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마다 펄럭이는 티베트의 상징, 타르쵸




기련산맥의 한 자락을 잘라만든 구부정한 도로를 따라 오르내리다 보니 어느새 개활지같이 넓은 초원이 나타났다.
허허롭고 삭막하던 사막같은 풍경들은 어느새 푸르름을 듬북 머금은 초원으로 바뀌어 있었다. 노란 야생화들이 흐드러지 듯 지천에 피어있고 가축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가 하면, 기름진 목축지를 찾아 유랑하는 티벳 유목민들의 모습도 쉽사리 볼 수 있었다. 

몇 날 며칠을 달려 마침내 신강성을 넘고 감숙성을 건너 청해성에 닿은 것이다.
꽤 먼 여정이었다.





 

거침없이 바람이 불고 있는 그 언덕엔 거짓말처럼 타르쵸가 흩날리고 있었다.

해발 3,720m, 기련산맥(脈)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이곳은 뚜렷하진 않지만 티벳인들의 경계와 비로소 맞닿은 .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지랄같이 푸르른데도, 흩날리는 타르쵸는 마치 붉은 선혈을 토해내 듯 처절해 보였다.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서는 호기롭게도 타르쵸근처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숨이 가쁘긴 했어도 고산증세는 보이질 않았다. 천조각들이 바람에 부대껴 내는 소리만이 무성한 햇살과 함께 언덕에 가득했다. 한웅큼의 상념들이 날카롭게 머리속을 스쳐갔다. 어쩌면 개념화되지 않은 그리움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바람은 죽은 내 감성을 깨어나게 하고, 잊혀져버린 향수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었다. '나'를 찾기 위해 수없는 시간동안 바리배낭을 매고 방황을 하지만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한 내 삶은 결국 또다시 바람이 되어 정처없이 떠돌고 있었다. 결국, 바람이 나였고, 내가 바람이었던 셈이다. 바람은 그리움이었고, 바람은 연인이었으며, 바람은 내 삶이었다.  

 

내 그리운 이를 향한 노스텔지어여~!

가슴으로 맞는 소통의 詩語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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