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여행사진을 위한 7가지 방법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유독 여행 사진에 대해서 욕심이 많은 편이다.

특별히 내세울만큼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좋은 시선을 가진 것도 아니어서 자칫 의욕만 앞선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여행 사진에 대한 간절한 희구 탓에 여전히 여행 중독증에 빠져있는 지도 모르겠다. 내 사진이 '좋아서' 이 글을 적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나름대로 터득한(?) 나만의 여행사진 노하우를 공유하려는 목적에서 시작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요즘의 여행은 곧 사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사진이 여행에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만큼 카메라의 조작법이 예전에 비해 간단해졌고 '자동'모드로 촬영을 해도 카메라가 알아서 노출과 색감 등 모든 것을 맞춰주니 사진 촬영에 대한 부담이 예전보다 훨씬 덜해졌다.  각종 블로그나 사진 사이트 등의 활성화로 인해 이제는 사진이 없는 블로그나 사이트는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니 사진이 얼마나 보편화되고 대중화되었는지 단적으로 애기해주는 셈이다. 특히 나같이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진은 그야말로 필수 중의 필수가 되고 말았다. 내 블로그의 존재 이유가 사진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카메라가 나왔다고 해도 궁극적으로 사진을 찍는 주체는 '사람'이다. 즉 '나'라는 말이다. 사진 안에는 내 생각과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에  또다른 표현의 도구가 되는 셈이다. 굳이 글로써 하나하나 열거해서 표현하지 않더라도 사진만으로 충분히 느낌을 전달할 수도 있다. 물론, 정말 잘 찍은 사진 한 장은 단순히 느낌을 표현하는 과정을 뛰어넘어 귓전을 흥분으로 울리게 하고 가슴을 감동의 도가니탕으로 끊어오르게 만드는 위력을 내뿜기까지 한다.

 










 

사진을 이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는 [빛, 색깔, 구성, 프레임] 등 4가지가 있다.


 

'빛을 그린다'라는 뜻의 포토그래피(Photography)가 곧 사진을 의미하듯이 사진에서의 빛은 절대적인 요소다. 빛이 없으면 사진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빛이 존재하기 때문에 또다른 요소인 '색깔'이 비로소 형성된다. 물론 사진에서의 색깔은 단순히 우리가 눈으로 인지하는 색깔과는 약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빛과 색깔의 긴밀한 연관성은 애써 부인할 필요가 없다. 빛과 색깔만으로도 훌륭한 사진의 소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떠돌아 다니는 무한의 빛과 색깔들을 작은 화면 속에 모두 담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담아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
구성'은 내가 담고 싶은 장면들을 정리하고 디자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쉬운 말로 '구도 잡는다'라고 보면 되는데 흔히 미술이나 사진에서 말하는 '3분할 구도'가 여기에 속한다. 구성에 대한 부분만 아래에서 부연설명하도록 하겠다.


'
프레임'은 지금까지 거친 작업들을 사각의 틀 안에 밀도있게 재단해 넣은 것을 말한다. 이미 존재하는 자연상태의 순간을 작가의 입맛에 맞게 네모 틀 안에 잘라 넣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사진이 완성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기본적인 사진의 윤곽은 갖췄지만 제대로 된 사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진 속엔 그것을 찍은 사람의 생각이나 철학녹아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것이 제대로 표현된 사진이야말로 '진짜 사진' 또는 '좋은 사진'이라고 불릴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위에서도 애기했지만, '사진=찍은 사람의 표현(또는 철학)'이라는 공식으로 함축해서 애기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사진도 이런 기본적인 틀 위에서 비롯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여행사진 노하우가 존재하겠지만, 얼치기 아마츄어 사진여행자인 내가 그동안 여행하면서 느꼈던  몇 가지의 여행 사진에 대한 노하우를 알아보고자 한다.

 

 




 

 

 

 

 

 

 

 





 1. 여행을 떠나기 전 그곳의 사진을 많이 보라

 

사람마다 여행지를 선택하는 기준은 제각기 다르겠지만, 내 경우엔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그곳의 '쓸쓸한 풍경'이 가장 큰 기준이 된다.

가보지도 않은 곳의 사람들과 풍경을 기준으로 삼는 게 의아스럽겠지만, 다양한 다큐멘터리 사진 사이트를 즐겨찾는 내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사이트에 가보면 유독 내 심장을 심하게 끍고 지나가는 인상적인 사진들을 볼 때가 있는데, 이런 사진들이 발톱을 감춘 내 여행 본능을 은근히 자극하는 발화점이 되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해당 목적지의 사진을 가능한 한 많이 보고 떠나라.

