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게 물드는 중국서부의 7월의 유채밭







한국에서는 초봄에나 구경할 수 있는 유채꽃을 중국서부지역에서는 7월이나 되어서야 겨우 볼 수 있습니다.

7월이라고는 하지만 해발고도 3,000m가 넘는 기련산맥일대는 비교적 쌀쌀한 편이라서 내리쬐는 직사광선만 없다면 마치 한국의 초봄의 날씨를 연상시키기 충분했습니다. 

 

제가 이곳을 지나칠 때는 아직 유채꽃이 만개하려면 조금 더 시일이 필요했던 것만큼 띄엄띄엄 유채꽃이 피어있긴 했지만, 유채꽃이 만개하는 7월 중순이 되면 이곳은 그야말로 유채꽃의 화려한 향연으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란저우(州)나 씨닝(西宁) 등의 대도시가 주변에 있기 때문에 유채꽃이 만개하는 계절이면 이곳은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로 붐비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가 통과하는 먼위엔(门源) 지역은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 유명한 지역입니다. 먼위엔을 포함하는 칭하이성(靑海省)일대는 중국 유채꽃 식용유 생산의 40%에 달할 정도로 유명한 유채꽃 지역이기 때문에 유채꽃밭의 넓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깐수성(甘肅省감숙성)의 장예(掖)에서 출발한 우리는 깐수성과 칭하이성(靑海省청해성)의 경계인 기련산맥을 끼고 3,500m가 넘는 산길을 돌아 칭하이성의 초원지대로 접어들었습니다.

7월임에도 불구하고  기련산맥의 설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있는 그 길을 따라 드문드문 노란색으로 장식한 야채꽃들은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대지가 뜨거워지는 한낮이 되면서 수증기로 인해 대기는 뿌옇게 변해갔지만, 햇살을 받아 빛나는 아름다운 유채꽃밭은 그야말로 대지의 축복이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조금만 더 유채꽃이 만개했더라면 더이상 바랄 나위없이 좋겠지만, 잠시 스쳐가는 나그네에겐 그런 행운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그렇게 즐겼습니다. 비록 이동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라서 이 아름다운 풍경마저 차안에서 감상해야 했지만, 비현실적인 7월의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혀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나는 여행에서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세상일이 그렇듯 여행에서도 내게 주어진 몫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많은 욕심은 그만큼 더 많은 실망을 낳기 마련이고, 그런 경험들은 일상에서도 충분히 겪어오지 않았습니까.
여행은 그런 욕심과 초조를 훌훌 떨쳐버릴 유일한 탈출구이니만큼 과욕을 부릴 이유는 없습니다. 비록 칭하이성 일대의 유채꽃들이 완전히 만개하진 않았다고 하더라도, 데워진 땅에서 끊임없이 수증기가 피어올라 뿌옇게  변해버린 대기로 인해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가지지 못했다고 할 지라도 낯선 여름에 맞게 되는 유채꽃밭은 여전히 새로운 감동입니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이런 감동이야 말로 제 여행을 오랫동안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합니다.   

칭하이성을 관통하는 2박 3일동안의 짧은 여정은 노랗게 피어난 유채꽃에 취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임시로 차려놓은 작은 가게에서 사먹은 유채꽃 꿀은 너무 달콤해서 그동안 쌓였던 눅진한 피로를 말끔히 잊게 만들었습니다. 누적된 피곤에는 역시 진한 달콤함이 보약이었습니다.




 


깐수성을 지나면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유채밭... 

 

 날씨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흐렸다 개였다를 반복합니다.

 


 구릉까지 빼곡하게 심어져 있는 유채들.

아직 설익은 유채꽃 때문에 노란색이라기보다는 초록에 가깝습니다.

아마도 며칠 지나면 노란 유채꽃으로 이 일대는 장관이 될 겁니다.

 


 유채꽃밭은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끊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2박 3일동안의 여정 내내 이런 풍경은 지속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차창 밭으로 언뜻 지나가는 풍경...

그 사이로 노란 유채밭꽃이 사라집니다.


 

 저 너머 보이는 산군(山群)들이 바로 기련산맥입니다.

해발 3,000m가 넘는 지역이기 때문에 7월에야 비로소 유채꽃들이 만개합니다.


 

 가끔씩 유채꽃밭에 둘러쌓인 마을도 나타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넓은 땅에서 사람의 모습을 찾기란 숨은 그림찾기처럼 어렵습니다.

중국... 정말 터무니없이 광활합니다.

 

 


저 먼곳에서 사람의 모습이 흘낏 보였지만, 너무 멀어서 망원렌즈를 마운트해야 겨우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풍경속에 사람이 있었다면 더 없이 멋있을텐데..

그렇게 아쉬움만 쌓입니다.

노란색과 초록색의 현란한 모자이크.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트럭 뒤로 뿌연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납니다.

그 너머에, 또 그 너머 너머에 그리움처럼 노란 유채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아직 채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한 유채꽃밭 사이로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트럭.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어릴 때 시골의 비포장도로가 생각이 납니다.

미루나무가 길게 늘어서 있던 70년대, 아니 그 이전의 자생적으로 생겨난 그런 도로들말입니다.

 

 

 산 능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유채밭들.

낙후된 칭하이성의 촌락들은 한결같이 딱딱한 공산시대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곳이 워낙 낙후된 곳이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망원렌즈의 줌을 이용해서 살펴보니 사람의 모습들이 간간히 보입니다.

풍경사진도 사람이 있어야 제 멋인데, 사람 많다고 소문난 중국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서부지역은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많이 낮은 편입니다. 

 



 저 너머 보이는 마을이 바로 먼위엔(门源)입니다.

유채꽃이 만개할 때는 이 일대에 유채축제가 벌어지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밭들이 많아 노란색깔이 덜 하지만,

만개하면 이 일대는 온통 유채밭의 노란색으로 출렁거린다고 합니다.


 


 먼위엔(门源)이 끝나는 지점엔 기련산맥의 산허리춤을 넘어가는 고갯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고갯길에 세워진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먼위엔(门源)의 너른 평원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제가 찾은 날은 시계가 좋지 않은데다, 유채도 만개하지 않아서 이거다라고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먼위엔(门源)의 모습입니다.

이곳이 노란 유채꽃으로 장관을 이룬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아쉬운 노란색깔들... 

 


 고개를 넘어와도 여전히 유채밭은 지천에 늘려 있어서 노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유채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짐을 들고 걷는 한 여인과 유채밭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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