은 '무게'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진여행을, 그것도 '배낭여행+사진여행'을 즐겨는 내 입장에서는 기본적인 장비의 무게는 당연히 짊어져야 할 운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적어도 사진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게 제 입장이다 보니 반드시 다양한 화각의 렌즈를 구비해서 다닙니다. 여행에서는 광각렌즈 하나로 모든 걸 커버하신다는 분도 계시지만, 때론 광각렌즈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쳤을 때는 가져오지 못한 렌즈가 아쉬워서 속상했던 적이 한 두번 아니었습니다. 그 아쉬움을 하나하나 채우다 보니, 렌즈는 늘어났고 그만큼 제가 부담해야 할 여행의 무게도 늘어났지만 장비의 무게 때문에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지금 가지고 다니는 것은 숄더하네스와 웨이스트 벨트, 각종 렌즈케이스를 결합시킨 형태의 가방입니다. 

외부에 주렁주렁 달아서 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생각한다면 조금 부담스럽긴 해도 렌즈나 물품 등을 꺼내기도 쉽고, 양어깨로 쏠리는 무게감도 적절해서 장기간의 여행에서도 피로감이 덜한 편이었습니다. 이 가방을 쓰기 전에 배낭형 가방이나 한줄로 된 어깨에 매는 가방도 들고 다니면서 여행을 해봤지만, 숄더하네스 형태의 가방만큼 편하진 않았습니다. 

 

배낭형 가방의 경우에는 렌즈 등의 교체가 즉각적이지 않습니다.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렌즈 등을 교체해야 하는 불편함과 더불어,  이동할 때마다 앞 뒤로 두 개의 배낭을 들고 다녀야 하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어깨에 매는 타잎의 가방도 불만이 많았습니다. 한 쪽 어깨로만 쏠리다 보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어깨가 끊어질 듯 아파옵니다. 거기다 삼각대 등을 들고 나가야 할 경우, 묶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도 흠이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숄더하네스 타잎입니다


 

사진찍고 있는 뒷모습을 솜다리님께서 찍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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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숄더하네스에는 삼각대 꽂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데, 바느질을 이용해서 자작했습니다.

여행에서의 삼각대는 가급적이면 가벼운 것이 좋습니다. 여행의 특성상 아침에 나가면 저녁 늦게까지 돌아다니는 게 일인데다 계획이 수시로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숙소에서 출발할 때부터 휴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야경을 멋지게 담아보련느 일념으로 아침부터 삼각대를 들고 나왔다면 하루종일 쓸모없이 들고 다녀야 하니 이게 또 계륵이긴 합니다.

 

이번 호주여행에서 가져간 삼각대는 짓죠에서 만든 1541T라는 제품입니다.  T는 'Travel'의 약자로 여행용 삼각대를 의미하는데, 배낭이나 트렁크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은데다, 카본으로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무게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볍습니다. 자작해서 만든 거치대에 삼각대를 꽂아 놓고 있어도 무게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제법 자세 좀 잡고 찍었더니 아래 사진처럼 파란 하늘 아래에 원색의 오두막이 아주 예쁘게 나왔습니다.^^ 


▲ 호주 멜번 브라이튼 비치






여행초기엔 장비로 인해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여행과 사진 중 어느 것에 주안점을 둘 것이며 지나치게 사진에 몰두하다 보면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싹튼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진으로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는 법을 깨달으면서부터 여행과 사진이라는 대책없는 경계짓기는 깡그리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사진 때문에 여행을 즐길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기우는 어느듯 없어지고, 오히려 좀 더 적극적으로 사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모바일 프린터'를 이용한 즉석 사진출력입니다.

단체로 여행을 간다던지, 차량을 이용할 경우에야 좀 더 큰 프린터를 가지고 다니면서 질좋은 사진을 뽑아줘도 되겠지만, 대부분의 여행이 늘 '홀로 배낭+사진여행'을 하는 내 입장에서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모델의 선택이 탁월하다고 잠정 결론짓고 있습니다. 짧은 여행을 떠날 때는 기본적으로 필름 100장 정도, 좀 더 긴 여행을 떠날 때는 200장 정도를 늘 준비합니다. 사진 귀한 오지에서는 작고 볼품없는 퀄리티의 사진이지만 그래도 대단한 환영을 받습니다. 환영은 곧 소통으로 이어집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마음으로 끌리는 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꺼이 이방인을 자기 집으로 초대하는 넉넉한 인심도 가슴 설레고, 내내 주변을 떠나지 않고 바라보는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도 낯선 나그네에겐 감동입니다.




▲ 인도 북부 라다크, 레

▲ 인도 북부 라다크,

▲ 인도 북부 라다크, 레

▲ 인도 북부 라다크, 레

▲ 인도 바라나시

▲ 인도 바라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