그곳의 상황과 분위기를 사진으로 미리 확인하고 느껴 보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사진을 찍을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길까지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모방을 해서라도 꼭 찍고 싶은 사진이 있다면 미리 출력해 가는 것도 상당히 효과적이다. 창조를 위한 모방은 예술의 전 분야에서 두루 시행되어왔고, 여러 시행착오들이 쌓이면서 이런 오류를 극복해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곧 실력배양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사진을 잘 찍고 싶으면 사진을 많이 보라는 말이 있다. 찾아갈 여행지에 대한 사진들을 미리 봐둠으로써 자신이 찍어야 할, 찍고 싶은 사진에 대해 미리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 National geographic http://www.nationalgeographic.com/

□ 로이터통신 http://www.reuters.com/

 

 

 


 

 

 

 

 

 





 

2. 어떤 렌즈를 들고 갈 것인가?

 

사진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가장 큰 고민거리가 바로 렌즈에 관한 것이다.

많이 들고 가자니 짐이 될 것 같고, 그렇다고 간단하게 들고 가자니 아쉬울 것 같아서 결정내리기가 쉽지 않다.

내셔날지오그래픽의 여행사진작가들도 한결같이 장비를 가볍게 해서 다니라고 충고하고 있고, 많은 여행 경험자들도 작은 바디에 가벼운 렌즈 하나만 마운트해서 여행을 떠나라고 한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스스로 내릴 수밖에 없다. 여행간다고 갑자기 자신의 사진스타일이 확 바뀌는 것이 아니므로 가급적이면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렌즈를 들고 가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단렌즈보다는 줌렌즈가 좀 더 다양한 화각대의 사진을 찍는데 편리한 것은 당연하다. 여행은 일상보다는 사진찍을 기회가 훨씬 많다. 힘들게 발줌을 팔아야 하는 단렌즈보다는 줌렌즈의 사용빈도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요즘은 18-200처럼 광각에서부터 망원까지의 화각대를 커버하는 줌대역이 큰 렌즈들이 각 제조사별로 출시되고 있으니 선택의 폭도 예전보다는 훨씬 다양해졌다. 무겁고 힘들게 배낭여행을 떠나시는 분들이라면 줌대역이 큰 렌즈를 들고 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보통 광각이나 표준렌즈만 들고 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많은데, 가끔은 망원렌즈의 필요성이 절실해질 때 정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는 필수로 챙겨가라고 하고 싶다.

무게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어느 정도 감내할 자신이 있다면 망원렌즈도 빠뜨리지 말자. 정말 남들이 볼 수 없는, 남들이 찍지 못하는 곳의 사진을 찍게 해준다. 기본적으로 전문여행작가들은 두 대의 카메라에 각각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를 각각 하나씩 마운트해서 다닌다. 마음에 드는 한 순간조차도  놓치지 않으려면 이 정도가 가장 기본이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여행 사진작가들이 애기하는 장비의 가벼움은 이렇다.

 

 

 



400mm 망원사진






 

17mm 광각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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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몇 가지 주제를 정하고 떠나라.


사진의 주제를 미리 정하고 여행을 떠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흔히들 사진을 일관성의 예술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일관성이 결여된 여행사진들은 핵심을 벗어나 있기 때문에 산만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꼭 찍고 싶은 몇 가지 주제들을 미리 세워놓고 여행을 떠나기전부터 거기에 맞는 사진을 찍어보자. 이런 사진들을 '연작'이라고 불리는데, 대부분의 유명작가들의 사진들은 자신들이 세워놓은 기본적인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주제라고 해서 꼭 무겁거나 거창할 필요는 없다. 가령 유럽여행을 떠난다면 '키스'라는 주제로 사진을 한 번 찍어보자. 햇살이 아름다운 공원에서 나누는 연인들의 달콤한 키스,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나누는 기차역에서의 어떤 연인의 딥키스, 엄마와 아이의 사랑스러운 뽀뽀, 한적한 숲길을 거닐며 가볍게 나누는 인사같은 입맞춤...

어떤 주제도 없이 여행할 때와는 달리 몇 가지 특정 주제에 얽매여 여행하다보면 나중에는 그런 것들이 저절로 눈에 띄게 된다. 없어서 못보는 것이 아니라 안봐서 못보는 것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사진의 주제가 명확한 여행이야말로 자신의 여행 정체성을 제대로 일깨워주는 진정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4. 관찰하라. 그리고 한 걸음 다가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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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에게 가끔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여행은 혼자가는 게 가장 좋다. 특히 사진을 찍으려면 더욱 그렇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진중하게 앉아서 사람이든 빛이든 꼼꼼히 관찰하는 여유로운시간을 가지라고 말한다.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이 확장되다 보니 요즘은 카메라 셔터를 남발하는 경향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즉 생각없이 무작정 찍어대는 사진들은 사진이라기 보다는 그냥 이미지에 불과하다. 그런 이미지에는 자신의 생각이나 철학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이런 걸 허상이라고 말한다.

 

마음과 감정이 간절이 원할 때 셔터를 눌러야 사진찍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낚시꾼이 짜릿한 손맛을 제대로 느끼는 순간이 바로 '꿈틀대는 대어'를 낚았을 때인 것처럼 마음이 제대로 꿈틀댈 때 찍은 사진이 진정한 사진의 '대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사진이 잘 찍힌 사진이든 그렇지 않은 사진이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해서 찍은 진정한 나만의 사진이기 때문이다. 대어를 낚기 위해서는 관찰하고 기다려야 한다. 기회다 싶으면 아끼지 말고 샷을 날려야 하듯이 느긋하게 관찰하면서 기다리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리고 다가가라.

 

 

 

 

 

 

 

 

 

 

 


5.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사진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구성은 여행사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우리는 여행지에서 너무 많은 요소들을 한꺼번에 한 프레임 속에 집어넣으려고 욕심을 부리지만, 사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단순화'의 원칙에 위배된다. 프레임 안에 어떤 걸 넣고 빼는 지에 따라서 사진의 의미는 급격하게 달라질 수 때문이다. 바로, 프레임 안에 자신의 시선과 감정을 제대로 넣는 일련의 작업이 '구성'인 셈이다. 일련의 작업이라 이야기하지만, 구도잡고 셔터를 누르는 그 시간은 그야말로 순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훈련해야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아주 어려운 과정이기도 하다.

 

 

 

 

 

 

 


 

 


6. 여행과 사진에 미쳐라. 

 

열정을 방해하는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당장 체력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끊임없이 걸으며 찍고 생각하고... 또 이동하기를 숱하게 반복해야 하는 고달픈 여행길에선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겁없이 열정만 믿고 덤벼들었는데 급격하게 소진되는 기력으로 인해 마음은 간절한데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것만큼 황당한 경우도 없다. 사진여행은 체력전이다. 여행기간이 길면 길수록 체력전에 대한 만반의 대비를 사전에 기울여야 한다.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서 나오듯이 열정도 어느 정도 튼실한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것이다.

 

그리고 열정을 방해하는 요인은 또 있다. 바로 '익숙함'이다. 낯설고 새롭기 때문에 여행 초반에는 미친듯이 사진을 찍어댄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가면 사진찍는 빈도수가 점저 떨어지면서 종국에는 형식적으로 몇 컷 찍고 돌아서는 것으로 촬영을 끝내게 되는데, 제대로 된 주제도 없이 사진여행을 떠나온데다  익숙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매너리즘으로 인해 초반의 열정이 식었기 때문이다.

 

여행과 사진에 제대로 미치기 위해서는 단지 '마음가짐'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특히 고행같은 여행길을 제대로 이겨내기 위해서는 튼튼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초기에 가졌던 주제에 대해서 초심을 잊지 말아야한다. 계획없이 그저 미치는 것만으로는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없다. 열정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 다음엔 미쳐도 좋다.

정말 제대로 미치면  여행과 사진만큼 즐거운 것도 없으니 그때는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7.

 7. 사람을 담아라.

 

나도 풍경사진을 많이 찍기는 하지만 왠지 사람없는 풍경사진은 앙꼬없는 찐빵같이 밋밋한 느낌이다.

아름다운 풍경사진은  보는 사람의 시선을 순식간에 현혹시키기는 하지만 그 안엔 어떤 울림도 느낌도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여운이 남지 않는다. 반면 사람이 있는 사진은 다양한 이야기 거리가 내재해 있을 것 같아서 한참이나 들여다보게 된다. 이는 내가 생각하는 사진은 바로 '휴머니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어설픈 믿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여행 중에 찍는 인물사진'에 대한 내용은 시간이 허락되면 다시 한 번 포스팅하고 싶다.